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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자화상"

황선 | 기사입력 2020/06/30 [09:53]

시 "자화상"

황선 | 입력 : 2020/06/30 [09:53]

자화상

 

-황선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을 맞아

대법원은 십 년도 더 전에 

6.15 공동선언이 좋아 

이제는 미군도 고향에 보내줘야 한다, 

한반도 종전선언도 먼 미래의 일 만은 아니다,

모여앉아 희망에 부풀었던 

청년들에게

이적단체 가입과 고무 찬양의 죄가 

여전하다 판결했다. 

 

그 때 홍안의 청년들은 이미 

아랫배가 무거워지고

이마가 벗겨지거나 흰머리 성성한데,

이 나라 사법부는 여전히 

유신을 살고있다. 

국가안보를 위해 정치사상의 자유 쯤은 무시하고

총화단결 하라고 

아직도 각하의 유신선포문을 

헌법으로 수호한다. 

 

한편,

국민연금 수천억 원을 날린 

재벌의 재판이 4년이나 진행중이라며

측은지심에 흐느낄 듯 국회의원의 장탄식은

헤드라인에 나부끼고,

고집스런 혐오의 전단지에 실을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느라

경찰이 가스총을 자진해 맞는다. 

팡파레 소리만 듣고도

북의 애국가 한 음과 닮았다며

죄 많은 인간들 제 풀에 소스라친다. 

 

대통령은 

제도로서의 민주주의 완성을

선포하고,

보안법은 손 대지도 못 하는 의회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입법하겠다고 

또 한 번 아우성이다. 

 

대결과 평화,

표현의 자유와 이적표현물,

국가보안법과 차별금지법,

이 모든 공존할 수 없는 것들이

버무러져

제도 민주국가 대한민국을 비웃고 있다. 

 

우리의 자화상은 언제까지 

이렇듯 우습고 참혹해야 하는가. 

우물쭈물 하는 사이 

모순만 덤불처럼 무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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