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어떤 종전"

황선 | 기사입력 2020/10/12 [10:41]

시 "어떤 종전"

황선 | 입력 : 2020/10/12 [10:41]

어떤 종전

 

-황선

 

왼쪽날개만 텅 빈 것이 아니다.

지구의 가장 높은 자리에 군림하던 백악관과 펜타곤도 

텅 비었다. 

이국의 땅으로 진군명령 내리기를 고대하는 자리

합참의장도 부의장도

각 군 참모총장도

스타워즈, 그 파괴적 꿈의 부산물인 

우주군 사령관도 사이버사령관 조차

모두 격리 상태,

국경이 아니라 문지방을 못 넘는 

팍스아메리카나.

 

그  크고 쓸쓸한 빈 방에서 만삼천 킬로미터 밖 작은나라

대동강변 유난히 큰 광장엔

군 총참모장의 열병식 준비검열 보고에 이어

육·해·공군의 뒤를 이어 전문병, 사회안전군,

하늘에서는 전투기들이 밤하늘 가득 꽃불을 수 놓으며 열병비행을 했다. 

강바람에 감사의 눈물을 씻으며 백세 노인도 밤을 지새고

청춘남녀는 새벽까지 군무를 추며 야회를 즐겼을 것이다. 

 

오랜세월 타의에 의해 봉쇄당한 사람들은 

광장을 채우고 축포를 쏘아올렸고 

오랜세월 숱한 나라와 사람들을 봉쇄하고 학살했던 이들은

각자의 방에 격리 당했다. 

 

세상에는 이런 종전도 있는 것이다. 

새로운 시대는 이미 흐르고 있다.

 

 

  • 도배방지 이미지

  • 송전탑 2020/10/20 [11:27] 수정 | 삭제
  • "세상에는 이런 종전도 있는 것이다" 그렇습니다. 이제 종전이에요. 전후처리 과정이 진행될 것입니다. 살다 보니 이런 날도 보는군요.
광고
광고
광고
광고
시인의 마을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