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글] 이창기 선배님의 진짜 후배가 되겠습니다

윤태은 | 기사입력 2020/11/14 [01:05]

[추모글] 이창기 선배님의 진짜 후배가 되겠습니다

윤태은 | 입력 : 2020/11/14 [01:05]

어느덧 이창기 선배님의 2주기가 다가왔습니다. 

 

2018년 11월 선배님 임종 3일 전 만나 뵈었던 이창기 선배님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앙상한 볼과 팔, 눈을 뜨는 것도 힘들어하셨던 그 모습, 목소리도 잘 나오지 않으실 정도로 몸은 쇠약하셨죠. 하지만 선배님은 병문안 온 학생들에게 오히려 힘과 신심을 주시는 그런 분이셨습니다. 같이 방북취재를 가자, 우리 민족은 위대하다, 통일은 반드시 된다... 병문안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큰 힘을 받고 왔던 기억입니다. 그리고 돌아가려는 학생들에게 홀로 몸을 일으키기도 힘드신 상황에서도 지갑을 열어 떨리는 손으로 5만 원을 주셨죠. 그 장면이, 그 병실에서 맡았던 냄새가 그리고 온도가 아직도 생생하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이창기 선배님 2주기가 된 지금 주변을 돌아보면 선배님을 중심으로 한 번도 바뀌지 않은 것들과 많이 바뀐 것들이 떠오릅니다.

 

이창기 선배님의 진짜 후배가 되려는 후배들, 선배님의 새로운 동지들이 더 많아졌습니다. 이 후배들은 단 한 번도 이창기 선배님을 만나보지 못한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이창기 정신을 따라 배우려 노력하며 조국과 민족을 위한 삶을 살려고 하는 친구들입니다. 친구들에게 김승교 의장님, 이창기 선배님 이야기를 할 때면 그 시절을 살지 못해서 아쉽다고 너무나 직접 뵙고 싶다고 이야기합니다. 한 번도 뵙지 못한 후배들 마음속 깊이 이창기 선배님이 자리 잡았습니다.

 

대진연이 반미투쟁을 더 가열차게 벌이고 있습니다. 이 모습을 선배님이 보셨다면 얼마나 좋아하셨을까요. 20살 어린 친구부터 아이를 가진 엄마까지 자신을 내던져 투쟁하는... 우리 민족의 기상이 가득한 그런 투쟁들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 모습을 보신 선배님이 꽃향기 그윽하고 술 익는 마을에서 신명나게 기사를 쓰고 계시지 않을까 하는 미소 번지는 상상도 해봅니다.

 

혁신의 바람이 대대적으로 크게 불고 있습니다. 이창기 선배님의 진짜 후배가 되겠다고 결심했던 2018년의 부족했던 모습을 생각하면 지금도 부끄러워집니다. 그런 낡은 모습으로 그런 부족한 모습으로 따라 배우려고 했다니... 그래도 그런 부족한 모습조차 사랑해주시고 위해주셨던 선배님이셨기에 조금이나마 낡은 껍질은 벗어내려 부단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동지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깨 벗은 것처럼 동지들 앞에서 내 부족한 부분을 드러내고 비판을 듣고 혁신하고... 이 흐름이 얼마나 무서웠으면 조선일보가 기사까지 썼을까? 이런 모습을 보시면 이창기 선배님이 얼마나 호탕하게 웃으셨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한 번도 바뀌지 않은 것들, 선배님을 그리워하는 동지들은 여전히 선배님이 그립습니다. 지금도 추모 영상을 보는 것이 너무나 힘겹습니다. 선배님에 대한 말을 할 때면 지금도 너무나 눈물이 납니다. 이상하게 모든 교양의 마무리는 이창기 정신으로 끝이 납니다. 여전히 그날 받은 오만 원은 지갑에 그날 접어진 모양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여전히 핸드폰 배경화면에서 선배님은 청년의 모습으로 쳐다보고 계십니다.

 

감사합니다 선배님

 

인생의 변곡점이 참 많았던 20대였습니다. 운동이 주는 행복한 삶을 모르고 참 많이 방황하고 힘겨워했습니다. 다시 마음의 방향을 바꿔 조직에 돌아왔지만 심장까지 푹 담그지 못하고 절반가량 마음을 냈습니다. 그런데 선배님을 만나고 그 한두 번 이야기 나눠보고 너무나 아쉽지만 선배님을 떠나보내고 따라 배우려 노력하는 그 과정에서 어느새 운동이라는 것이 삶 그 자체가 되었습니다. 선배님을 잘 알지 못하고 생전에 그리 친하게 지내지 못한 나이 어린 후배이지만 선배님의 의미는 저에게 너무나 컸습니다. 선배님이 절 이렇게 바꿔주셨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선배님. 이렇게 운동하는 삶의 기쁨을 깨달았기에 너무나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지금도 마음이 괴로울 때 안 좋은 감정이 올라오려 할 땐 그런 사람, 내일을 사는 사람이란 노래를 듣습니다. 그래도 못난 후배인지라 참 실수할 때도 많고 반성이 늦을 때도 많지만 이제는 그래도 그 모습이 부끄럽다는 사실을 느끼는 시간이 점점 빨라지고 있습니다. 

 

이창기 선배님의 진짜 후배가 되겠습니다.

 

이창기 선배님과 육신은 함께 할 수 없기에 정신이라도 가까워지기 위해 부족하지만 낡은 모습은 버리고 더 나은 일꾼이 되기 위해 노력했던 2년의 시간이었습니다.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넓은 품으로 믿어주는 '우리'가 저에게 너무나 큰 임무를 주었네요. 선배님처럼 긍정 낙관에 넘쳐 사업을 구상하다가도 가끔 잘 할 수 있을까 혼자 생각에 빠질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선배님의 후배로 사는 게 무엇인지 늘 되새기겠습니다. 학습도 생활도 실천도 운동가답게 이창기 선배님의 후배답게 살겠습니다. 그리움에 빠져 슬퍼하기보다는 선배님이 그리셨던 미래를 이어 그리는 데 집중하겠습니다.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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