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나탄즈 핵시설에서 정전 사태가 발생한 것을 두고 ‘핵 테러 행위’라며 보복을 천명했다.
베흐루즈 카말반디 이란원자력청 대변인은 11일(이하 현지시간) “나탄즈 지하 핵시설의 배전망 일부에서 사고가 있었다”며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국제사회가 이런 핵 테러 행위에 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나탄즈 핵시설은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상 사용 금지된 개량형 원심분리기를 보유한 곳으로, 전날 이란 정부는 ‘핵기술의 날’을 맞아 나탄즈 핵시설에서 개량형 원심분리기 가동 행사를 열었다.
정전으로 인한 우라늄 농축 시설의 피해 규모 등은 공식 확인되지 않고 있다. 알리 아크바르 살레히 이란 원자력청장은 이번 공격으로 우라늄 농축이 중단되지 않았으며, 비상 전력을 끌어오기 위한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나탄즈 핵시설 정전사태의 배후로는 이스라엘이 지목되고 있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12일 안보위원회에 참석해 “시오니즘 정권(이스라엘)은 제재를 풀기 위한 이란의 노력을 막기를 원한다”며 “우리는 이런 행동에 대한 복수를 실행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스라엘 공영방송 <칸(Kan)>, <더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 등 이스라엘 현지 언론들은 익명의 정보 소식통을 인용해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가 나탄즈 핵시설을 대상으로 사이버 공격을 감행했다고 보도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도 11일 익명의 정보기관 관리를 인용해 이번 사태에 이스라엘의 역할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작년 7월 이란 나탄즈 원전 최신형 원심분리기 조립공장 파괴행위의 배후로도 지목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이스라엘은 지난 2010년 미국과 함께 스턱스넷(Stuxnet)이라는 바이러스 프로그램을 나탄즈 핵시설 컴퓨터에 침투시켜 원심분리기를 파괴시키려 한 바 있다.
세계는 이번 사건이 이란 핵합의 복원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하고 있다. 지난 6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핵합의 당사국인 이란과 독일, 프랑스, 영국, 러시아, 중국의 회담이 열렸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무기 개발의 길을 열어주는 어떤 합의에도 구속되지 않을 것”이라며 핵 합의에 반대하고 있다. <저작권자 ⓒ 자주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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