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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일침323] 비행기가 100km 고공을 난다고?

중국시민 | 기사입력 2017/08/30 [03:26]

[정문일침323] 비행기가 100km 고공을 난다고?

중국시민 | 입력 : 2017/08/30 [03:26]

 

▲  2017년 8월 29일 북이 일본 위를 나는 미사일을 발사하였다는 보도의 한 장면, 본  기사와는 관련 없는 자료 사진임© 자주시보

 

한국의 기사들을 보다나면 헷갈릴 때가 참 많다. 얼마 전 러시아 항공기가 한국방공식별구역을 침범했다는 보도도 그러했다. 본문에서는 방공식별구역이 영공이 아니라고 밝히면서도 제목은 “침범”이라고 달았다. 한국의 방공식별구역은 감시의 편리를 위해 공중에 가상하여 설정한 구역으로서 한국의 소유가 아닌데 어떻게 침범이란 말을 쓸 수 있는지 이해되지 않았다. 허나 “침범”이란 표현은 한국 애국자(?)들의 분노를 자아내기에 충분했으니 기사를 쓰고 발표한 사람들의 노림수는 먹혀든 모양이다. 

 

8월 29일 새벽에 조선(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지나면서 2천 수백킬로미터를 날아 동태평양에 떨어졌다 한다. 보도들이 참 볼만 했다. “일본 상공통과”, “일본 영공 침범” 등등 표현들이 나왔다. 어떤 과학자는 미사일이 일본 위로 지나갈 때 통상 영공 범위를 훨씬 넘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미사일을 줄곧 감시했다는 미국과 일본은 정확한 높이를 알겠건만 구체적인 수치를 말하지 않는다. 일부 언론들이 “영공 침범”을 떠드는 게 일본인들을 자극하는 데 유리해서일까? 

 

한국에도 괜히 흥분한 사람들이 많은 상황에서, 연합뉴스가 북 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통과했지만 영공 침범으론 볼 수 없을 듯이라는 기사를 발표한 의도는 좋았다. 영공의 고도 범위가 국제법적으로 정의된 바는 없다는 말도 맞다. 헌데 그 다음에 이어진 말은?…… 

 

“하지만 영공의 고도 범위는 국제법적으로 정의된 바는 없다. 다만 통상 비행기가 날아다닐 수 있는 100km 정도를 영공의 범위로 인정하고 있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영공의 고도에 대한 국제적인 기준은 없다"면서도 "상공 100㎞ 이상에 대해서는 상호 우주의 평화적 이용을 위해 영공 외로 간주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100킬로미터 이상을 영공 외로 간주한다는 것은 확실히 일반적인 견해다. 그런데 세상에 100킬로미터 고공까지 날아가는 비행기가 있는가? 역사상 유명했고 지금도 반도 남반부에서 쓰인다는 고공정찰기 U2의 비행고도가 2만 수천 미터라고 기억된다. 대기층은 위로 올라갈수록 얇기에 비행기가 비행하기 어려워진다. 어떤 비행기의 최고비행고도가 3만 5천 미터라는 설은 있어도 U2처럼 다양하게 씌었다는 기록은 보고 듣지 못했다. 그리고 100킬로미터 고공이라면 비행기를 띄울 정도의 대기가 부족할 텐데 어떻게 비행기가 난단 말인가? 필자가 알기로는 100킬로미터란 위성의 근지점, 하한궤도에 기준하여 생겨난 범위이다.  

기사는 마지막에 이렇게 썼다. 

 

“그러나 일본은 이날 북한의 미사일을 요격하지는 않았다. 미사일이 통상적으로 간주하는 영공을 침범하지는 않았기 때문으로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 

 

가능성이야 얼마든지 있다. 그런데 일본이 조선 미사일을 요격할 능력이 있을까? 미사일 요격시험을 제일 많이 해본 미국도 성공률이 굉장히 낮은데 일본이 무슨 재주로 어째본단 말인가? 만에 하나 조선 미사일이 고장 나서 일본 상공에서 고도가 떨어져 100킬로미터 이하로 내려가거나 지어 추락하더라도, 마침 그 일대를 커버하는 방어시스템이 있을지도 있더라도 미사일을 파괴할 수 있을지도 의문스럽다. 일본인 자신들도 하지 않은 말을 한국 기자가 대신 풀이하는 게 우습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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