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빌레라 프록젝트’ 수요시위를 이어가는 대학생들

문화예술 통신원 | 기사입력 2020/08/03 [11:52]

‘나빌레라 프록젝트’ 수요시위를 이어가는 대학생들

문화예술 통신원 | 입력 : 2020/08/03 [11:52]

지난 6월 23일 반아베반일청년공동행동 소속 대학생들은 수요시위에 욱일기가 걸리는 상황을 그냥 두고 볼 수 없다며 소녀상에 자신의 몸을 묶고 밤샘 연좌농성에 돌입했다.

 

그다음 날인 24일에 극우단체 '자유연대'가 수요시위 현장에 욱일기를 걸겠다며 난동을 폈다. 

 

정의기억연대와 윤미향 의원에 대한 적폐 세력들의 끝 모를 공격은 결국 수요시위 중단, 소녀상 철거로 모였고 624일 수요 시위의 현장은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28년을 지켜온 진실의 자리에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인 욱일기가 내걸리는 꼴을 우리는 가만히 지켜봐야 하는가.

 

수요시위를 지키려는 우리의 노력이 한순간도 멈춰서는 안 된다라는 대학생들이 있어 찾아가 보았다.

 

814일 세계 일본군 위안부기림의 날 기념행사에서 노래 공연을 하는 나빌레라 프로젝트’.

 

나빌레라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는 한국대학생진보연합(이하 대진연)의 동아리 늘해랑메모리아가 그 주인공들이다.

 

모임 장소인 숙대 입구 앞 지하 연습실.

 

문밖으로 바위처럼노래가 흘러나온다. ‘바위처럼은 수요시위에서 많이 불린 노래다. ‘위안부할머님들이 인권운동가로 거듭나는 모질고 긴 투쟁의 세월, 할머님들의 의지는 바위처럼다져져 왔으리라. ‘바위처럼을 목청껏 부르는 열댓 명의 목소리에는 의지도 있고, 다짐도 있다.

 

여러 차례 다시 부르고 또 부르고, 길고 긴 연습이 다 끝난 뒤에야 인터뷰를 위해 모여앉을 수 있었다.

 

작년에 10월에 나빌레라 프로젝트를 처음 시작했는데요 1,408회 수요집회에 참여하고 공연을 했어요. 그때 한창 국민들이 반일운동을 하고 있을 시기였거든요. 수요시위에 참여하는 국민들도 많았어요. 저희 늘해랑도 반일운동에 함께하면서, 우리가 위안부 문제 해결에도 목소리를 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면서 회원들과 수요시위의 역사와 의의를 공부하고, 수요시위에서 함께 공연도 하는 나빌레라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박민아 늘해랑 회원)”

 

▲ 2019년 수요시위에서 공연하는 나빌레라  © 문화예술 통신원

 

늘해랑은 여대생 사회참여 노래동아리로 첫 활동을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공동응원단으로 시작했다. 그 후 4.27판문점 선언으로 열린 통일 분위기 속에서 많은 통일노래들을 창작해 대진연 학생들에게 큰 사랑을 받아왔다.

 

지난해에 첫발을 뗀 나빌레라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동아리의 문을 활짝 열고 늘해랑은 더 많은 대학생과 함께 사회 문제에 당당한 목소리를 내왔다. 올해 수요시위가 심각한 위협을 받는 상황에서 대학생으로서 그냥 침묵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는 생각이 들어 나빌레라 프로젝트 두 번째를 준비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올해는 윤미향 사태가 있으면서 수요시위와 정의연에 대한 오해가 많이 생겨서 사람들에게 진실을 알려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수요시위가 없어져서는 안 되는 중요한 활동이자, 위대한 역사인데 지금 극우 세력들이 이것을 방해하기 위한 목소리를 노골적으로 내고 있어요. 그에 맞서서 우리가 노래로 수요시위를 지키려는 목소리를 내면 좋겠다 하고 생각해 나빌레라 프로젝트 두 번째를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오늘 모임에서도 세미나를 하고 회원들과 함께 토론하며 수요시위를 지켜야겠다는 결심을 다졌습니다라고 소회를 밝히는 나윤경 늘해랑 회장의 목소리는 진지했다.

 

노래동아리인 늘해랑과 달리 메모리아는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학술동아리라고 한다. 그동안 수요시위에 참여하고 수요시위를 알리는 사업들을 진행해왔다. 이번엔 늘해랑의 제안으로 노래 공연 프로젝트인 나빌레라에 참여하게 되었다고 한다.

 

양선주 메모리아 회원은 자신의 증조할아버지가 강제 징용 피해자라면서 얘기를 시작했다. 그 사실을 최근에서야 알게 되었는데 우리 가족에도 일제 강점기 피해자가 있구나, 이게 먼 일이 아니구나 하는 걸 느끼고 동아리 활동을 결심하게 되었다고 한다. 지금 대학에서 일본어를 전공하고 있는 양선주 회원은 자신이 일본을 좋아하는 마음, 일본어를 배우고 싶은 마음과 위안부 문제에 침묵하고 외면하는 일본에 대한 분노, 두 마음 사이의 갈등이 심했다고 한다하지만 아직도 일본인들은 이 문제 자체를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며 그냥 내버려 둘 수는 없는 문제란 생각이 들어서 행동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피해자였던 분들이 지금은 운동가로서 살아가고 계신데 이제는 우리가 이 운동의 담당자로 나서야 한다고 생각해요.(양선주 메모리아 회원)”

 

매일 아침 인터넷 언론 뉴스공장을 들으며 엄마와 수요시위에 대한 입장을 정리했다는 남궁재연 늘해랑 회원은 정의연, 윤미향 의원과 관련해 조선일보 같은 적폐 언론들이 어떻게 진실을 폄하하고 왜곡하는지 보면서 분통이 터졌어요. 이건 정말 잘못된 일이라는 얘기를 엄마와 매일 나눴어요. 지금 수요시위를 방해하는 세력들에 대해서도 엄청나게 분노하고 있어요. 그래서 우리 동아리의 나빌레라 프로젝트가 정말 마음에 와 닿아요. 우리가 바라는 목표를 이룰 때까지 이런 활동들은 계속되어야 해요라고 밝혔다.

 

대학 초년생들이 대부분이었지만 동아리 회원들 생각은 깊고, 진실을 향한 열정은 뜨거웠다.

 

신지유 늘해랑 회원은 최근 몇 년 동안 사회적으로 이슈되는 사건들을 지켜보면서 느낀 게 있는데요, 사람들이 대부분은 선한 생각을 가지고 사는데, 그걸 표현하고 드러내지 않을 때 일어나는 일은 생각보다 안 좋은 방향으로 가게 되더라고요라며 사회적 이슈에 침묵하면 안 된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나빌레라 프로젝트를 통한 자신들의 활동이 다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계기, 촉발제가 되어 수요시위에 많은 사람이 함께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지유 회원의 말에서 행동하는 사람 특유의 힘이 느껴졌다.

 

두 동아리 회원들은 작성한 소감문을 바탕으로 다음 모임에 새로운 창작곡을 쓸 예정이라고 한다. 좋은 곡이 나오길 기대하는 마음을 내비쳤다.

 

창작곡과 바위처럼두 곡을 공연하기 위해 매주 모여 공부하고 토론하고 연습하는 이들

 

▲ 모임이 끝나고 사진을 함께 찍은 늘해랑과 메모리아 회원들  © 문화예술 통신원

 

수요시위를 방해하는 세력에 맞서 위대한 역사인 수요시위를 지켜가는 것이 자신들에게 주어진 임무라고 말하는 학생들.

 

저는 수요시위가 정말 위대하다고 생각을 하고 있는데요, 저희 나빌레라 프로젝트가 수요시위에 노래를 통해 참여할 수 있는 거잖아요. 수요시위에 관심이 있으신 분이라면 나빌레라에 오셔서 함께 세미나도 하고 토론도 하고 공연도 함께 하면서, 위대한 수요시위 역사를 지켜가고 이어갔으면 좋겠습니다. (나윤경 늘해랑 회장)”

 

“...친일파가 제대로 청산이 안 되어서 적폐 세력들이 사회 곳곳에 남아있는 거잖아요. 이제 진짜 민주 대한민국으로 나가기 위해서, 적폐 세력들을 몰아내는 일에 많은 사람들이 연대하고 목소리를 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양선주 메모리아 회원)”

 

대학생들의 눈빛과 행동에서 우리 민족의 내일을 엿볼 수 있었다.

 

한편, 세계 일본군 위안부기림의 날은 일본의 위안부 문제가 처음으로 세상에 알려진 날이다. 1991814일 기자회견을 통해 김학순 할머니가 피해 사실을 공개 증언한 이후로 잇따라 생존자들의 증언이 이어졌고, 그로 인해 일본군 위안부문제가 국제 사회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세계 여성단체들은 2013년부터 매년 814일에 일본군 위안부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연대집회를 열기 시작했고, 올해로 8회를 맞는다. 우리나라에서는 201712월에 국회에서 관련 법안이 통과되어 일본군 위안부기림의 날(814)을 공식적인 국가기념일로 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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