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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대화 기대감 드러낸 트럼프, 하지만...

이창기 기자 | 기사입력 2018/03/05 [09:20]

북미대화 기대감 드러낸 트럼프, 하지만...

이창기 기자 | 입력 : 2018/03/05 [09:20]

 

▲ 2018년 1월 27일 트럼프의 주지사와 회동  

 

▲ 2018년 3월 3일 미국 중견 언론인 모임인‘그리다이론 클럽’ 연례 만찬에서 연설하는 트럼프 대통령  

 

4일 미국의소리방송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직접 대화를 배제하지 않겠지만 북이 비핵화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뭔가 긍정적인 일이 생길지 지켜보자고도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 워싱턴 주재 중견 언론인 모임인 ‘그리다이론 클럽’ 연례 만찬에서 농담을 이어가던 중 "북이 며칠 전 전화를 걸어와 대화를 하고 싶다고 했다"며 “우리도 대화를 하고 싶지만 북이 비핵화를 해야 한다”고 대답했다는 것이다.

 

그리다이론 클럽 연설은 미국 대통령이 자기비하적 농담과 과장 등으로 청중의 웃음을 유발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로이터 통신은 이날 연설이 “농담인지 진담인지 불확실하다”고 보도했지만 폭스 뉴스는 익살스러운 연설이기는 했지만 북과 관련해서는 진지한 발언을 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치광이와 상대하는 위험은 김정은의 몫”이라고도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 “As far as the risk of dealing with a madman is concerned, that's his problem, not mine.”) 이는 자신을 미치광이로 비하하는 농담조로 김정은 위원장에게 대화를 촉구한 것이다. "트럼프는 미치광이이기 때문에 무슨 일을 저지를지 모른다. 그러니 김정은 위원장은 대화에 나와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의미로 이런 말을 한 것이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긍정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도 모른다."며, "그것이 사실이기 바란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만날 것이며 뭔가 긍정적인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전에 여러 번 언급했던 "이 문제는 오래 전에 해결됐어야 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뭔가 긍정적인 일들이 일어날지 지켜보자"는 말은 지난해부터 트럼프 대통령이 자주 거론했던 말이다. 하지만 그 후에도 북미관계는 악화일로를 걸어왔으며 결국 올해 신년사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국가핵무력 완성을 선포하고 책상 위의 핵버튼을 누르면 미국이란 나라가 끝장이 날 것이라고 경고하였다.

 

지난해와 올해에 들어서도 북미접촉의 신호들이 계속 감지되고 있다. 하지만 오히려 상황이 악화되기만 했던 이유는 미국이 비핵화를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고집했기 때문이다. 북은 이라크, 리비아의 선례를 거론하며 무장해제를 한 채 미국과 대화에 응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강하게 밝혀오고 있다. 

 

그래서 북미대화를 중재하는 문재인정부도 한반도 비핵화는 당장 힘들다면서 그것으로 갈 방도를 찾기 위한 대화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런 입장을 가지고 오늘 문재인 정부 특사가 북을 방문한다. 미국이 용인했기 때문에 특사가 북에 들어갈 수 있었을 것이다. 만약 미국이 문재인 정부의 의견에 귀를 기울인다면 일단은 긍정적인 결과를 내올 수 있을 것이다. 북미대화도 시작은 될 수 있다고 본다. 물론 그 대화가 큰 진전을 이루리라는 확신을 할 수 없다. 북이 한반도 비핵화에 나설 의지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무서운 기세로 핵억제력 강화행보를 걸어가던 북의 걸음을 잠시 멈추게는 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에게는 그것도 지금 매우 절실한 입장이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농담 반 진담 반 대화에도 북이 제발 대화에 나와 주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묻어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남측에 온 김영철 특사의 북미대화 용의 표명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백악관에 전화를 걸어온 것으로 확대과장을 하고 "긍정적인 일이 벌어질지도 모른다."며 잔뜩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는 것을 보면 그 심리를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북에 비핵화 약속을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내 건다면 언제가도 북미대화는 시작도 해보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대통령이 평양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서는 좀 더 현실적인 요구조건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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