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2월 3일 오전 11시 대구경북대학생진보연합(이하 대경대진연) 회원들과 연대자들이 대구 주한미군기지 캠프워커 앞에서 ‘60년 만에 반환되는 대구 주한미군기지 캠프워커 헬기장 부지의 심각한 환경오염을 해결하라’고 주한미군에게 촉구했다.
최근 드러난 대구 주한미군기지 캠프워커 헬기장 부지에 대한 환경오염 문제가 지역 언론과 시민사회에서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환경부 조사 결과, 기지에서 발견된 1급 발암물질을 포함한 대부분의 독성물질 기준치가 8배에서 17배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이에 대경대진연은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 주한미군 측에 환경오염 정화에 대한 모든 비용을 책임지라고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지난주에 이어 연 것이다.
장규민 대경대진연 회원은 발언을 통해 “끔찍한 헬기장 반환부지의 환경오염이다. 비소와 벤젠은 특히 1급 발암물질이고, 다이옥신은 고엽제의 주성분이다. 이런 유해물질을 바로 내 동네, 내 집 앞에 두고 모르고 산 우리 시민들에게 주한미군은 아무런 대답도 없다. 도대체 미군기지 안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주한미군은 일말의 양심의 가책조차 없는 것인가?”라며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주한미군 행태를 강력히 규탄했다.
길정혜 씨는 “매일 이 근처를 지나다니는 시민으로서 참담한 심정이다. 가뜩이나 코로나19 바이러스로 힘들어하는 시민들에게 더 커다란 위험을 안겨준 것이 바로 주한미군이다. 적어도 오염을 유발한 가해자가 모든 치유의 책임을 지는 게 마땅하지 않나? 제2의 서울 용산기지의 전철을 밟게 되는 것이 아닌가? 우리 시민들은 매우 우려하고 있다. 용산은 17년이 넘게 정화작업을 벌였지만 여전히 치유되지 않고 있다. 제대로 된 조사와 치유가 주한미군과 맺은 주둔군지휘협정(소파)으로 미군에게 면죄부를 주었기 때문이다. 한미동맹이 그렇게 중요하다면서 일방적인 고통을 주는 것이 미국이 말하는 동맹인가?”라며 “모든 정화 비용을 주한미군이 모두 책임지고 우리 정부와 지자체, 주민들이 기지 내 전면적인 정밀조사에 들어가도록 해야 한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이번 기자회견은 많은 언론사가 열띤 취재 경쟁을 벌여 지역 사회의 관심이 집중됐다. 참가자들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대구 주한미군기지 캠프워커 입구 표지석에 이번 조사에서 나온 비소·카드뮴·페놀·석면 등의 독성물질이 적힌 종이를 부착하고 ‘주한미군은 반환부지 정화 비용 책임져라’는 구호를 외쳤다. 앞으로 대경대진연과 연대자들은 더 많은 시민과 함께 이번 주한미군 반환부지 정화 비용 책임에 대한 목소리를 내기 위한 활동을 계속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기자회견 전문이다.
주한미군은 캠프워커 반환부지 정화에 대한 책임을 져라!
반환 예정인 대구 캠프워커 헬기장 부지에 관련된 기사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주한미군은 책임은커녕 아무런 입장도 내놓고 있지 않다. 비소, 카드뮴, 페놀, 석면 등 이름조차 듣기 힘든 생소한 물질들이 반환될 땅에 61년이라는 기간 동안 묻혀 있었다. 이 물질들은 1급 발암물질을 포함해서 심각한 독성물질들이며 기준치의 최소 8배에서 17배까지 오염되어 있다고 한다. 비소를 예로 들어 찾아보자면 비소는 독의 왕이라 불리며 장기간 구토와 설사, 몸의 통증, 현기증, 마비, 경련, 혼수상태로 사망할 수도 있다고 되어있다. 장기간 섭취 시 온갖 암의 주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런 위험한 물질이 나온 것에 대해 무시로 일관하는 책임자가 지금 이곳에 있는 주한미군이다.
대구시는 캠프워커 반환부지에 대해서 환경오염정화를 엄격히 추진하겠다고 한다. 전문가의 자문을 구하고 국방부의 환경오염 정화사업 추진을 통해 정밀조사를 할 것이며 시민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겠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시민들이 우려하는 것이 이 문제뿐만이 아니다. 주한미군이 우리나라에 들어와 땅을 자신들의 입맛대로 이용하고 더럽힌 것에 대해서 제대로 된 처벌이나 책임을 지게 하지 않을 경우 이 문제는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문제이고 직접 들어가 볼 수 없는 사용 중인 주한미군 기지도 얼마나 더럽혀져 있을지 짐작조차 할 수가 없다. 하지만 대구시는 대구시와 국방부가 함께 추진하겠다고 한다. 이 얼마나 안일한 대처인가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제대로 보상하고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끔 해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것이 아닌 피해자가 직접 해결하겠다는 모습은 가해자 입장인 주한미군이 우리를 얼마나 우습게 여길지 알 수 있다.
그 땅에는 도서관과 평화공원을 지을 예정이라고 한다. 어떻게 이런 위험한 땅에서 후대에 살아갈 어떤 아이들이 마음 놓고 뛰어놀고 부모님들이 안심할 수 있을까 또한 이 땅에 오랫동안 묻혀있었으니 그 주변 땅에는 얼마나 피해를 줬을지 불안함이 점점 더 가중된다.
언제나 이렇게 해왔다. 이것이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 말하는 것이 아닌 국가의 주권을 당당히 내세우며 이에 대한 응당한 책임을 지게끔 주한미군에게 말하는 국가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 날이 올 때까지 우리 대학생들은 주한미군을 규탄하며 투쟁할 것이다.
주한미군은 반환부지 정화 비용 책임져라! 발암물질로 대구시민 위협하는 주한미군 규탄한다! 아무런 입장 내놓지 않는 주한미군 규탄한다!
2021. 2. 3 대구경북대학생진보연합 <저작권자 ⓒ 자주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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