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혜원처럼 타협 없는 예술투사들이 되겠다” 추모의 밤 열려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1/03/24 [17:23]

“신혜원처럼 타협 없는 예술투사들이 되겠다” 추모의 밤 열려

김영란 기자 | 입력 : 2021/03/24 [17:23]

▲ 3월 22일 오후 12시 24분 세상을 떠난 진보통일 예술인 신혜원 작가를 추모하는 행사가 23일 저녁 8시에 열렸다.  © 김영란 기자

 

▲ 신혜원 작가가 함께 활동했던 진보적 예술인 모임인 ‘민들레’의 대표 이혜진 가수는 “신혜원처럼 우직하게 살고 싶다. 실천의 강자, 부드럽지만 강한 사람, 타협 없는 예술투사들이 가득한 민들레가 되겠다”라고 결의를 밝혔다.   © 김영란 기자

 

▲ 추모시 '붓의 항해'를 낭송하는 박현선 시인  © 김영란 기자

 

3월 22일 오후 12시 24분 세상을 떠난 진보통일 예술인 신혜원 작가를 추모하는 행사가 23일 저녁 8시에 열렸다.

 

‘故 신혜원 동지 추모의 밤’에서 진보적 예술인들과 지인들은 자주민주통일 세상을 위해 더 매진하자는 결의를 피력했다. 

 

신혜원 작가가 함께 활동했던 진보적 예술인 모임인 ‘민들레’의 대표 이혜진 가수는 “말을 아끼고 실천으로 말했던 신혜원, 수많은 작품으로 말했던 신혜원. 동지들에겐 기댈 어깨와 미소를 주고 삶으로 원칙을 보여줬던 신혜원을 너무 닮고 싶다”라며 “신혜원처럼 우직하게 살고 싶다. 실천의 강자, 부드럽지만 강한 사람, 타협 없는 예술투사들이 가득한 민들레가 되겠다”라고 결의를 밝혔다. 

 

이기범 서울대학생진보연합 회원은 2017년 신혜원 작가와 함께 노숙농성 당시 이야기를 하며 결의를 밝혔다.

 

이기범 회원은 “신혜원 동지는 농성을 시작하는 날부터 실천단의 마지막 순간까지 항상 붓을 놓지 않았다. 그렇게 신혜원 동지는 함께하는 모든 동지의 얼굴들을 그리고 우리가 마주한 엄혹한 정세를 도화지에 그려냈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작품을 만들 적에도 그 자리에서 꿈쩍 않고 그림을 완성했다. 야외라서 바람도 많이 불고 집중도 잘 안 되는 열악한 조건이었지만 신혜원 동지는 한 번도 환경 탓을 하지 않았다. 지금 그리고 있는 한 폭의 그림이 전쟁을 막아내고 평화를 안아올 수 있다면, 신혜원 동지에게 그런 조건 따위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다. 그렇게 완성한 신혜원 동지의 그림은 백 마디 말보다 더 큰 울림을 주었다”라고 그때를 돌아봤다. 

 

이어 그는 “대학생들은 신혜원 동지가 바라던 자주민주통일을 가로막는 적폐청산 투쟁에 나서겠다”라고 결심을 피력했다. 

 

▲ 추도사를 하는 윤미향 의원  © 김영란 기자

 

▲ 신혜원 작가와 '그림공장'에서 같이 활동했던 인송자 그림공장 전 대표  © 김영란 기자

 

추모의 밤에는 신혜원 작가와 인연을 맺었던 사람들의 추도사가 이어졌다.

 

신혜원 작가는 생전에 위안부 피해 할머님들의 피해 회복에 많은 관심을 두었고 정의기억연대 건물 벽화 그리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그린 그림책 『들꽃의 노래』를 제작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했다.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추도사에서 “어려운 시간 함께 하지 못해서, 함께 안아주지 못해서 미안하다”라며 심정을 토로했다.

 

이어 윤 의원은 “님이 살아온 길은 너무나 짧은 인생이었지만 돌아보니 님이 걸어온 길은 참으로 길었다. 험난한 줄 모르고 희망으로 기쁨으로 해 온 일이었지만 너무나 험난했다. 몸에 병을 만들어 낼지 알면서 감옥 가는 길을 두려워하지 않았고, 길에서 시커먼 먼지, 비 맞기를 피하지 않았고 차가운 길바닥에 눕기를 어려워하지 않았다. 가슴에 혹이 생기는지도 모르고 차가운 거리에서 억울한 역사 곁에 함께 서 있었다. 그 길이 이 땅 민중과 함께 하는 일이라면 세월호 노란리본이 되고, 민족자주를 세우고 통일을 위한 길에, 베트남 전쟁에서 미국과 한국군에 의해 인권을 짓밟힌 희생자들을 위한 길에, 재일조선학교 아이들과 함께하며 몸으로 그림으로 삶으로 살았다. 그대는 묵묵히 세상을 바꾸는 조용한 혁명가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벗이기도 했다. 할머님들의 삶과 뜻을 작품으로 널리 알렸고 할머님들의 미술치료 선생님이 되어 길원옥 할머니, 김복동 할머니의 곁에서 오랜 시간 머물렀다. 이름 없이 잊혀져 갈 할머님들의 삶을 들풀로 노래했다. 그대가 남긴 판화작품이 그대가 남긴 들풀 같은 발자취가 오래도록 우리 곁에 머물 것이다”라고 신혜원 작가를 회고했다.  

 

신혜원 작가가 처음으로 사회활동을 시작한 그림공장의 전 대표인 인송자 씨는 “그림공장의 막내였지만 항상 챙기고 보살피고 궂은일 마다하지 않는 가장 모범적으로 살았던 신혜원 작가였다. 환하게 웃던 모습만 기억하면서 살겠다. 잊지 않고 예쁜 모습 많이 기억하는 언니로 살아가겠다”라며 울먹이며 추도사를 했다. 

 

신혜원 작가와 학생운동 시절부터 인연을 맺은 황선 평화이음 이사와 박현선 시인이 추모시를 낭송했다. 

 

이어 신혜원 작가가 마지막으로 함께 활동했던 사람들이 추도사를 했다. 

 

장재희 베란다항해 작가는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향한 그림’이 베란다항해의 기치였다. 그렇게 우리는 그저 붓과 펜을 가지고 때로는 미국을 향해, 때로는 적폐 세력들을 향해 덤볐다. 또 그렇게 같이 싸워나가는 동지들의 모습을 그렸다. 그렇게 3년간 우리는 실천에도 함께하고 여러 차례 전시도 열며 투쟁의 선봉에서 싸워 나갔다”라며 베란다항해 활동을 돌아봤다.

 

이어 장 작가는 “슬퍼도 주저앉지는 않겠다. 언니가 웃어주고 들어준 만큼 더 많은 사람에게 웃음을 주겠다. 웃음이 꽃 피어나는 자주로운 이 땅을 만들어나가겠다. 조용하던 언니가 매번 뜨겁게 바라던 세상을 만들어 가겠다”라고 결의를 피력했다. 

 

김은진 국민주권연대 공동대표는 추도사에서 “삶에서 자주민주통일을 단 한 순간도 잊지 않았던 사람, 삶에서 그 길을 함께 하는 동지들에게 모든 것을 내주는 것에 단 한 순간도 주저하지 않았던 사람이 신혜원 동지였다. 이제 그가 그리는 그림을 더 이상 볼 수는 없겠지만 그가 그린 그림을 늘 기억하겠다. 그가 그림으로 말하고 싶었던 자주민주통일 세상을 향한 신념을 늘 기억하겠다. 그리고 그가 바랐던 그 길을 뚜벅뚜벅 걸어가겠다”라고 밝혔다. 

 

▲ 신혜원 작가의 약력을 소개하는 배주연 작가.  © 김영란 기자

 

▲ 신혜원 작가의 평생동지인 조준규 씨가 가족을 대신해 인사를 하고 있다.   © 김영란 기자

 

이날 추모의 밤에서는 신혜원 작가와 함께 활동했던 노래패 ‘우리나라’, 가극단 미래의 추모공연이 있었다. 신혜원 작가의 삶을 다룬 최아람 감독과 주권방송의 추모영상도 상영되었다.     

 

마지막으로 가족을 대신해 조준규 씨가 인사를 했다. 

 

조준규 씨는 “이 자리를 준비해주신 분들께 신혜원 작가를 대신해 고맙다는 말씀을 드린다”라고 마음을 표했다.

 

이어 조준규 씨는 “선배 열사들이 꿈꿔왔고 동지들과 만들고자 한 세상을 향한 길에 신혜원 작가도 함께한다는 것을 잊지 않고 살아가겠다”라고 말했다.   

 

조준규 씨의 인사를 끝으로 추모의 밤은 마무리되었다. 

 

한편, 이날 추모의 밤은 코로나19 방역수칙으로 유튜브로 생중계되었고, 추모객들은 영상 시청으로 함께했다.  

 

아래는 추모의 밤 전체 영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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