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일침302] 한국의 국제뉴스는 국내용

중국시민 | 기사입력 2017/07/30 [03:18]

[정문일침302] 한국의 국제뉴스는 국내용

중국시민 | 입력 : 2017/07/30 [03:18]

 

“모든 역사는 현대사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을 빌려 쓰면 “한국의 국제뉴스는 국내뉴스다”라고 말할 수 있다. 전부는 아니더라도 한국의 상당수 국제뉴스는 국내를 겨냥한 뉴스다. 

 

▲ 추락하는 마크롱 지지율  

 

프랑스 대통령 마크롱의 지지율이 64%로부터 22% 떨어졌다는 사실도 한국에서는 나름 특색을 갖고 소개되었다. 

워낙 프랑스와 한국의 대통령선거가 비슷한 시기에 진행되어 주목을 끌었는데, 당시 안철수 후보는 1차 선거에서 뜻밖에 인기를 끈 마크롱 후보를 자신과 비기면서 승리할 전망을 자랑했다. 

 

대통령들이 각각 선출된 뒤에도 높은 지지율과 변혁 때문인지 비교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마크롱의 지지율 하락을 전하는 모 대형언론사의 보도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 급하락을 점치는 뉘앙스를 진하게 풍겼다. 20%를 좀 넘기는 득표율로 1차 투표에서 결승투표자격을 가졌고, 결국 65%를 윗도는 득표율로 집권하여 60%를 넘기는 지지율을 갖던 마크롱 대통령은 지반이 워낙 약하니까 40% 정도의 지지율이라도 놀라울 게 없다. 그런데 40%를 좀 넘는 득표율로 집권한 문재인 대통령이 80%를 넘기는 지지율을 유지하다가 조금씩 떨어졌는데도 75% 정도의 지지율을 가지니, 반대세력으로서는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 아니겠는가. 

 

▲ 부자증세 발표 이후 반등하는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     © 자주시보

 

그 언론사는 체면이라는 게 있으니까, 막말제조기인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나 다른 보수정치인들처럼 여론조사를 믿지 못하겠다고 떠들 수도 없으니, 외국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을 계기로 삼아 나름 저주(?)를 한 모양이다. 굳이 특정 정치인을 거들지 않으면서도 독자들이 특정 정치인을 떠올리도록 유도하는 글 솜씨 하나만은 그야말로 감탄할 지경이다. 

 

여러 나라의 기사들을 두루 보고 듣다나면 언론사들의 풍격이 알린다. 언론사 이름을 보지 않고 기사의 중간부터 보더라도 신문으로는 3줄 정도, 사이트에서는 한 문장 정도 읽으면 이건 일본의 《산케이신붕》이구나, 이건 한국의 《조선일보》구나, 《동아일보》로군,  식으로 판단이 내려진다. 한국에서 신문사가 TV에까지 진출한 뒤에는 텔레비전으로나 인터넷으로 몇 마디만 들어봐도 저건 어느 TV구나 알린다. 정확도는 90% 정도. 필자가 잘 나서가 아니라 특정 언론사들은 나름대로의 삼단논법이나 기승전* 구조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때로는 한국의 사이트들에서 중국어로 본 지 몇 달 지어 몇 년 지난 국제뉴스를 접하기도 한다. 해외토픽들인 경우가 많은데 육하원칙을 무시하면서 언제 발생했다는 걸 알리지 않는다. 대개 어떤 사건이 화제로 되고 있다는 식으로 시작되는데, 가끔은 유투브에서 조회수가 얼마 올라갔다고 최신(?)정보를 흘리기도 하지만(조회수 따위로 낡은 소식임을 감추고 그나마 기자나 언론사가 노력했음을 과시한다) 밑도 끝도 없이 해외기문을 전하는 경우가 더 많다. 심지어 한국의 기간통신사라고 자랑하는 통신사마저 무시로 그러루한 국제뉴스들을 내놓는다. 이게 왜 알려졌나 이상스러워 둘러보면 대개 한국에서 무슨 대형사건이 터졌다. 통신사든 언론사든 무슨 국내사건을 덮기 위해 국제뉴스들을 남용한다는 혐의를 벗기 어렵다. 

 

얼마 전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대국민선전을 해야 된다고, 언론들이 잘못(원세훈 같은 사람들의 기준으로)하면 두들겨패야 된다고 주장한 자료들이 공개되어 시끌벅적했다. 이명박 정부 시기 국정원장의 언론개입의지가 그토록 강했으니, 그 시절 한국인들이 보고 들은 “국제뉴스”들 가운데서 “국내뉴스”가 얼마나 많았겠나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텔레비전 수상기가 위대한 발명임은 분명한데 거기에 미쳐 사는 사람들은 배가 튀어나온다고 영국에서 “소파우의 감자”라는 말이 생겼고, 텔레비전이 내보내는 정보나 드라마, 오락프로에 정신이 팔린 사람들은 바보로 된다 하여 TV수상기를 “바보상자”라고도 부른다. 

 

현시대에는 텔레비전의 영향력이 인터넷에 미치지 못하고 컴퓨터로든 스마트폰으로든 인터넷 사이트들의 뉴스들은 사용자 스스로 찾아보니 텔레비전 앞에서 수동적일 수밖에 없던 것과 다른 듯하지만, 실은 자본과 권력, 언론의 통제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언론사 사이트들이 위에 놓는 뉴스와 정보들이 걸러진 것들임은 물론이요, 포털 사이트들도 나름 구미에 맞는 뉴스들이나 정보들을 위에 놓는다. 실시간 검색결과마저 얼마든지 조작이 가능하다지 않는가. 

 

중국의 경우에는 포털 사이트의 하나인 씬랑(新浪, sina시나 네트)가 한때 일본에 불리한 내용들을 걸러버린다는 것이 알려져서 숱한 네티즌들의 공격을 받고 보이콧을 당했다. 사이트의 대주주가 손정의를 비롯한 일본인들이라니까 배일, 반일 글들과 댓글들이 발표되지 못했음은 어찌 보면 당연하지 않은가? 

 

그리고 “개인미디어”시대에 팔로우가 많은 유명인들이나 유력인사들이 나름 의도를 갖고 정보들을 발표하는 것은 더구나 흔한 현상이다. 

 

한국인들이 국내를 겨냥한 한국식 국제뉴스에 속아 넘어가지 않으려면 혜안이 필요하다. 일부 보수언론사의 기사들은 일단 의심부터 하는 네티즌들이 꽤나 되어 참으로 다행인데 중도나 진보를 표방하는 언론사의 국제뉴스들도 가려보는 습관을 키운 사람들이 늘어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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