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태양을 맞이하는 새벽별"

박금란 | 기사입력 2020/03/23 [12:27]

시 "태양을 맞이하는 새벽별"

박금란 | 입력 : 2020/03/23 [12:27]

태양을 맞이하는 새벽별

                     

박금란

 

 

떠나가지 않고

모두 혁명을 했다면

아마 진작에 민중에게

별을 따 줄 수 있었으리

 

자신만을 위한 삶이 아니라

모두를 위한다는 충성의 맹세는

병들어 일 못하는 목수처럼

대패만 덩그라니 남기고

막걸리 따라놓고 

마시지 않은

가라앉은 침전물처럼

오는 혁명의 시간을 눅잖히고

어디에서 가라앉아 있나

 

함께 일 했다면

얼마나 좋았을 텐데

철새처럼 날아가 버린 빈들에서

이삭주이를 하는

혁명에는 진한 외로움이

배어있는지도 모른다

 

혁명은 남아있는 사람이

더 많이 일해야 하는

밀린 서류뭉치 과제를

온밤 새워 처리하는

두 몫의 일을 해야 하는

새로운 운명인 것 같아

 

떠나간 사람들

개인으로 돌아가 살아가 봤자

어차피 빈손일 텐데

 

싸우지 않고는

운명을 바꿀 수 없다는 진리는

봄이 오면 돋아나는 싹처럼

겨울을 인내한 사람들이

백만 군대가 되어 내달리는

민중의 파도 희열로 돌아올 텐데

 

민중과 함께 느끼려는

소박한 사람

드문드문 민중 속에 박혀

꼬박 밤을 새워 일하는 새벽별로

태양을 맞을 일을 놓지 않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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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3 2020/03/24 [03:33] 수정 | 삭제
  • 언제나 올리시는 좋은 시를 잘 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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