문재인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으로 출발하는 날 북에서 폭탄선언을 터트렸다.
28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같은 날 북의 국가보위성·인민보안성·중앙검찰소가 연합성명을 통해 "우리의 최고 수뇌부를 해칠 흉계를 꾸민 국가테러범죄자들을 극형에 처한다는 것을 내외에 엄숙히 선포한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이 보도했다.
북이 이번 성명에서 박근혜 정부가 국정원 기획에 따라 2015년 북의 정권교체를 도모했고 김정은 위원장 암살 계획을 작성하고 시행에 들어갔는데 경호가 너무 엄해서 실현하지 못했다는 최근 아사히 신문의 보도를 언급한 것으로 보아 남측의 김정은 위원장 암살시도를 심각한 사안으로 파악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국정원과 박근혜 정부 관계자는 아사히 신문 보도가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지만 북에서는 대단히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였던 것 같다. 특히 북의 중앙검찰소가 지난 5월 12일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 중앙정보국과 우리 국가정보원이 북에 침투시킨 테러범죄 일당을 적발해 그 진면모가 드러났다고 공세를 펼쳤는데 당시 국가보위성은 CIA와 공모한 국정원이 2014년 6월 러시아 하바롭스크에 주재하던 북 임업 노동자 김성일 씨(가명일 가능성이 높음)를 매수해 테러범으로 만들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 사건과 아사히 신문 보도는 정확히 맥을 같이하고 있다. 다만 아사히 신문은 국정원에서 집행계획을 주도적으로 세웠고 박근혜 정부가 그에 서명하여 집행을 지시하는 등 국가적 차원에서 추진한 사건이라는 점을 밝혔던 것이다.
그래서 북이 사태의 심각성을 느꼈던 것 같다. 북으로서는 단순히 미국의 CIA, 국정원 몇몇이서 기획한 사건이 아니라 미국과 한국 정부의 체계적이고 계획적인 암살기도라고 판단, 수세적으로 방어에만 급급할 경우 향후 이런 암살 기도가 더욱 전방위적이고 대규모로 전개될 우려를 느끼게 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사실, 중남미 반미 지도자 카스트로의 경우도 미국이 기도한 수십차례 암살 위기를 넘겼고 베네수엘라의 차베스의 경우도 전속 요리사를 미국 CIA에서 매수하여 암살했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실제 이 요리사는 차베스 대통령 사망 직후 미국으로 넘어간 상황이다.
지금까지 북이 보복조치 경고를 몇 차례 했지만 실제 남쪽이나 해외에서 보복을 시행한 경우는 없었다. 이번에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는 하지만 사안이 워낙 중대하고 또 한국과 미국 정부 기관이 조직적으로 계획한 암살기도 사건이어서 보복 조치를 실제로 단행할 우려도 없지 않아 보인다.
북은 방어에만 급급하면 피동에 빠지게 되고 결국 일을 그르치게 된다는 점을 강조해온 나라이다. 김일성 주석이 만주에서 100만 관동군과 싸워 이긴 핵심 비결도 '주동을 틀어쥐고 적을 피동에 빠뜨려 쥐락펴락'한 점이라고 자랑해왔다.
만약 북이 보복조치를 실제 단행하면 그것이 또 한반도 정세를 긴장시킬 것이 자명하다. 그렇지 않아도 북은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준비를 거의 끝내놓고 시기만 저울질 하고 있다.
만약 한미정상회담에서 강력한 대북압박 등 북에 부정적인 결론이 나오면 북은 단호하게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을 단행할 우려가 높다. 이런 상황에서 박근혜 정부가 추진했던 북 수뇌부 암살기도 사건으로 해서 한층 한반도 정세가 더 고조될 것으로 보여 향후 한반도 정세가 무척 걱정된다. 부디 한미정상회담에서라도 북과 대화의 계기가 마련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저작권자 ⓒ 자주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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