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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일침 626] 태영호씨의 국회의원 당선을 기대하면서

중국시민 | 기사입력 2020/02/14 [11:12]

[정문일침 626] 태영호씨의 국회의원 당선을 기대하면서

중국시민 | 입력 : 2020/02/14 [11:12]

 

유럽과 미국, 캐나다에서 정치신인들이 무시로 나타나 권력을 잡거나 당선 가능성을 과시하는 것과 달리, 한국에서는 신인 출현 자체가 드물거니와 일정한 권력을 잡는 건 더구나 희귀하다. 무슨 선거에서 정당들이 “인재 영입” 등 명목으로 새 사람을 끌어들이더라도 당선 확률이 낮거니와 당선되더라도 영향력을 행사하기 어렵다. 게다가 한때 신선감을 선사하면서 큰 기대를 모았던 “정치신인”들이 이 당 저 당 건너뛰고, “진보”와 “보수”를 넘나드는 등 좋지 못한 선례들을 만들었기에 아무리 새 사람이 나타나더라도 유권자들이 믿어주기 어렵게 되었다. 

 

지난해부터 많은 화제를 만들어낸 4.15총선이 하루하루 다가오면서 정객들의 출마와 불출마 및 지역구 선택이 점점 인기를 끄는데, 오랫동안 해먹은 정치인들이 거창한 명분을 내세운 선언보다 완전한 정치신인 하나의 출마 선언이 더 흥미롭다. 한국당이 영입한 인재- 전 조선(북한) 외교관 태영호 씨가 지역구에 나가서 선거에 뛰어들겠다고 선포한 것이다. 

 

태영호 씨의 정계 진출을 놓고 말이 제법 많은데, 필자로서는 예상한 지 오랜 일이다. 3년 전 즉 2017년 초, 박근혜 당시 대통령의 탄핵 심판 전망으로 조기 대선이 차차 현실화되면서 보수진영이 제일 먼저 엄청 기대했던 후보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었다. 그런데 이분이 열렬한 환영을 받으면서 귀국한 후 단 3주 만에 불출마 선언으로 “대선정국”에서 떨어져 나갔다. 숱한 사람들이 황당해할 때, 필자는 2월 3일 정문일침 177편 “태영호를 차라리 보수 대선 후보로”(https://www.jajusibo.com/31603)를 발표해 허전해하는 보수진영에게 아이디어를 하나 냈다. 

 

“영화와 드라마보다 훨씬 역전이 많은 한국 정세를 흥미롭게 관찰하는 필자로서는 나름대로 새누리당의 후보를 추측해보는데, 만약 새누리당이 태영호 전 공사를 대선 후보로 내세운다면 그야말로 한국인들은 물론 세계인들도 모두 깜짝 놀라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한국의 헌법에 의하면 북한은 미수복영토라고 규정한다니까 한국출생이어야 한다는 후보의 필수조건이 문제될것 없고 국내 거주기간이 짧아 말썽으로 될 수 있더라도 법을 제 구미에 맞춰 주물럭거리는 게 보수들의 장끼니까 특례를 내세워 적당히 넘기는 게 어렵지 않겠다. 

그 어느 후보보다도 북을 더 잘 안다고 선전하면서 통일을 위해 준비된 대통령이라는 식으로 선전하면 효과가 상당하겠다. 반기문을 띄우던 사람들이 내세운 말이 때가 묻지 않았다는 장점이었는데, 한국 정부에서 수십 년 근무했던 반 전총장보다도 태 전 공사야말로 한국 정치의 때라곤 전혀 묻지 않은 진짜배기 “정치신인”이 아닌가! 게다가 한국에 친인척이 없는 사람이라 역대 한국 대통령들이 자유롭지 못했던 친인척 부정부패를 원천척결할 수 있으니 “청렴한 지도자” 이미지를 만들기 딱이요, 한국에 아무런 기반도 없으니 옹립한 세력들이 자기들 구미대로 정치를 조리하기도 쉽다. 

한국의 대통령 기준에 비춰 이리저리 따져보면 딱 태영호 전 공사만큼 완벽한 대선후보도 드물다.”

 

결과적으로 필자의 글 발표 10일 후 자유한국당으로 변신한 보수진영은 홍준표 후보를 내세웠다가 5월 선거에서 실패했고 몇 해 째 차기 대선후보로 내세울 인물이 부족해 골머리를 앓는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체제가 들어선 지 1년쯤 되는 오늘에 이르기까지 황교안이란 인물이 과연 차기 대선 후보로 나설만하냐가 의문으로 된다. 특히 이번에 지역구 선택을 미루다가 당 공천관리위원회에 떠밀려 마지못해 종로 출마를 선언했는데 이낙연 전 총리와의 대결에서 패배 가능성이 높으니 평생 유일한 선거에서 진 사람이 다음 선거에서 이기기를 바라기 어려워진다.  

 

이런 상황에서 태영호 씨가 국회의원으로 당선된다면 차기 대선후보군에 이름을 올릴 확률이 올라가고, 남은 2년 동안 충분히 활약하면 자유한국당 혹은 그 후신의 당당한 후보로 나설 수 있지 않겠는가? 

 

필자는 우선 언론이 걸러준 글이나 말로가 아니라 태 씨가 자신의 언행으로 드러내는 참모습을 보고 싶어 그의 출마를 기대하고, 둘째로 태 씨는 요상한 명분을 내세우면서 정당을 옮길 가능성이 작기에 당선과 정치 활동을 바라며 셋째로 예언 적중 차원에서 태 씨의 대권 도전을 기대한다. 

 

단, 태 씨가 지금껏 보여준 안목과 인식으로 지역 유권자들의 공명을 일으킬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다. 남녀불평등을 다룬 영화 《1980년생 김지영》을 보고서 북한 의료의 열악함을 거들었고 “아내의 고달픈 삶”이나 운운했던 그였다. “N포 시대”, ”헬조선“이라는 말이 유행된 지 오래고 장사가 잘 안 된다는 아우성이 터져 나오는데도 남에서의 행복한 생황을 글들로 묘사하면서 북을 폄하하는 결론을 꼭꼭 내린 그였다. 그러니 한국 유권자들 특히 젊은이들의 공명을 일으킬 수 있을까? 물론 한국당으로서는 인재로 영입한 그를 황교안 대표처럼 험지로 밀어낼 리 없으니까 보수경향이 강한 지역구에 내보내 당선을 확보하려 전력투구할 것 같다. 

 

아무튼 이번 총선은 태영호 씨 덕분에 볼거리가 좀이나마 늘어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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