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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언교수, 지난해 북미정상회담 필연성 예측

이창기 기자 | 기사입력 2018/03/13 [16:20]

이채언교수, 지난해 북미정상회담 필연성 예측

이창기 기자 | 입력 : 2018/03/13 [16:20]

  

이채언 전남대학교 경제학부 명예교수가 지난해 9월 20일 미국이 제국주의 패권정책을 포기하고 북미관계를 정상화하여 세계적 차원의 비핵화를 스스로 추동해내는 것만이 그들의 유일한 생존의 길이 될 것으로 전망한 글이 새삼 주목을 끌고 있다.

 

▲ 이채언 교수     © 자주시보

이채언 교수는 당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발표한 '미국은 북미대결을 어떻게 마무리 지어야 할까?'란 제목의 글에서 이런 주장을 폈는데 그 근거를 군사적 측면만이 아니라 경제적 측면에서 살펴 더욱 주목을 끌고 있다. 

 

지금까지 세계는 미국 달러를 기반으로 하는 SWIFT라는 온라인에서의 국제결제시스템을 이용하는데 중국 중심의 CIPS, 러시아의 SPFS, 유럽연합의 IBAN으로 국제결제시스템이 다변화되면서 SWIFT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 러시아, 유럽이 상호 협조관계를 확대해가고 있어 앞으로 미국의 국제금융결제시스템은 더욱 흔들릴 것이며 종당에는 동맹국과 함께 파국에 빠질 것이라고 예측하였다. 

이를 군사력을 바탕으로 뚫고 나가면 그래도 미국의 패권을 유지할 수 있는데 북의 강력한 핵억제력 강화로 군사적 위기마저 심각해지고 있어 이렇게 가면 결국 미국이 3개 이상으로 분할되어 다른 나라의 통치를 받는 비극까지도 겪게 될 우려가 있다는 다소 충격적인 전망도 내놓았다. 

 

이채언 교수는 그러면서 미국이 이런 파국을 막고 연착륙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제국주의적 패권주의를 포기하고 북과 대화를 통해 관계를 정상화하여 스스로 국제적인 비핵화를 추동하는 길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지금 시점에서 보면 미국은 북과의 대결전을 통해 심각한 군사적 위기에 처했다. 경제적 측면에서도 달러의 위기는 가속화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으로 날아갈 의지를 피력하였다. 

이렇듯 결과적으로는 이채언 교수의 분석과 전망이 적중한 것이다. 

 

다음은 당시에 이채언 교수가 발표한 글의 전문이다. 

 

 

                   미국은 북미대결을 어떻게 마무리 지어야 할까!

                                                                    2017년 9월 20일

                                                 이 채 언(전남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ICBM을 개발하고 거기에 바로 장착해 당장 써먹을 수 있는 수소폭탄 탄두까지 완성한 북조선과 미국의 대결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이 대결이 어떤 경로를 통해 어떤 결말을 가져올지 세계인은 숨죽여가며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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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미국의 대응에 관한 남한의 지배적 예측은 주한미군철수와 북미평화협정에 그치고 있다. 북과 군사적으로 대결하면 두 나라의 공멸을 가져오므로 북이 요구하는 대로 ‘대북 적대정책을 포기하는 것’ 이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북미평화협정은 바로 ‘대북 적대정책의 포기’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해석한다. 북이 미국에 대해 요구해온 ‘대북 적대정책의 포기’를 남한 언론이 주한미군철수와 북미평화협정을 의미한다고 대중들을 세뇌시켜 온 탓에 한국의 많은 사람들은 미국이 주한미군을 철수하고 북미평화협정만 하면 미국이 대북 적대정책을 포기하는 것으로 북에서 간주할 것으로 잘못 알고 있다. 또 ‘북의 체제를 인정’하거나 ‘북의 체제존속을 보장’하는 것이 바로 ‘대북 적대정책의 포기’라고 착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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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제를 인정하는’ 것이라면 북미수교만으로도 충분할 것이다. 하지만 수교는 해도 그 나라에 대한 적대정책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수 있다. 냉전시대에 미국은 표면적으로는 소련과 수교도 하고 평화공존도 약속했지만 소련에 대한 적대정책은 끝까지 버린 적이 없었다. ‘북에 대한 적대정책의 포기’는 ‘북미수교’나 ‘북미평화협정’ 이상으로 더 진전된 그 무엇을 요구한다. 남한 언론에서 내세우는 ‘북의 체제존속을 보장’하자는 조건도 사실은 북의 요구가 아니다. 북의 체제존속을 감히 누가 보장하고 말고 한단 말인가? 북의 체제존속은 북의 인민들이나 할 수 있고 그럴 권리를 가졌다. 제3자에 불과한 미국이 북의 체제존속을 보장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주제넘은 짓이고 실제로 그럴 능력도 자격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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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 언론은 마치 북의 체제가 언제 어떻게 붕괴할지 모르는 불안감 때문에 북에서 핵무기와 미사일을 개발한다는 식으로 거짓보도를 일삼아왔기 때문에 사람들은 마치 미국이 북미수교를 안 하고 있어서 북에서 핵과 미사일을 개발하는 줄로 잘못 알고 있다. 거짓보도를 하는 언론인 저네들도 선배들이 예전부터 해온 거짓보도를 그대로 믿고 자란 후배들이라서 그것이 진실인 양 그대로 받아들이는 바람에 지금 남한사회 전체가 실은 실제의 북한과는 전혀 다른 허위의 북한을 사실인 양 인식하고 있다. 가장 앞서 있다는 문정인 대통령특보도 북미가 서로 “한미합동군사훈련의 중단과 동시에 핵개발과 미사일개발의 중단”을 교환하면 문제가 풀릴 것으로 믿고 있다. 한미합동군사훈련의 중단은 북에서 2-3년 전에나 제시한 요구이기 때문에 이미 그 시효는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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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북에서는 미국이 ‘대북 적대정책을 포기해야’ 핵과 미사일의 개발을 중단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북의 체제를 인정하고 북의 체제에 위협을 주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북의 생존방식, 북의 생존철학에 대해서까지도 시비를 걸지 말아야 적대정책을 포기하는 것으로 간주될 수 있다. 지금 과거의 미소관계와는 전혀 차원이 다른 북미관계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당시 미소 두 나라는 국교도 맺고 서로 평화공존도 하면서 상대방체제에 대해 전혀 위협도 가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민간차원에서는 선전선동수단을 총동원해서 언론과 학문의 자유를 빙자하여 상대방체제를 비방하고 상대방의 생활방식이나 사상과 철학에 대해 문학·예술적으로나 학문적 및 이데올로기적으로 끈질기게 상호 비판하는 냉전관계였다. 북에서는 그따위 짓은 앞으로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기에 북미수교로만 끝날 문제가 아니다. 미국과의 관계정상화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북의 ‘전략적 지위 인정에 따른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의 폐기’를 요구한다. 

한 마디로 북은 미국과 대등하거나 미국보다 우위에 선 패권국으로 당당히 정중한 대접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대접은 미국이 북과의 한바탕 전쟁으로 만신창이가 되지 않는 한 미국으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 북에 대해 여태까지 자기들이 묘사해온 그림 그대로 북의 경제생활과 과학기술이 세계적 수준은커녕 아프리카의 어느 빈국수준이고 그 지도자는 악마 같다고 해왔는데 어느 날 갑자기 군사력이 최고수준에 이르렀다고 그것 하나만으로 미국이 북을 대장으로 떠받든다면 무슨 낮도깨비 같은 짓이냐고 모두들 수긍하기 어려워 할 것이다. 마치 전국에서 싸움질을 제일 잘 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전국의 대장노릇을 하겠다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그런 논리는 깡패세계에나 통하는 것이지 문명된 인류사회에서는 통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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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 세계에서는 기존 위계질서에 도전할 새로운 강자가 출현하면 기존의 질서를 지키기 위해 기존의 강자가 스스로 몸을 던져 새 강자의 출현을 온 몸으로 막는다. 인간세계에서도 동물의 세계와 마찬가지로 그럴 경우에는 반드시 전쟁을 하게 된다는 것이 정치학에서는 ‘투키디데스의 함정’이다. 이제는 그러나 인류 역사상 초유의 이변이 일어날 것이다. 적어도 2017년부터는 그런 식의 패권전쟁이 인간세계에서는 더 이상 일어나지 않게 된다. 자칫하면 미국을 지도상에서 아예 지워져버릴 수도 있다는 식의 새로 출현한 강자의 다짐이 어쩌면 정말 실현될지 모를 개연성이 있다고 기존의 패권국가인 미국이 스스로 인정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그동안 누려온 자기들의 패권을 미국이 순순히 북에게 넘겨줄리 만무하다. 어떻게 하면 패권이 북에게 넘어가지 않도록 막을 것인가? 미국이 선택할 길은 두 가지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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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는 상대방에게 군사적 충돌까지는 아니더라도 그에 못지않은 피해를 입힐 경제적 외교적 고립화를 다그치는 것이다. 북조선이 군사적으로는 어쩌다가 요행히 우수한 핵과 미사일을 갖게 되었다 해도 마약밀매와 위조지폐의 발행이나 일삼는 범죄국가라는 이미지를 미국의 영향력이 미치는 지구촌의 모든 미디어를 총동원해서 널리 선전하여 왔기 때문에 대북제재에 동참할 패거리를 당분간은 더욱 확장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로는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이기 때문에 미국의 지시를 따르는 나라를 대대적으로 끌어 모아 북을 압박하는 식의 외교적 경제싸움에서는 미국이 북쪽보다 훨씬 유리한 위치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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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외교적 및 경제적 고립화전략이 성공하려면 북과 인접한 남한, 중국, 러시아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의 프로파간다가 전혀 안 먹혀드는 나라이다. 이들 나라는 자기나라의 국익에 도움이 된다면 당장 악마와도 손을 잡겠지만 국익에 도움이 안 되면 아예 협조를 않거나 방관 또는 거부할 나라이다. 그래서 미국은 러시아와 중국의 협조를 강제하기 위해 미국에 비협조적인 중국회사와 중국금융기관, 러시아회사와 러시아 금융기관을 국제결제네트워크에서 제외시킴으로써 국제금융거래 자체를 아예 못하도록 징계한다는 것이다. 적어도 사기업이라면 국가이익보다는 단기의 사적 이익에 더 민감한 법이므로 미국의 요구에 순순히 복종할 것으로 미국은 믿는 것이다. 그러나 이 조치가 실제로 취해지면 미국에게는 돌이킬 수 없는 결정적 패착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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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국제간의 금융결제는 SWIFT라는 온라인에서의 국제결제시스템을 이용한다. SWIFT의 컴퓨터서버는 벨기에에 소재하지만 시스템의 관리권과 통제권은 미국 재무장관에게 있다. 한때 미국이 대북제재를 위해 북과 거래하던 BDA은행을 제재할 때에도 BDA를 SWIFT에서 배제하였는데 그 때문에 BDA와 거래하던 당시의 많은 고객들은 엄청난 불편과 고통을 겪어 그때 대부분 BDA를 떠났다. 이번에도 미국은 북한과 관련되는 이전보다 더 많은 숫자의 중국회사와 은행을 SWIFT에서 배제함으로써 그와 유사한 불편과 고통을 수십 배로 증폭시키려 한다. SWIFT이용을 배제당한 중국회사나 중국은행과 거래하는 고객도 그들과 거래를 중단해야하거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회사나 중국금융기관과 거래를 계속하고 싶으면 SWIFT를 대신할 다른 결제시스템을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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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불과 1년 전까지만 하여도

 

국제금융결제는 SWIFT 하나 밖에 존재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SWIFT 없이도 국제거래를 아무 지장 없이 마음껏 할 수 있는 대안의 시스템이 별도로 마련되었다. SWIFT와는 전혀 별개의 독립된 CIPS라는 국제금융결제시스템을 지난 2016년 5월에 러시아의 SPFS라는 국제금융결제시스템과 함께 발족시킨 것이다. CIPS는 중국이 전적으로 책임지고 관리하고 있고 SPFS는 러시아가 책임지고 관라하고 있다. EU도 최근 별도로 IBAN을 준비했다. 2014년 3월 우크라이나사태 때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무력으로 병합하면서 미국으로부터 대대적인 경제제재를 받게 되자 중국과 러시아가 합작하여 SWIFT를 대신할 별도의 금융결제시스템을 2년에 걸쳐 만든 것이다. 곁들여 국제신용카드 결제시스템도 미국을 경유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거래할 수 있도록 조치하였다(예, Union Pay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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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결제시스템은 얼마나 많은 이용자들이 이용하는가에 따라 성패가 좌우된다. 원래 비정치성과 안전성 및 편의성이 가장 크게 보장되는 곳에 이용자들이 몰려 규모의 경제를 이루면 바로 거기에서 성공적인 네트워크를 이룬다. 국제금융거래에서는 가장 큰 손이라고 할 만한 중국과 러시아의 은행들을 걸핏하면 어떤 정치적 이유로 금융결제시스템에서 배제하면 그들과 거래하는 이용자들은 그 결제시스템을 이용하는 데 큰 불편을 느낄 수밖에 없다. 걸핏하면 그렇게 할 것 같다는 잠재적 개연성만 있어도 그 결제시스템의 이용가치는 그 자리에서 대폭 축소되는데 SWIFT는 이미 여러 차례 특정국가나 은행을 배제시킨 이력이 있다. 이제는 중국과 거래하는 다른 나라 회사와 은행도 자연스레 SWIFT를 버리고 CIPS, SPFS, IBAN을 찾아 떠날 것이다. EU를 탈퇴한 영국의 브렉시트(Brexit)가 영국 스스로를 유럽에서 왕따 시키는 사태를 자초했듯이 미국도 지금 글로벌 금융거래로부터 미국 스스로를 왕따 시키는 아멕시트(Amexit)를 자초하고 있다.(주: Amexit란 용어는 필자가 최초로 고안해서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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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국제금융거래 무역거래에서 스스로를 왕따 시키면 어떤 사태가 초래될까? 이미 SCO(아시아판 나토)에 들어있는 브릭스 국가들과 구사회주의 나라들 및 남미의 주요나라들이 달러체제에서 이탈했는데 여기에 유로국가들이 가담하면 SWIFT의 중요성은 더욱 줄어든다. 국제간의 돈의 흐름을 한눈에 파악해왔던 미국이 그때부터는 까막눈이 된다. 그 때문에 초래될 미국의 국제적 영향력의 축소와 미국달러의 폭락은 미국경제를 침몰시킬 수 있고 미국과 운명을 같이해온 나라들의 경제도 동시에 침몰시킬 수 있다. 경제침몰과 함께 사회혼란이 극심해지면 국제사회는 결자해지의 원칙에 따라 북, 중, 러 세 나라가 협의해 미국을 분할하여 신탁통치할 것을 기대할 것이다. 얼핏 보기엔 미국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해 보였던 북에 대한 경제적 외교적 압박공세는 종국적으로는 미국 스스로를 망국으로 이끄는 지름길이 된다. 미국의 경제침몰도 막아내고 미국과 운명을 같이하는 우방국의 경제침몰도 동시에 막으면서 북에게는 세계패권을 넘겨주지 않을 방법이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북미가 동시에 비길 수 있는 방법이 미국이 선택할 최선의 길이다. 

 

그 길은 미국이 자진해서 세계패권을 국제사회에 반납하고 아직도 잃지 않고 있는 국제사회에서의 미국의 영향력을 십분 발휘하여 ‘세계비핵화’ 및 '글로벌 수준에서의 대량살상무기의 폐기'를 미국이 직접 주도해서 추진하는 것이다. 어느 나라도 패권을 누릴 수 없는 평등한 국제질서를 미국이 먼저 솔선해서 만드는 것이다. 이 길만이 북미대결이 북의 승리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미국의 승리로도 되고 인류 모두가 승리할 수 있는 인간승리의 유일한 방법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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