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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련희 씨를 이렇게까지 북 동포들과 격리시켜야만 하는가

이창기 기자 | 기사입력 2018/02/14 [05:43]

김련희 씨를 이렇게까지 북 동포들과 격리시켜야만 하는가

이창기 기자 | 입력 : 2018/02/14 [05:43]

 

▲ 북 예술단을 환송하기 위해 대구에서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까지 불원천리 찾아온 김련희 씨     ©  사진: 이재훈, 설명글: 이창기

 

▲ 북 예술단원들에게 손을 흔들며 반갑게 인사하는 김련희 씨 옆 모습     ©  사진: 이재훈, 설명글: 이창기

 

▲ 북 예술단원에게 손을 흔들며 반가운 인사를 전하는 김련희 씨 뒷모습, 흰 털모자 옷을 입은 사람이 김련희 씨이다.     ©  사진: 이재훈, 설명글: 이창기

 

김련희 북녘 동포가 12일 파주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에서 공연을 마치고 북으로 돌아가는 북 예술단원들을 환송하는 애틋한 모습이 담긴 사진을 이재훈 씨가 본지에 보내왔다. 

 

12일 본지 박한균 기자가 보도한 바 있듯(www.jajusibo.com/sub_read.html?uid=37960) 사진을 보니 김련희 씨는 예술단이 버스에서 내리는 바로 앞에서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김련희 씨가 도라산에까지 나타날 줄은 공안당국에서도 전혀 예상치 못했던 것 같다.

처음에는 북 예술단원들이 김련희 씨를 못 알아보았는데 "평양시민 김련희입니다."라고 외치자 금방 알아보고 "어! 김련희"라고 다들 반가워했다.

그래서 김련희 씨가 "평양시민 김련희를 아나요"라고 묻자 예술단원들이 일제히 "네"라며 기쁘게 응대했다고 한다. 

 

▲ 김련희 씨를 바로 제압하는 정부 관계자     ©  사진: 이재훈, 설명글: 이창기

 

▲ 정부 관계자들이 떼로 몰려와 몰지각스럽게 김련희씨를 구석으로 끌고 가고 있다. 끌려가는 김련희 씨의  충혈된 눈에는 피눈물이 맺혔다.     ©  사진: 이재훈, 설명글: 이창기

 

▲ 끌려가는 김련희 씨를 보면서 북 예술단원들은 "김련희 씨를 어서 북으로 돌려보내줘야 하는 것 아닙니까"라며 안타까워 했다고 한다.     ©  사진: 이재훈, 설명글: 이창기

 

▲ 김련희 씨가 멀리 끌려간 후 걱정스런 눈빛으로 그 쪽을 보며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는 북 예술단원들     ©  사진: 이재훈, 설명글: 이창기

 

하지만 그것도 잠시 도라산 출입관리소 경비원이 김련희 씨를 완력으로 제압하기 시작했고 이어 달려온 정부관계자들이 거칠게 김련희 씨를 예술단원들로부터 떼어내기 시작했다.  

 

김련희 씨는 “내 부모 형제가 있는 집에 나를 빨리 보내줘”라고 외쳤으며, 북 예술단원은 약간 격앙된 표정으로 "김련희씨가 북으로 가고 싶다는데 보내줘야 하는거 아닙니까"라고 항의하였다고 한다.

 

사진을 보니 조금이라도 북 응원단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결사적으로 저항했지만 여러 명이 거의 떠 매다시피 끌어내는 바람에 결국 김련희 씨는 고향의 이웃 처녀들 손도 한 번 잡아보지 못하고 멀리 끌려나왔다.

 

사진에서는 여러 명이 달려들어 구석에 김련희 씨를 꽁꽁 얽어매놓고 그 앞에서 한 요원은 웃고 있었다. 예상치 못한 김련희 씨의 등장에 기가 막혀 나온 헛웃음이라고 볼 수는 없는 미소였다. 

 

후에 김련희 씨는 본지와의 대담에서 북녘 사람들이 남쪽으로 내려올 때보다 북으로 갈 때 다시는 못볼 것 같은 생각에 더 가슴이 미어진다고 했다. 그래서 이렇게 배웅하러 다닌다는 것이다.

 

▲ 김련희 씨를 구석으로 끌어다 놓고 웃음짓는 정부관계자. 도대체 저 상황에서 어떻게 저런 웃음이 나올 수 있는지 의아하다.     ©  사진: 이재훈, 설명글: 이창기

 

정권도 바뀌었는데 정말 꼭 이렇게까지 해야하는가.

북녘 예술단원들과 잠시 인사라도 나누고 얼싸 안아 보게 해주면 지진이라도 일어나는가, 하늘이 무너지기라도 하는가. 그렇다고 김련희 씨가 예술단과 함께 버스에 탈 리는 없지 않는가. 

얼마나 고향이 그리웠으면, 얼마나 부모형제와 딸자식이 보고 싶었으면 대구에서 불원천리 이 머나먼 도라산출입사무소까지 한 달음에 달려왔겠는가.

 

김련희 씨의 심장에도 부모형제를 그렇게나 그리워하고, 하나밖에 없는 외동딸을 간절히 보고 싶어하는 뜨거운 사람의 피가 흐르고 있다. 그 심정을 어쩌면 그렇게나 몰라줄 수 있는가.

이러고도 남녘이 사람을 위한 나라라고 볼 수 있는가.

사람이 먼저, 사람중심 정권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대통령은 바뀌었지만 정부 관계자들은 아직 바뀌지 않은 것 같다. 깊이 생각해 볼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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