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햇살103] 최근 문재인 민주당 정부 세력에서 드러난 문제

문경환 | 기사입력 2020/11/24 [08:41]

[아침햇살103] 최근 문재인 민주당 정부 세력에서 드러난 문제

문경환 | 입력 : 2020/11/24 [08:41]

1. 이인영 장관

 

(1) 무슨 발언을 하였나

 

지난 10월 23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코로나19 치료제나 백신 개발이 가시권에 들어오거나 시중에 유통되기 시작하면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 “코로나19 치료제나 백신이 등장할 때 보다 능동적으로 보건의료협력에 나서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또 11월 18일 KBS 뉴스에 출연해서도 “만약에 우리가 치료제와 백신을 서로 협력할 수 있다면 북으로서는 그런 코로나 방역 체계로 인해서 경제적인 희생을 감수했던 부분들로부터 좀 벗어날 수 있는 이런 계기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한다”라면서 “우리가 많아서 나누는 것보다도 좀 부족하더라도 부족할 때 함께 나누는 것이 더 진짜로 나누는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하였다. 

 

20일에는 남북보건의료협력협의체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서도 “머지않은 시기에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돼 보급되면 한반도에는 사람과 물자가 오가는 새로운 여건이 조성될 것”이라고 하였다. 또 “추위가 다가오지만 이번 겨울만큼은 남북이 손 맞잡고 따뜻한 평화와 생명의 힘을 만들면 좋겠다”라는 기대도 내비쳤다. 

 

23일 경제계 인사 간담회에서도 “우리로선 다른 나라에 앞서 북한을 남북간 협력의 장으로 나올 수 있도록 만드는 전략적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라며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 비핵화 협상 진전 등 이런 과정에서 대북제재의 유연성이 만들어지면 남북경협의 문제는 먼 미래의 문제보다는 예상보다 좀 더 빠르게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하였다. 

 

종합해보면 이인영 장관은 ‘게임 체인저’라는 표현을 쓸 정도로 코로나 백신 개발에 큰 기대를 걸고 있으며 백신을 가지고 북한을 대화의 자리에 유인할 수 있다고 여기는 듯하다. 

 

(2) 무슨 문제가 있나

 

물론 남북이 보건의료와 방역 부문에서 협력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이인영 장관의 발언에는 심각한 문제가 숨어있다. 

 

첫째, 고질적인 체제우월의식, 대북우월의식이 담겨 있다. 

 

코로나19에 대해 남과 북은 모두 방역에서 세계적으로 자랑할 만한 성과를 냈다. 하지만 한국은 다른 나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처를 잘 하고 있다고는 할 수 있어도 여전히 하루 수백 명의 확진자가 발생해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2단계로 격상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반면 북한은 아직까지 한 명의 확진자도 내지 않은 유일한 나라다. 지난 9일 에드윈 살바도르 세계보건기구(WHO) 평양사무소장은 북한 보건성이 10월 29일까지 누적 12,072명을 검사했지만 확진자가 없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상식적으로 북한을 일방적으로 도와줄 생각보다는 남북이 서로에게 뭔가 배우려는 생각을 먼저 해야 한다. 하지만 이인영 장관은 시종일관 북한이 코로나19로 엄청난 고통을 겪고 있으며 한국이 도와줘야만 하는 것처럼, 시혜를 베풀어야 하는 것처럼 이야기한다. 북한의 코로나 대처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 적이 없다. 뿌리 깊은 대북우월의식이 객관적인 판단 능력조차 가로막은 것이다. 

 

둘째, 현 남북관계의 본질을 오판하고 있다. 

 

이인영 장관은 마치 북한 코앞에서 백신을 흔들면 북한이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올 것처럼 이야기한다. 하지만 북한은 코로나19를 자력으로 이겨내겠다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강조하였다. 백신이나 치료제로 복원할 수 있는 남북관계가 아니다. 

 

지금의 남북관계가 코로나19 때문에 단절되었다고 봐서는 안 된다.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전인 작년에도 남북관계는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남북관계 단절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는 코로나 때문이 아니었다. 한국 정부가 남북 정상 합의를 어기고 대북전단을 막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이후 반 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대북전단 금지법은 국회를 표류 중이며 대북전단 살포범들은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한미연합훈련을 진행하고 첨단 무기를 도입한 것도 약속 위반이다.

 

지금 남북관계 단절의 본질은 한국 정부의 합의 위반에 있다. 따라서 코로나19를 퇴치한다고 해서 남북관계가 저절로 복원될 거라 여겨서는 안 된다. 만약 남북이 의지만 있다면 코로나19가 있다고 해도 화상통신을 통해 얼마든지 회담도 할 수 있고 교류협력도 할 수 있다. 남북관계를 복원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문재인 정부의 사과와 재발방지 실천, 남북합의 이행이 뒤따라야 한다.  그런데 이인영 장관은 끝까지 문재인 정부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무슨 백신 같은 것으로 시혜를 베풀면 북한이 모른 척 대화에 나올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을 하고 있다. 이 역시 대북우월의식의 일환이다. 

 

▲ 이인영 장관.  © 이인영

 

셋째, 실제 백신을 보낼 생각도 없으면서 북한을 고립시키려는 의도가 숨어 있다. 

 

현재는 코로나19 백신도 치료제도 없다. 몇몇 나라들이 개발에 성공했다고는 하나 아직은 효과가 있는지 확신할 수 없다. 백신이나 치료제가 개발 됐다고 해도 그건 그 나라 것이지 한국 것은 아니다. 한국 정부는 아직 어느 제약회사와도 계약을 추진하지 않고 있다. 한 마디로 이인영 장관은 있지도 않은 백신으로 벌써부터 입으로 생색 낼 건 다 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만약 백신이나 치료제를 확보한다면 과연 이인영 장관은 정말 북한에 이것들을 지원할 생각이 있을까? 장관의 본심이야 알 수 없지만 그간 통일부 행적을 살펴보면 대략 짐작할 수 있다. 

 

지난해 1월 정부는 북한에 타미플루 20만 명분과 독감 신속진단키트 5만 개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사전에 미국과 협의도 거쳤다고 했다. 하지만 짐을 실어 나를 트럭이 대북제재에 걸린다는 이유로 끝내 지원을 못했다. 2009년 이명박 정부도 지원했던 타미플루를 문재인 정부가 지원하지 못한 것이다. 북한은 개성과 판문점을 오가며 무려 한 달 동안 타미플루를 받아가려고 기다렸다가 허탕만 치고 돌아갔다. 

 

당시 상황에 대해 정확히 확인된 사실관계를 보도한 언론은 없었다. 그저 ‘소식통에 따르면 트럭이 대북제재에 저촉될 수 있다는 미국 측 의견이 있었다더라’는 정도다. 유엔 안보리에 제재 저촉 여부를 문의한 적도 없는 것이다. 통일부가 정말 일을 성사시킬 의지가 있었다면 유엔 안보리를 적극 설득하는 노력이라도 했을 것이다. 하지만 통일부는 제재에 저촉하는지 확실치도 않은데 괜히 미국 눈치를 보고 알아서 사업을 접었다. 그리고는 엉뚱한 대북제재에 책임을 떠넘겼다. 그리고 일부 종편은 마치 북한이 타미플루를 거부해서 사업이 무산된 것처럼 보도했다. 

 

위 사안은 이인영 장관 전임자의 문제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인영 장관 취임 이후에는 어떨까? 

 

이인영 장관은 취임하면서 제재를 우회할 수 있는 ‘작은 교역’을 강조했다. 작은 것부터 시도해서 성과를 내보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올해 8월 한 민간단체 주도로 북한 술과 한국 설탕을 물물교환하는 사업이 추진된다며 언론이 떠들썩하게 보도했다. 그러나 이 간단한 물물교환 사업은 끝내 무산되었다. 

 

당시 통일부는 설탕과 술이 제재 물품이 아니기 때문에 한미워킹그룹 논의 대상이 아니라고 하였다. 그런데 느닷없이 8월 20일, 24일 국정원이 국회 정보위원회에 북한 측 사업 상대인 개성고려인삼무역회사가 유엔 대북제재 대상이라고 보고하면서 분위기가 급반전했다. 하지만 유엔 대북제재 목록은 국정원만 아는 비밀이 아니다. 누구나 열람할 수 있다. 여기에 개성고려인삼무역회사는 없다. 언론 보도가 사실이라면 국정원이 허위 보고를 한 셈이다. 그리고 그것이 허위 보고라는 건 통일부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 사태에 대해 국정원은 언제나처럼 아무런 언급도 안 하고 있다. 

 

일설에 따르면 애초에 통일부는 이 사업에 소극적이었다고 한다. 사실 물품도, 업체도 제재 대상이 아니었던 위 사업이 무산된 이유는 이것 말고는 찾을 수가 없다. 장관은 뭔가 할 것처럼 언론 플레이를 하지만 뒤에서는 민간 교류협력사업에 제동을 걸고 있는 실정이다. 그 속에서 통일을 바라는 남북의 국민과 민간단체들은 ‘희망고문’을 당하고 있다. 

 

이처럼 통일부는 대북제재와 미국의 눈치를 이겨내고 남북 교류협력을 할 생각도 없고, 할 의지도 없다. 

 

그렇다면 이인영 장관은 왜 할 생각도 없고, 하지도 않을 백신 지원을 언급한 것일까? 아마도 두 가지 효과를 노린 듯하다. 

 

백신 지원이 될 것처럼 분위기를 띄우다 무산되면 사람들은 남북 교류협력에 대한 회의감과 절망감을 느끼게 된다. 이것이 반복되면 체념하고 더 이상 기대를 하지 않게 된다. 국민 속에 패배주의를 심는 것이다. 이것이 첫 번째 노림수다. 두 번째는 반북의식을 고취하는 것이다. 타미플루 사례처럼 사태 배경이 불투명한 속에서 마치 북한이 남북 교류협력을 거부해서 일이 안 되는 것처럼 언론 플레이를 할 수 있다. 그래서 북한은 폐쇄적인 나라, 믿을 수 없는 나라, 비합리적인 나라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다. 

 

통일부가 이런 반통일적인 행동을 할 리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남북 교류협력이나 통일운동을 위해 통일부와 접촉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쉽게 납득할 것이다. 이명박근혜 시절 통일부는 ‘반통일부’라는 오명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반북활동의 선봉에 있었다. 당시는 민간단체가 방북할 때 북한에서 찍은 사진을 언론사에 넘겨주지 않는다는 각서를 써야 했다. 이를 어기고 언론사에 넘겼다가 이후 방북사업을 금지당한 단체도 있다. 당시 통일부는 북한의 실상이 알려지는 것을 극구 차단했다. 

 

정권은 바뀌었지만 통일부는 장관 한 명 바뀐 것 말고는 바뀐 게 없다. 북한의 실상이 알려지는 것을 차단하고, 북한을 악마화해야만 유지될 만큼 대한민국 사회가 위태로운 건지는 알 수 없지만 아무튼 통일부가 이 일을 앞장에서 하고 있다. 

 

2. 유시민 이사장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지난 20일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 북's’에서 소설 「광장」의 내용을 소개하며 북한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광장」은 월남 작가 최인훈의 1960년대 초기 소설로 한국 사회를 비판하던 주인공이 월북했지만 북한 사회에도 회의감을 느껴 중립국을 택해 가는 도중 자살한다는 내용이다. 유시민 이사장의 발언은 문재인 민주당 정부 세력의 인식이 대체로 어떠하며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보여준다. 

 

(1) 왜 눈앞의 현실을 부정하는가

 

유시민 이사장은 “학교, 공장, 시민회관, 그 자리를 채운 맥 빠진 얼굴들. 그저 앉아있었다. 그들의 얼굴에는 아무 울림도 없었다. 혁명의 공화국에 사는 열기 띤 시민의 얼굴이 아니었다”라는 소설의 구절을 인용하며 ‘지금 북한 사회와 똑같다, 북한에 대한 예언서다’라고 추켜올렸다. 그러면서 북한 체제가 “인간의 개별성을 완전히 말살하는 시스템”이라고 주장했다. 

 

▲ 알릴레오 북's의 한 장면.  © 노무현재단

 

유시민 이사장도 그렇고 우리 국민 모두도 학교에서 북한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배웠다. 하지만 그렇게 배운 지식이 과연 사실인지 따져봐야 한다. 

 

2018년 9월 문재인 대통령이 15만 평양시민 앞에서 연설할 때 과연 ‘북한은 개성을 말살하는 나라, 북한 국민은 열기도 없고 울림도 없는 사람’이라고 느꼈을까?

 

평양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평양 시민들께서 나와 우리 대표단 일행을 특별히 따뜻하게 맞이해 주시고 또 열렬한 동포애를 보여주신 것에 대해서 깊이 감사드립니다. 정말 기대하지 않았던 그런 환대였습니다”라고 하였다. “평양 시민들의 활기찬 모습이 아주 인상적입니다”라고도 하였다. 이것이 그냥 인사치레였는지 의문이다. 

 

또 당시 방문단 일원이었던 박지원 현 국정원장도 “(주민들 표정이) 굉장히 활기에 차고 희망적이었다”라고 하였으며 한완상 전 부총리도 “평양 거리의 주민들도 좀 자유로워진 것 같고, 그게 사람들의 얼굴 표정이 많이 편해 보여요, 자유롭고”, “(안내원들도) 자연스럽게 대화하고요. 옛날 같으면 따지고들 이야기인데도 넘어가고요”라고 하였다. 김홍걸 의원 역시 “사람들 표정까지 모든 것이 활기가 넘치고 밝(았다)”라고 하였다. 

 

다른 걸 다 떠나서 당시 우리 국민 모두가 생중계로 현장을 다 보았다. 그리고 지난 10월 10일 북한의 당창건 75주년 기념행사 영상도 많은 국민이 보았다. 지금은 실시간으로 북한 국민의 얼굴 표정을 공중파 방송으로 볼 수 있는 시대다. 

 

요즘은 태어나기 전부터 사진(초음파사진)을 찍기 때문에 사진을 통해 진실을 파악하는 능력이 다들 탁월하다. SNS에 올린 사진을 보고 친구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기분이 어떤지도 금방 알아맞힌다. 

 

그런데 방송 화면에 등장하는 수많은 북한 사람들의 모습은 다채롭고 활기차고 열의에 넘쳐 있었다. 진정성도 느껴지고 감동적이기도 하고 진취적이라는 느낌도 받았다. 텔레비전 화면에서 본 북한 국민의 모습이 울림도 없고, 열기도 없고, 개성도 없다고 느낀 사람은 없었다. 

 

유시민 이사장도 방송을 다 보았을 것이며 똑같은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그런데 왜 유튜브 방송에서는 그런 상반된 이야기를 하는가. 어릴 때 받은 반공교육의 세뇌 효과가 아직도 남아있는 것인가. 아니면 북한을 다녀온 문재인 대통령과 일행들의 진술, 그리고 방송을 본 자신의 눈을 신뢰하지 못하는 것인가. 

 

(2) 한국의 치부를 자랑하는 게 부끄럽지 않은가

 

유시민 이사장은 한국에 대해 “자기가 마음먹으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자기 개별성을 살려 나갈 수 있는 체제”라며 “(한국은) 아주 자유로운 광장이 됐다. 심지어 부패할 자유(도 있다)”라고 평가했다. “부패할 사람은 부패하고, 그렇지 않을 사람은 그렇지 않고”라는 것이다. 유 이사장은 「광장」의 주인공이 중립국을 택했지만 최인훈 작가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낙관적으로 봤다, 남쪽의 광장에서 명백한 가능성을 봤다고 주장했다. 

 

자칭 ‘급진적 자유주의자’(radical liberalist. 2014년 5월 25일 대학신문 인터뷰에서 유시민 이사장은 자신을 래디컬한 리버럴리스트라 칭했다)인 유시민 이사장은 개인의 자유가 보장된 한국 체제가 북한보다 우월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부패할 자유’도 있다고 자랑한다. 그런데 이게 자랑거리인지 의문이다. ‘부패할 자유’가 존재하는 건 체제 우월적인 모습이 아니라 부끄러운 모습 아닌가. 검찰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악랄하게 공격해 죽음으로 내몬 것도 자유라 할 수 있는가. 채널A 이동재 기자가 유시민 이사장을 파멸시키려고 공작을 펼친 것도 자유인가. 

 

물론 자유가 주어지는 대신 그에 대한 책임도 져야 한다고 이야기할 수 있겠다. 하지만 한국 사회에서 ‘부패할 자유’, ‘누명을 씌울 자유’, ‘부당한 탄압을 할 자유’에 대해 제대로 책임진 사람이나 세력이 있었나? 노무현 전 대통령, 한명숙 전 총리, 조국 전 장관 등이 당한 억울한 일에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았다. 그나마 이들은 억울함이 드러나기라도 했다. 진실을 폭로도 못하고, 대응도 못하고 죽은 사람들이 훨씬 더 많은데 그들 앞에서 ‘부패할 자유’를 과연 제정신으로 말할 수 있나. 

 

(3) 중요한 것은 사실이고 진실이다

 

지난해 10월 1일 JTBC 토론 방송에 출연한 유시민 이사장은 조국 전 장관 사태와 관련해 검찰개혁을 강력히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 각자는 어떤 진영을 선택해서 해도 돼요. (사회자인) 손석희 앵커만 진영 논리를 안 따르시면 돼요. 근데 우리나라의 문제는 언론 자체가 이미 다 진영에 속해 있어요, 대부분의 언론이요. ‘진영논리에 빠지지 마십시오, 진영논리는 나쁩니다’라고 말하는 자체가 진영 논리예요, 지금”이라고 주장했다. “진영으로 나눠서 서로 대립하는 것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불가피하고 자연스럽다”라는 것이다. 그리고 “사실과 사실이 아닌 것을 뒤범벅”해서 국민을 속이고 조국 전 장관을 공격하는 것에 대해 반박하면서 중요한 것은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유시민 이사장의 주장을 정리해보면, 내가 어느 진영에 있느냐보다 무엇이 사실이며 누가 진실에 기초한 주장을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매우 중요하고 긍정적인 이야기다. 북한에 대해서도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려고 노력해야 건설적인 결론을 얻을 수 있다. 

 

그런데 유시민 이사장은 자신이 말하는 ‘진실’ 문제에서 얼마나 자유로운가. 통합진보당의 분당을 가져온 오옥만 부정선거 사건을 돌아보자. 

 

2012년 4월 총선 이후 유시민 계 당원들이 당내 경선 부정선거 의혹을 들고 나왔다. 이석기, 김재연 의원이 대규모 부정선거로 비례후보 앞 번호를 가로챘다는 것이다. 그러나 검찰 수사 결과 이석기, 김재연 의원은 기소조차 되지 않았고 오히려 유시민 계 오옥만 후보가 조직적 부정을 저지른 사실이 드러나 구속되었다. 한 마디로 부정선거를 저지른 세력이 반대파 세력에 누명을 씌운 사건이었다. 그리고 이 과정에 유시민 이사장도 동참했다. 유시민 이사장은 비례대표 전원 일괄 사퇴를 주장하며 진상조사 주장을 회피하였다. 

 

그렇다면 유시민 이사장은 이렇게 밝혀진 진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누명을 씌운 것에 대해 미안하게 여기고 사과한 적이 있었던가? 통합진보당에 8억 원의 빚을 떠넘기고 탈당한 것에 대해 부끄러워한 적이 있었나? 유시민 이사장은 검찰개혁을 이야기하면서 검찰이 조국 전 장관 사건을 조작한다고 주장하지만 정작 자신의 과거는 어떤가. 통합진보당 사태로 인해 결국 유시민 이사장을 바라보고 모였던 국민참여당 세력은 지금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유시민 이사장이 당을 만들었다 없앤 사례는 그 전에도 있었다. 바로 2002년 창당해 1년 만에 사라진 개혁국민정당이다. 개혁국민정당이나 국민참여당에 함께했던 많은 이들이 자신은 유시민 이사장의 정치 실험에 이용당했다며 분노하고 있는 것을 유시민 이사장 본인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사실 유시민 이사장에게는 ‘정당 제조기’, ‘정당 파괴자’ 같은 악명이 따라다닌다. 이것이 유시민 이사장이 말하는 ‘극단적 자유주의’(radical liberalism)인가. 이걸 보면 노무현 전 대통령이 유시민 이사장에게 정치하지 말라고 한 이유를 알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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