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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사 분석]우리 국가제일주의로 사회주의 강국을 건설한다

정치사상, 문화, 국방분야 과제와 방도

문경환 기자 | 기사입력 2019/01/08 [15:06]

[신년사 분석]우리 국가제일주의로 사회주의 강국을 건설한다

정치사상, 문화, 국방분야 과제와 방도

문경환 기자 | 입력 : 2019/01/08 [15:06]

세계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김정은 위원장의 2019년 신년사가 발표되었다. 올해 북한 신년사는 그 어느 해보다 많은 관심이 모였고 특히 미국과 청와대는 신년사에 어떤 내용이 담길 것이냐를 두고 초조하게 바라보았다. 그만큼 이제 북한 신년사는 북한 내부용의 의미를 벗어나 한반도 질서와 국제사회에 큰 영향력을 끼치는 위상을 갖게 되었다. 따라서 북한 신년사의 내용을 깊이 분석하는 것은 향후 한반도 정세를 파악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이에 자주시보, NK투데이, 주권연구소는 공동으로 기획특집을 준비하였다. 특집은 ▲올해 신년사의 특징 ▲북미관계 전망 ▲남북관계 전망 ▲북한의 강국건설 구상 순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조그만 부정부패에도 단호

 

신년사는 경제 분야 다음으로 정치사상 분야의 과업을 제시했다. 

 

“주체의 인민관, 인민철학을 당과 국가활동에 철저히 구현하여 광범한 군중을 당의 둘레에 튼튼히 묶어세워야 합니다.” (신년사 중)

 

북한에서 정치사상 과제라고 하면 당과 대중의 일심단결을 구현하는 것이 핵심이다. 신년사는 당과 대중의 일심단결을 구현하기 위해 ‘주체의 인민관, 인민철학’을 철저히 구현할 것을 제시하였다. 여기서 ‘주체의 인민관, 인민철학’이란 북한 자료에 따르면 “인민을 진정한 동지, 훌륭한 선생, 가장 재능 있는 창조자로 내세우는 투철한 인민중시의 견해와 관점, 인민의 존엄과 이익을 철저히 옹호하고 인민의 행복을 위하여 충실히 복무하는 애민헌신의 입장”을 말한다. 이를 김정은 위원장은 인민대중제일주의라고 표현하였다. 

 

신년사는 ‘주체의 인민관, 인민철학을 당과 국가활동에 철저히 구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과제로 당, 정부, 단체가 모든 일에서 “인민의 이익을 최우선, 절대시하고 인민의 마음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인민이 바라고 덕을 볼 수 있는 일이라면 천사만사를 제쳐놓고 달라붙어 무조건 해내야” 하며 “언제 어디서나 어떤 조건과 환경에서나 인민을 위해 멸사복무하고 인민생활에 첫째가는 관심을 돌리며 모든 사람들을 품에 안아 보살펴주는 사랑과 믿음의 정치가 인민들에게 뜨겁게 가닿도록 하여야” 한다고 제시하였다. 

 

특히 신년사는 “당과 대중의 혼연일체를 파괴하고 사회주의제도를 침식하는 세도와 관료주의, 부정부패의 크고 작은 행위들을 짓뭉개버리기 위한 투쟁의 열도를 높여야” 한다고 하였다. 신년사 전체에서 가장 강경한 표현이다. 그리고 이 부분은 김정은 시대 들어 특히 계속해서 강조되고 있다. 왜일까?

 

사회주의는 노동계급의 당이 국가와 사회를 영도하는 체제다. 정치, 경제, 국방, 문화 등 모든 것을 당이 통일적으로 지도한다. 만약 당이 올바른 노선을 갖고 능숙한 지도를 한다면 그만큼 빠르게 발전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반대로 당의 권력을 악용하면 당 간부들이 특권층이 되어 관료주의를 갖기 쉽다. 그렇게 되면 대중이 당을 불신하고 결국 일심단결이 파괴되며 체제가 붕괴하고 만다. 

 

실제로 구 소련은 경제발전의 성과를 관료집단이 차지했는데 이들 특권계층을 노멘클라투라라고 부른다. 이들은 더 많은 특혜를 위해 옐친 대통령과 결탁해 소련을 붕괴시키고 자본주의를 도입, 신생 러시아에서 과두재벌(올리가르히)이 되었다. 소련의 붕괴는 사회주의 국가에서 간부들이 세도와 부정부패에 물들면 어떻게 되는지를 잘 보여준다. 

 

북한은 이를 잘 알기에 간부들에 대한 세도와 관료주의, 부정부패를 아무리 ‘작은’ 싹이라도 짓뭉개야 한다고 한 것이다. 특히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는 과정에서 이런 문제가 발생하기 더 쉽기에 북한은 경계심을 더욱 키우고 있다. 이를 두고 마치 북한에 세도와 관료주의, 부정부패가 만연하기 때문에 신년사에서 강조한다는 식으로 해석하는 것은 북한 사회의 특성과 현실을 잘 모르기 때문에 나오는 소리다. 

 

한편 신년사는 전체 당원과 근로자들에게 “정세와 환경이 어떻게 변하든 우리 국가제일주의를 신념으로 간직하고 우리 식으로 사회주의경제건설을 힘 있게 다그쳐나가며 세대를 이어 지켜온 소중한 사회주의 우리 집을 우리 손으로 세상에 보란 듯이 훌륭하게 꾸려나갈 애국의 열망을 안고 성실한 피와 땀으로 조국의 위대한 역사를 써나가야” 한다고 독려했다. 

 

여기서 ‘우리국가제일주의’는 2017년 11월 30일 노동신문 사설에 처음 등장하는 표현인데 당시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5형 발사 성공을 축하하며 국가에 대한 자부심을 갖자는 차원에서 ‘우리민족제일주의’와 함께 제시되었다. 즉, 우리민족제일주의가 우리 민족의 우수성을 강조하는 측면이 있다면 우리국가제일주의는 사회주의 체제의 우월함을 강조하는 측면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군수공업을 민간경제 발전에 동원

 

신년사는 정치사상 분야 다음으로 문화 분야의 과업을 제시했다. 여기서는 ▲온 사회에 혁명적 학습기풍과 문화정서생활기풍을 세워 누구나 발전하는 시대의 요구에 맞는 다방면적인 지식과 문화적 소양을 지닐 것 ▲문학예술부문에서 시대와 현실을 반영하고 대중의 마음을 틀어잡는 영화와 노래를 비롯한 문예작품들을 훌륭히 창작하여 민족의 정신문화적 재부를 풍부히 하고 오늘의 혁명적 대진군을 힘 있게 고무 추동할 것 ▲인민들이 사회주의 보건제도의 우월성을 실감할 수 있게 제약공장들과 의료기구공장들을 현대화하고 의료기관들의 면모를 일신하며 의료봉사수준을 높일 것 ▲대중체육활동을 활발히 벌리고 전문체육기술을 발전시켜 온 나라에 기백과 낭만이 차 넘치게 하며 국제경기들에서 계속 조선사람들의 슬기와 힘을 떨칠 것 ▲사회주의생활양식과 고상한 도덕기풍을 확립하기 위한 된바람을 일으켜 우리 인민의 감정정서와 미학관에 배치되는 비도덕적이고 비문화적인 풍조가 나타나지 않도록 할 것 ▲사회를 덕과 정으로 화목한 하나의 대가정으로 꾸려나갈 것 등의 과제가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신년사는 다음으로 국방 분야의 과업을 제시했다. 

 

먼저 4대 강군화 노선을 통해 인민군이 국방을 튼튼히 할 것을 제시했다. 4대 강군화 노선이란 2014년 12월 처음 등장한 노선으로 정치사상 강군화, 도덕 강군화, 전법 강군화, 다병종 강군화 노선을 말한다. 정치사상 강군화는 북한 특유의 ‘사상론’에 입각한 것으로 국방력의 요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군인의 사상이라는 측면에서 나온 노선이다. 도덕 강군화는 군인의 도덕성을 강화하여 민간인과 군인 사이에 서로 돕고 단결하는 기풍을 만들기 위한 노선이다. 전법 강군화와 다병종 강군화는 핵무기 발전에 따라 핵·미사일을 효율적으로 운용하기 위한 측면에서 나온 노선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신년사는 인민군이 국방은 물론 사회주의 건설에서도 “기적적인 신화들을 창조”할 것을 강조했다. 즉, 군대가 사회 발전에 앞장선다는 선군노선을 재언급한 것이다. 

 

신년사는 인민군과 함께 경찰무력에 해당하는 조선인민내무군, 예비군에 해당하는 노농적위군의 역할에 대해서도 언급하였다. 또 군수공업을 세계 선진국가 수준으로 계속 향상시킬 것과 동시에 군수공업이 민간경제건설을 적극 지원할 것을 제시하였다. 이는 앞서 2018년 평가에서 군수공업이 농기계, 건설기계, 협동품, 인민소비품을 생산한 점을 높이 평가한 것의 연장선이다. 

 

‘대중의 웃음소리에서 보람을 찾으라’

 

신년사는 과업 제시에 이어 당 간부, 청년, 당조직에게 나서는 과제들을 제시하였다. 

 

먼저 당 간부에게는 ▲늘 들끓는 현실에 침투하여 모든 것을 직접 자기 눈으로 보고 실태를 전면적으로 분석할 것 ▲군중 속에 깊이 들어가 그들과 같이 살면서 그들을 발동하여 제기되는 문제를 풀어나갈 것 ▲당의 구상에 자기의 이상과 포부를 따라 세울 것 ▲끊임없이 실력을 쌓고 시야를 넓혀 모든 사업을 당이 바라는 높이에서 완전무결하게 해내는 능숙한 조직자, 완강한 실천가가 될 것 ▲어려운 일에 한 몸을 내대고 조국과 인민을 위해 밤잠을 잊고 피타게 사색할 것 ▲인민의 높아가는 웃음소리에서 투쟁의 보람을 찾을 것 등의 과제를 제시했다. 

 

당 간부에게 주어진 과제는 전반적으로 앞선 정치사상 분야 과제에서 제시된 ‘주체의 인민관, 인민철학’을 구현하는 문제와 일맥상통한다. 즉, 대중 속에서 답을 찾고 헌신적이며 청렴결백하게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인민의 높아가는 웃음소리에서 투쟁의 보람”을 찾자는 것은 간부들이 사리사욕을 버리고 대중에게 무한히 헌신해야 한다는 인생관을 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음으로 청년에게는 ▲당이 부르는 혁명초소들에서 척후대의 영예를 빛내일 것 ▲새 기술의 개척자, 새 문화의 창조자, 대비약의 선구자가 될 것 ▲청년들이 일하는 그 어디서나 청춘의 기백과 활력이 차 넘치게 할 것 등의 과제를 제시했다. 신년사에서 노동자, 농민 등에 대한 과제는 따로 언급하지 않고 청년에 대한 과제만 언급한 것은 김정은 시대 들어 청년을 중시하며 주력군으로 내세워주는 노선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 백두산영웅청년발전소     ©자주시보

 

다음으로 당조직에 대해서는 ▲시대와 혁명발전의 요구에 맞게 정치사상사업을 공격적으로 벌여 인민의 강의한 정신력이 사회주의건설 전역에서 높이 발휘되도록 할 것 ▲행정경제일꾼들이 당정책 관철을 위한 작전과 지휘를 책임적으로 하도록 떠밀어줄 것 ▲자기 부문, 자기 단위에서 집단적 혁신과 경쟁열풍을 세차게 일으켜나갈 것 ▲도, 시, 군당위원회들이 농사와 교육사업, 지방공업발전에서 전환을 가져오기 위한 투쟁을 강하게 내밀 것 등의 과제를 제시했다. 

 

신년사가 제시하는 방도들은 북한이 사회주의 강국 건설의 원동력을 대중에게서 찾고, 대중이 가진 힘의 원천을 정신력에서 찾으며, 정신력을 발동하는 역할을 간부에게 제시하는 북한의 정치철학이 일관되게 구현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북한의 국력은 남북관계, 북미관계 등 대외 정책에도 그대로 반영되므로 올해 한반도 정세를 전망하는 데서도 북한의 내부 발전 방향과 속도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겠다. 세계 질서가 요동치고 경제 전망이 불투명한 2019년이니만큼 북한의 행보를 더욱 주목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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