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프락치 김 씨 “국정원은 현상금 사냥꾼 같았다”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19/09/24 [15:05]

국정원 프락치 김 씨 “국정원은 현상금 사냥꾼 같았다”

김영란 기자 | 입력 : 2019/09/24 [15:05]

 

24일 오전 11, 국정원감시네트워크(이후 국감넷)와 국가정보원 프락치공작 사건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가 국정원이 프락치를 통해 민간인을 사찰하고 국가보안법 사건을 조작하려 한 사건(이하 국정원 프락치공작사건)에 대한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프락치로 활동했던 김 씨가 직접 참여해 공개 증언했다.

 

프락치로 활동했던 김 씨는 제가 너무나 부족한 인간이라서 국가권력의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해서는 안 될 행위를 했다며 사죄했다.

 

또한 김 씨는 프락치 일을 하면서 제 삶은 무너졌다. 국가 권력이 개인의 삶을 5년 동안 빼앗을 수 있느냐. 그들은 현상금 사냥꾼처럼 많이 처벌받을수록 받을 수 있는 돈도 많아 진다며 가치판단을 무뎌지게 만들었다고 말을 했다. 김 씨는 사찰 대상자들에게 정말 죄송하다고 말을 했다.

 

김 씨가 국가정보원의 정보원 활동을 했다는 언론보도 이후 국감넷은 제보자와 합의 하에 3(95, 9, 10)간에 걸쳐 질의응답 방식으로 제보자의 진술을 청취하고 이를 바탕으로 진상조사 결과 보고서를 작성했다.

 

진상조사 결과 보고서에는 민간인 사찰 국가보안법 사건 조작과 증거 날조 성매매 및 유흥비 지출 사실 등을 상세히 기록되어 있으며 이번 사건의 문제점과 위법성을 적시했다.

 

한편, 이번 사건의 사찰 피해자들과 천주교인권위원회 등 인권단체 중심으로 프락치 공작 사건 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국감넷과 대책위는 기자회견에서 국정원이 사찰대상자의 모든 대화와 행동을 불법적으로 녹음, 영상(CCTV) 촬영하고, 금전을 매개로 제보자에게 거짓 진술을 종용하는 한편 국가 예산으로 유흥비를 지출하고 성매매까지 자행한 것에 대해 국회가 진상을 밝히고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국정원이 대공 수사를 이유로 민간인을 사찰하고, 증거 날조를 통해 공작사건을 만들려고 한 정황이 또다시 드러난 지금 국정원의 수사권 폐지(이관)를 반대할 명분은 없다며 국정원법 전면 개정안 처리를 촉구했다.

 

국감넷과 대책위는 국정원 관련자들을 국정원법상 직권남용죄, 국가보안법상 무고날조죄, 특가법상 국고손실 죄 혐의로 고발하고, 국회에 진상규명과 수사권 폐지(이관) 등 국정원법 전면 개정을 촉구하는 활동을 벌여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아래는 국감넷과 대책위의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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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국정원 프락치공작사건 진상을 규명하라!

 

국정원의 DNA는 문재인 정부에서도 변한 것이 없다.

 

제보자의 증언을 통해 드러난 국정원 '프락치' 공작 사건의 실상은 한 마디로 충격이다.

대법원조차 실체가 없다고 판결한 이른바 ‘RO’ 조직원들을 검거하겠다는 미명하에 무려 5년 동안 무차별적인 민간인 사찰을 진행하였고, 수십 건의 '증거조작'이 있었음이 밝혀졌다.

국정원이 '프락치' 활동의 대가로 건넨 돈은 현금 1억원이 넘으며, 양심의 가책을 느낀 제보자가 프락치활동 중단을 요구할 때마다 돈으로 집요하게 회유하며 제보당사자를 옭아매었다. 특히 사전 각본에 따른 허위 진술서 작성, 가상의 인물을 만들어 대역 녹음 등의 수법은 도저히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믿고 싶지 않은 반인권적이고 반민주적인 일이다. 그러므로 사건의 진상을 국민 앞에 발표하는 우리의 심정은 더욱 참담하다.

 

문재인 정부 국정원 개혁은 사실상 실패하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국정원을 대대적으로 개혁하겠다고 국민들 앞에 여러 차례 약속했다. 국정원 개혁의 핵심인 대공수사권 폐지(이관)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었으며, 지난 해 1월 청와대가 발표한 권력기관 개혁방안의 핵심내용이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임기가 반환점에 이른 지금까지 국정원 개혁은 근본적인 진전이 없다. 사실상 실패 했다고 할 것이다. 민간인 사찰과 증거 조작으로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원 간부들이 줄줄이 구속되어 실형을 선고 받았음에도 국정원이 프락치를 동원한 불법사찰과 증거조작을 버젓이 자행해왔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국정원이 대통령 직속 정보기관인만큼 문재인 대통령은 이 사건의 진상조사와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직접 챙겨야 한다.

 

민간인 사찰과 증거조작은 동전의 양면이다.

 

국정원은 이번 사건을 국정원의 상시 업무인 대공수사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과거 군사독재 시절부터 지난 적폐정권에서까지 민간인 사찰과 증거조작은 뗄 수 없는 관계였다는 것은 우리의 아픈 역사가 증명해 준다. 먼저 광범위한 민간인 사찰을 통해 조작을 위한 작은 근거를 찾고 조작의 대상이 포착되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증거를 조작하여 대규모 조직사건을 만들어낸다. 민간인 사찰이 1단계라면 증거조작은 2단계이다. ‘대공수사권이라는 국정원 문제의 근원을 도려내지 않고서는 불법사찰과 증거조작이라는 두 가지 범죄는 끊어낼 수 없다. 국정원 개혁의 핵심이 대공수사권 폐지라고 오랜 동안 시민사회가 요구해온 이유다.

 

프락치 공작사건에 대한 진상 규명 및 대공수사권 폐지 국정원법 전면 개정에 나서야 한다.

 

국회는 국정감사와 국정조사를 통해 이번 '프락치' 공작사건 진상규명을 규명해야 한다.

국정원이 대공수사를 빌미로 CCTV를 설치해 사찰대상자를 불법적으로 촬영하고, 금전을 매개로 거짓진술을 종용하는 한편 국가예산으로 유흥비를 지출하고 불법적인 성매매까지 자행한 것에 대해 국회는 진상을 밝히고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할 것이다.

또한 현재 국회에는 여러 건의 국정원 개혁 법안들이 발의 되어 있으나 국정원의 대공수사권 폐지를 반대하는 보수 야당과 집권 여당의 전략과 의지 부족으로 법안 심사조차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국정원이 대공수사를 이유로 민간인을 사찰하고, 증거날조를 통해 공작사건을 만들려고 한 정황이 다시 드러난 지금 대공수사권 폐지(이관)을 반대할 명분은 없다. 그런 만큼 자유한국당을 비롯해 보수 야당은 더 이상 국정원 개혁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되며 더불어민주당도 집권 여당으로 책임감을 가지고 국정원법 처리에 나서야 한다. 20대 국회가 이대로 끝나 법안들이 폐기 된다면 국정원 개혁은 요원하다.

 

정보기관은 오로지 국민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경제적 종속 관계에 묶인 채 '나는 국정원의 노예였다'고 고백하는 제보자의 아픔과 함께 할 것이다. 제보자는 국정원의 범죄행위에 동조했던 공범이었지만 국정원의 협박에 신변 위험을 느끼면서도 양심선언을 결단하고 피해자들에게 속죄하며 자신의 잘못을 참회하고 있다.

무엇보다 그 역시 국정원의 반인권 불법 공작의 피해자이기도 하다는 점을 간과 할 수 없다.

진상조사를 진행하며 제보자와 같은 '프락치'가 더 존재할 것이라는 의심을 거둘 수가 없었다.

그 규모 또한 감히 짐작하기도 어렵다. 우리는 국정원의 노예가 되어 지금도 두려움과 가책 속에 살고 있을지 모를 또 다른 프락치들의 양심선언이 이어지리라 기대한다. 우리는 정부와 국회가 손 놓고 있는 국정원 개혁의 동력을 국민들과 함께 만들어나가는 노력을 다시 시작 할 것이다. 국정원 개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2019924

국정원감시네트워크, 국가정보원 '프락치' 공작사건 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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