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목숨 걸고 철길위에서 일을 해야 하나”
백남주 객원기자
기사입력: 2019/10/25 [09:27]  최종편집: ⓒ 자주시보

▲ 22일 열차 접촉사고로 선로위에서 작업하던 1명의 철도노동자가 사망하고, 2명에 크게 다치는 사고가 일어났다. (사진 : MBC뉴스 화면 캡쳐)     © 편집국

 

지난 22일 밀양역에서 열차 접촉사고로 선로위에서 작업하던 1명의 철도노동자가 사망하고, 2명에 크게 다치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에 전국철도노동조합(이하 철도노조)24일 오전 11시 부산역에서 고 장현호 철도노동자 직무사상 사고에 따른 철도안전대책 마련 촉구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철저한 조사와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철도노조는 이번 사고로 운명을 달리한 장현호 조합원의 명복을 빌고 가족들에게 전체 철도노동자를 대신해 깊은 애도의 뜻을 전했다. 또한 사고로 다친 두 조합원의 쾌유를 빌었다.

 

철도노조는 1차 사고조사 보고(자체조사)를 통해 이번 사고도 2017년 노량진 사망사고, 최근 금천구청역 사고처럼 열차운행중인 선로상에서 열차 차단 없이 작업을 하다가 발생한 사고이며, 열차운행선상의 작업은 철도 시설유지보수 현장의 만성적인 인력부족에 기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철도노조는 불가피하게 열차가 운행 중인 철길에서의 작업(상례작업)을 할 경우 최소한 7명은 있어야 한다는 현장 노동자의 요구는 이번에도 외면당했고, 열차 운행 중단 후 철길에서 작업(차단작업)을 하기 위한 인력은 충원되지 않았다며 곡선 구간에서 열차감시자 한 명만 더 있었다면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철도노조는 철도공사도 이러한 인력부족과 그에 따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정부의 대책이 있어야한다는 책임 회피성 입장만 밝히고 있는 것에 대해 질타하며 문서상으로만 수립하는 안전대책은 실효성이 없다고 강조했다.

 

철도노조는 사람이 없어 사람이 죽어나가는 현실에서, 정부는 오늘도 안전을 위한 적정인력 충원 요구에 예산타령만 하고 있다사람 목숨을, 안전을 비용으로 계산하는 야만이 계속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철도노조는 이러한 동종의 사고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열차운행선상에서 차단없이 진행되는 상례작업의 금지, 시설 유지보수 작업시 최소 인력 확보 등을 요구하고 철도공사, 정부와 협의를 진행할 것임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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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우리는 언제까지 목숨을 걸고

열차가 운행 중인 철길위에서 일을 해야 하는가?

장현호님의 명복을 빕니다. 부상당한 두 분의 쾌유를 바랍니다.

 

또 한 명의 철도노동자가 일터에서 죽었습니다. 두 명의 철도노동자는 크게 다쳤습니다. 열차가 운행되는 선로위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 일한 대가였습니다. ‘안전은 권리이다를 내건 이 정부에서도 철도노동자가 일하다 죽어나갔습니다. 언제까지 철도노동자는 목숨을 걸고 일해야 합니까?

 

2017년 노량진역 사고로 김창수 조합원이 사망한 이후 정부는, 철도 현장은 이제는 달라질 것이라고 했습니다. 손병석 철도공사 사장도 위험한 철도 작업 현장을 안전하게 바꾸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또다시 한 노동자의 죽음을 부른 철도 현장은 2년 전과 달라진 것이 없었습니다.

 

열차가 운행 중인 철길에서의 작업(상례작업)을 시키지 않겠다는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열차 운행 중단 후 철길에서 작업(차단작업)을 하기 위한 인력은 충원되지 않았습니다. 안전이 최고의 가치라고 외쳤던 자들은 사람이 없어서 위험에 내몰려 일해야 하는 현장의 인력부족에 대해서는 모른척했습니다.

 

불가피하게 상례작업을 할 경우 최소한 7명은 있어야 한다는 현장 노동자의 요구는 이번에도 외면당했습니다. 소음으로 가득 찬 작업 구간에서 무선 통신의 불안정성은 고려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곡선 구간에서 열차감시자 한 명만 더 있었다면 사고를 막을 수 있었습니다.

 

작업 전 과정을 안전하게 관리감독해야 할 관리감독자(안전작업계획서 작성자)’열차감시자업무를 하고 있었습니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관리감독자의 책임 하에 작업이 이뤄져야 하지만 국토교통부가 관장하는 철도안전법의 작업책임자 -관리감독자가 하위직의 다른 사람 지명 가능- 조항은 이를 비켜가는 수단으로 이용됐습니다. 부족한 인력이라는 철도 현실을 무시한 법이 안전시스템을 무너뜨리고 안타까운 죽음을 불러왔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조심조심 코리아가 아닌 안전은 권리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철도노동자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는 권리는 없었습니다. 사람이 없어 사람이 죽어나가는 현실에서, 정부는 오늘도 안전을 위한 적정인력 충원 요구에 예산타령만 하고 있습니다. 사람 목숨을, 안전을 비용으로 계산하는 야만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도대체 얼마나 더 죽고 다쳐야 이 암울한 철도 현실이 바뀔 수 있단 말입니까.

 

늦었지만, 생떼 같은 죽음이 너무도 안타깝기에, 다친 상처보다 동료의 죽음이 더 아프기에 철도 현장의 안전을 다시 따져야 합니다. 바꿔야 합니다. 현장의 노동자가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철도, 그래서 국민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철도를 만들기 위해 철도공사, 그리고 정부의 근본적인 태도 변화를 촉구합니다.

 

- 상례작업 금지하고, 안전인력 충원하라!

- 죽지않고 일하고 싶다. 최소필요인력 확충하라!

 

20191024일 

전국철도노동조합 중앙쟁의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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