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이음이 월간 '민족과 통일' 9월호를 발간했다. 우리사회와 한반도 정세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발간사
친일청산 하자는 말에 혼비백산한 자들
김원웅 광복회장의 광복절 기념사가 적폐의 벌집을 들쑤셔놓았다. 원희룡을 비롯한 친일적폐들은 김 회장의 친일청산 주장을 ‘편 가르기’라고 주장하며 비난했다. 김 회장의 기념사가 마치 뾰족한 바늘 끝처럼 친일적폐들의 아픈 곳을 찌른 듯하다.
김 회장의 친일청산 주장은 매우 합리적이고 합당하고 절박한 내용이었다. 이승만이 반민특위를 해체해 친일청산이 제대로 안 됐고, 독립군 학살하던 자들이 국립현충원에 버젓이 안장돼있고, 애국가를 작곡한 안익태는 친일, 친나치 부역자라는 것, 여기 어디에 허구가 있는가.
그런데 원희룡, 하태경, 장제원 같은 자들이 발칵 뒤집혀 발버둥치고, 조중동 종편 적폐언론이 혼비백산해 연일 친일옹호 보도를 내놓는 이유는 무엇인가. 친일청산은 곧 자신들의 종말임을 알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라도 우리는 친일청산을 반드시, 기필코 해내야 한다.
이 땅에서 친일청산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첫째, 역사를 바로 세워 다시는 일제강점기와 같은 민족의 비극을 되풀이하지 말자는 것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이 있다. 우리가 역사를 배우는 이유는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후대에게 무엇을 물려주고 있는가. ‘친일을 하면 3대가 떵떵거리고,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망한다’는 교훈을 물려주고 있지는 않는가. 사실 이번에 김 회장이 친일청산을 주장하자 친일파 후예들이 부끄러움도 모르고 대거 들고 일어난 것만 봐도 ‘친일을 하면 3대가 떵떵거린다’는 말이 현실이긴 하다. 이런 교훈을 새긴 사람들이 매국노가 될 것임은 물어보나 마나다. 친일청산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이 나라는 매국노가 넘쳐나는 나라가 될 것이며, 매국노가 대접받는 나라가 어떻게 될지는 너무나 분명하다. 지금 대한민국의 현실이 딱 그렇다.
한 나라, 한 민족이 역사에서 사라질 때 그 원인은 무엇일까? 우리 역사에서 가장 강대한 나라로 꼽히는 고구려. 고구려는 당나라의 침략에 사라진 게 아니다. 고구려는 수차례 수나라, 당나라의 대군을 물리쳐냈다. 그런데 연개소문의 아들들이 분열해 투항하고, 자살하고 하면서 무너졌다. 외부의 침략이 아닌 내부에서 무너진 게 결정타였다. 하지만 지도부는 분열하고 투항했어도 백성은 그렇지 않았다. 그래서 곧바로 발해를 만들었고 후에 고려로 이어졌다. 만약 당시 고구려 백성들이 ‘나라야 망하든 말든 나만 잘 살면 된다, 당나라에 붙으면 3대가 잘 살 거다’는 생각을 했다면 고구려는 영원히 우리 민족의 역사에서 사라졌을 것이며 어쩌면 우리 민족이 지금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
매국노는 처단된다, 애국자가 나라의 주류가 되어 나라의 발전을 이끈다는 생각이 그 나라의 상식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그래야 ‘먹고 살려면 친일할 수밖에 없었다’, ‘그 때 친일 안 한 사람이 어딨냐’는 이완용 식의 주장이 설 자리를 잃는다. 그래야 21세기에 접어든 오늘날 ‘미국에 의존하지 않으면 경제를 지탱할 수 없다’, ‘한미워킹그룹에서 시키는 대로 해야 한다’는 황당한 주장도 사라진다.
둘째, 기득권 적폐세력을 뿌리째 뽑아 제대로 된 적폐청산과 사회대개혁을 이루자는 것이다.
친일파의 후예들이 기득권 적폐세력이 되었다. 지금 저들이 뻔뻔하게 친일청산을 반대하는 이유는 자신들의 기득권이 사라질까봐 그런 것이다. 거꾸로 말하면 기득권 적폐세력을 청산하려면 친일청산을 해야 한다.
물론 모든 기득권 세력, 모든 적폐세력이 다 친일파는 아니다. 따라서 친일청산을 한다고 해서 모든 적폐세력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친일파와 적폐세력은 매우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적폐세력은 행정부, 사법부, 국회와 정당, 군부, 재계, 언론, 극우단체 등에 매우 광범위하게 퍼져 있으며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상부상조하고 있다. 언론이 미래통합당을 띄워주고, 재계가 극우단체에 뒷돈을 대며, 판사가 전광훈을 풀어주는 식이다. 그리고 친일파도 이런 다양한 부문에 들어가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 따라서 본인이 친일파가 아니더라도 적폐와 한 배를 탄 이상 친일파를 비호해주게 되어 있다. 김 회장이 미래통합당을 두고 친일세력과 결별하지 않는 한 토착왜구와 한 몸이라고 지적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런데 아무리 친일파가 적폐의 주류에 있고 사회 곳곳을 장악하고 있다고 해도 대놓고 친일을 주장할 수 있는 사회 분위기는 아니다. 국민의 대다수는 반일을 찬성하고 친일을 반대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친일청산은 광범위한 지지를 받으며 진보개혁진영이 추진할 수 있는 중심 사안이라고 하겠다. 친일청산을 확실하게 해내면 다른 적폐세력들도 기운을 잃고 눈치를 보게 되어 전반 적폐청산에 유리한 환경이 마련된다. 이를 통해 제대로 된 적폐청산과 사회대개혁을 이룰 수 있다.
셋째, 이 땅의 모순을 가져온 미국의 내정간섭을 억제하여 자주통일과 평화번영을 이루자는 것이다.
해방 직후 등장한 미군정이 친일파를 등용해 친미파로 육성했음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렇게 친일파에 면죄부를 준 바람에 지금까지 친일파의 후예들이 기득권을 누리고 이 사회의 주류로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이들은 철저한 친미파가 되었다. 이들에게 미국은 생명의 은인이다. 미국에 의존하고 미국의 승인을 받는 게 ‘애국’이라고 주장하는 자들이 이 사회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들은 자신의 뿌리인 친일을 미화한다. 친일파가 만든 노래를 애국가로 만들었다.
한국 사회의 모든 문제는 여기서 출발한다. 미국은 동북아 패권을 위해 한국이 필요하고, 친일적폐는 자기 기득권을 위해 미국이 필요하다. 그래서 친일적폐는 미국에 나라를 갖다 바치고 지금껏 호의호식해왔다. 민주주의가 발전하고 남북관계가 호전될수록 미국의 영향력은 약해지고 친일적폐가 설 자리도 사라진다. 그러니 이들 미국-친일적폐 세력은 민주주의를 막고 남북관계를 막는다. 이들은 한반도는 언제까지나 전쟁 위기로 불안정하여 반공반북 논리로 통제 가능한 지역이어야 한다.
이 말을 뒤집으면 친일청산을 해야 자주통일과 평화번영을 이룰 수 있으며 미국의 내정간섭도 억제할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이렇게 보면 친일청산이야말로 오늘날 역사바로잡기 운동이며, 적폐청산과 사회대개혁 운동이며, 자주통일과 평화번영 운동이다. 친일청산이야말로 진정한 애국 운동이다.
끝으로 김원웅 회장이 과거 독재정권에 부역한 것을 부끄럽게 여기고 반성한 점에 대해 한 마디 해야겠다. 무릇 사람은 현재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하느냐로 평가해야 한다. 어떤 자들은 김 회장의 과거를 가지고 공격하며 친일파를 비호한다. 그런 논리라면 세상에 떳떳한 사람은 누구도 없다. 사람은 누구나 크든 작든 잘못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 잘못을 뉘우치고 반성하며 그것을 씻어내기 위해 남들보다 더 열심히 노력하는 것이다. 김 회장이 과거를 반성하며 그 때문에 친일청산을 더 열심히 한다고 말한 것은 잘 한 것이다. 앞으로도 그 마음이 변치 않는지 지켜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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