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에서 온 편지] 미국이 허튼 행동하면 더 파국적인 결과만 초래할 뿐

강부희 | 기사입력 2020/07/22 [17:42]

[감옥에서 온 편지] 미국이 허튼 행동하면 더 파국적인 결과만 초래할 뿐

강부희 | 입력 : 2020/07/22 [17:42]

*21대 총선에서 오세훈 미래통합당 후보 낙선운동을 했던 강부희, 유선민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회원 2명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현재 서울 동부구치소에 수감되었습니다.

감옥에서 온 편지에서는 구속된 학생들이 보내오는 글을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문재인 대통령의 3차 북미 정상회담 발언 이후, 언론에서는 연일 그 가능성에 대해 분석하고 있습니다. 한국과 미국은 올해 미 대선 전에 회담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며 긍정적인 반응, 소망을 계속 내보이고 있습니다. 때문에 회담 상대이자 당사자인 북한이 이에 응할 것인지 반응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최선희 외무성 부상, 권정근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 가장 최근에 나온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의 담화까지 집중하며 올해 또 한 번 북미정상회담이 나올지 기대할 듯합니다.

 

언론보 도의 분석에서 흥미로운 대목이 두 가지 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북미회담의 방향이 ‘제재해제 대 비핵화’에서 ‘적대정책철회 대 협상재개’로 ‘새롭게’ 바뀌었다고 한 것과 김여정 제1부부장의 담화에서 앞으로의 미국 독립기념일 행사를 수록한 DVD를 꼭 얻었으면 한다고 언급했는데 이를 ‘친근감’의 표시이며 ‘협상의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라 분석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분석과는 다른 생각이 들었습니다.

 

먼저 북미회담의 방향이 ‘새롭게’ 적대정책 철회 대 협상재개로 바뀐 것이 아니라 북미 관계가 다시 돌아간 것이라고 해야 맞을 것 같습니다. ‘새로운 방향’이 아닌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합의 없이 끝나고 미국이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이행하지 않았기에 그 이전의 상황처럼 회담 자체의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상황입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제재해제, 비핵화 등에 대한 논의는 협상부터 재개되어야 가능한 것입니다.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당시 북미는 영변 핵시설 폐기와 민간분야 대북제재 해제에 대해 협상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존 볼턴 전 미 국가안보보좌관이 이런 협의 사항에 없던 ‘플러스알파’를 제시했고 협상은 합의 없이 끝났습니다. 북한이 단계적 동시적 비핵화와 같은 미국과 한 약속들에 대해 선제적 조치를 취함에도 미국은 북미정상회담 때 약속한 것들을 전혀 지키지 않았을뿐더러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의 책임이 북한에 있는 듯이 떠들어댔습니다. 이에 북한은 다시는 하노이 회담 때와 같은 좋은 기회는 오지 않을 것이며 2020년 ‘새로운 길’을 선언했습니다. 북은 국가의 방향과 입장을 공개하고 선언했다면 반드시 이행하는 나라입니다. 한국과 미국은 북미 정상회담을 매우 희망한다며 마치 한미 당국의 의도대로 흘러가는 듯 말하지만, 현실은 북한에서 나오는 성명과 담화만 봐도, 협상 재개도 제 의지대로 안 되는 전전긍긍한 상태입니다.

 

김여정 제1부부장의 담화에서 북미 정상회담은 올해 안에 일어나지 않을 것임을 이야기했습니다. 대북적대정책 철회 없이 북미 정상회담 실현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한 것입니다. 그러면서 가능하다면 미국 독립기념일 행사를 수록한 DVD를 꼭 얻으려 한다고 했습니다. 언론에서는 뜬금없는 내용이지만 DVD를 주려면 북미가 꼭 만나야 하기에 북미 정상회담의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라 분석합니다. 하지만 북한과 미국의 독립기념일을 연관 지어 생각한다면 북미 정상회담의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기보다는 ‘조용한 경고’에 더 가깝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미국은 북한과 독립기념일을 연관해 생각하는 것이 끔찍할 것입니다. 특히 미국 독립기념일 전 남북정상회담 이행 약속을 지키지 않은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며 단호히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파괴하는 것을 봤기 때문에 이번 독립기념일에 군사적 행동을 하지 않을지 온 신경을 두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미국의 입장에서 이번 김여정 제1부부장의 마지막 DVD 언급은 등골 서늘한 경고로 느껴질 수 있을 것입니다. 아무튼 김여정 제1부부장도 미국의 결정적인 입장 변화가 없는 한 앞으로의 북미 정상회담은 없을 것이라 이야기했기 때문에 DVD 얻고 싶다는 언급이 회담의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렇듯 한미 당국은 갖가지 분석과 예상을 하고 있지만 변함없는 사실은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이 전면 철회, 즉 북미 정상회담 합의를 미국이 실천하지 않는 이상 올해 3차 북미 정상회담은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미국이 계속해서 한미연합훈련을 하고 첨단무기를 반입하며 대북 전단 살포를 사주하면서 3차 북미 정상회담을 기대하는 것은 비양심적이고 파렴치한 처사입니다. 문재인 정부도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며 북미관계 개선을 통해 남북관계까지 다시 개선해보고자 하지만 결국 남북관계도 이전의 4.27 판문점선언, 9월 평양공동선언의 실천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행동해야 합니다. 선차적이고 기본적인 약속도 지키지 않고 얘기하자 한다면, 그건 약속과 약속한 상대에 대한 도리가 아닐뿐더러 약속 상대도 절대 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미국은 북한과의 대화를 매우 희망하며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 노력이 반드시 ‘적대정책 철회’인 것으로 명확해야 하며 미국이 이제껏 다른 나라에게 자행한 ‘사기’가 아니어야 할 것입니다. 허튼 행동을 했다간 더 파국적인 결과만 초래하리라는 것, 미국이 더 잘 알 것이라 생각합니다.

 

2020.7.12 동부구치소에서 강부희

 

▲ 서울 동부구치소에 수감된 강부희,유선민 한국대학생진보연합 회원     ©편집국

  • 도배방지 이미지

북미관계 관련기사목록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