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지금] 교육체계로 보는 러시아

이인선 통신원 | 기사입력 2021/04/16 [16:53]

[러시아는 지금] 교육체계로 보는 러시아

이인선 통신원 | 입력 : 2021/04/16 [16:53]

러시아 정부가 대학교 지원을 목표로 하는 2021~2030년 학술·지도 전략 ‘우선순위 2030’을 승인했다.

 

이 정책은 대학교에 대한 러시아 국가지원 측면에서 현대 러시아 역사상 가장 큰 프로그램이다. 관련 문건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의 과학기술 개발, 경제 및 사회 분야, 새로운 창조적·사회적·인도적 사업 및 첨단 기술 도입과 인력 양성을 목표로 한다. 러시아 교육과학기술부는 대학교 발전 프로그램을 지원하기 위해 대학교에 보조금을 경쟁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정부는 2017년 대학교의 연구 역량을 높이기 위해 우수 연구대학 29개를 국가연구대학으로 지정해 예산 지원을 확대하고 소규모 대학을 10개의 연방대학으로 통폐합하는 정책을 펼치기도 했다.

 

러시아 정부는 초·중등학교 교과과정 중 정밀과학을 강화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2013년을 결산하며 다음과 같이 밝혔다.

 

“정밀과학 관련 학과 교육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지당한 일이다. 물론 그렇다고 인문학 교육을 등한시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 우리는 공학 교육과 기술 교육의 기초가 초·중등학교에서 갖춰지기 시작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러시아는 오늘날, 그리고 가까운 미래에 이 분야의 전문가를 매우 필요로 할 것이다.”

 

러시아는 교육의 기본원칙으로 ‘▲전 국민에 균등한 교육 제공 ▲전 교육의 의무교육 ▲교육의 다양화와 개별화 ▲학생·학부모·기업 등의 요구를 반영하는 수요자 중심 교육’을 언급해왔다. 이 원칙은 소련 시대의 교육 체제를 근간으로 하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러시아 교육과 함께 러시아 사람들의 생활을 이야기한다.

 

▲ 러시아 과학교육 모습     ©이인선 통신원

 

1. 소련 시기의 교육 

 

교육에 관한 한 1917년 혁명 전 러시아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제대로 된 교육 하나 받지 못한 상황이었다. 1897년 기준 러시아 국민의 73%가 문맹 상태였고 8~14세 아동의 취학률은 1903년 기준 24%였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고자 소련 공산당의 전신인 러시아 사회민주노동당은 1903년 ▲모국어 교육의 권리 ▲교회와 학교 기관의 분리(이전까지 교회 사제들에 의해 교육이 이뤄졌다) ▲중등의무교육 ▲탁아소 설립 등의 강령을 선포했다. 이후 1905년 2월 혁명, 대학생·고등학생의 학생운동, 교원조합운동이 이뤄지며 대중교육의 필요성과 대중 교육열이 러시아 사람들 속에서 뜨거웠다.

 

1917년 혁명 이후 들어선 소비에트 정권은 우선 대학교와 고등 전문 교육 기관, 유아원, 탁아소의 증설과 구시대적인 중등교육의 신분별 차등 교육 제도를 폐지하는 교육개혁을 단행했다. 소비에트 정권은 “좋은 것은 모두 아이들에게 우선으로!”라는 구호를 내걸고 ▲문맹 퇴치 ▲비종교적 보통의무교육의 대중화 ▲교육의 지역별 자율화 ▲자율적인 학교 운영 ▲교육자의 처우 개선 ▲대학교 입학의 기회 균등화 등을 실현했다.

 

소련 인민위원회와 소련 공산당 중앙위원회는 1934년 공동결정문 ‘소련에 있어서의 초등 및 중등학교의 구성에 대해서’를 발표했다. 여기에 따라 4년제의 의무교육과 지역적 특성(농촌과 도시 등)을 고려해 초등학교(4년제), 불완전 중등학교(7년제), 중등학교(10년제)가 세워졌다. 

 

초등학교, 불완전 중등학교, 중등학교는 우리의 초·중·고등학교 개념이 아니다. 초등학교로 갈 것인지, 불완전 중등학교로 갈 것인지, 중등학교로 갈 것인지는 개인이 선택한다. 다만 초등학교와 달리 불완전 중등학교와 중등학교로 진학할 경우 개인적인 비용이 들 수밖에 없었다. 소련 정부는 이러한 점을 개선하고자 의무교육 기간을 점차 늘려갔다.

 

불완전 중등학교를 졸업하면 기술학교에 입학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졌고, 중등학교를 졸업하면 고등 교육 기관(종합대학, 단과대학 등)에 입학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졌다.

 

보통교육의 발전뿐만 아니라 직업교육의 발전도 당시에 크게 이뤄졌다. 소련 정부는 전국에 있는 수많은 노동자를 위한 야간학교·강습회·직업학교·통신교육제도 등을 수립했고 대학교 교육을 받을 기회도 제공했다. 특히 노동 경험 소유자·군 복무 경험 소유자 등은 대학입학에서 우대받았고 전체 대학생 중 약 60%가 야간 및 통신교육 수강생이었다. 대학교수가 직접 공장에 출장 강의를 하며 노동자의 통학 시간을 감소시켜 주기도 했다.

 

스탈린 정권의 제1·2차 5개년 계획 추진으로 이룩한 경제·문화의 발전은 그러한 공교육제도를 전국적으로 확립할 수 있는 기초가 되었다.

 

스탈린 정권은 1930년대 후반 7년 무상의무교육을 시행했다. 1936년의 소련 헌법 제121조에는 다음과 같이 기술되어 있다. 

 

“소련의 인민은 교육받을 권리를 가지고 있다. 이 권리는 보통 의무 초등학교, 7년의 무상의무교육제, 우수한 대학생에 대한 국가의 장학금 지급제도, 모국어로 진행하는 학교 수업, 그리고 공장·농장의 근로자에 대한 생산 기술·농업 무상교육 제도에 의해 보증된다.”

 

하지만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의 침입으로 독일군 점령지역에서만 1,500만 아동이 다니던 82,000개의 초·중등학교와 334개의 고등교육기관이 파괴되었다. 

 

소련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자 곧바로 모든 국민이 떨쳐나서서 파괴된 학교 시설을 복구하고 1948년에는 전쟁 이전의 공업생산 수준 이상을 이뤄냈다. 학교 구성도 4년제 초등학교, 8년제 불완전 중등학교, 10년제 중등학교로 개편되면서 무상의무교육 기간도 8년, 10년 순으로 전국 확대되었다. 농촌·벽지에는 초등학교와 불완전 중등학교가, 도회지에는 불완전 중등학교와 중등학교가 많았는데 어떤 학교에 입학해도 10년간은 의무교육을 진행했다. 초등학교 수료자(4년)의 경우 가까운 불완전 중학교나 중학교의 5학년에 편입했다.

 

2. 러시아의 교육

 

  © 이인선 통신원

 

러시아는 소련 시기의 교육체계를 이어 모든 국민에게 평등한 교육 기회를 제공한다. 초·중·고는 물론 대학교까지 무상교육이다. 다만 대학교는 ‘경쟁에 의한 무상교육’을 하겠다는 취지로 시험에 통과한 사람에 한하여 무료다.

 

초·중·고는 통상 11년으로, 초등 4년(1~4학년), 중등 5년(5~9학년), 고등 2년(10~11학년)이다. 이 중 의무교육 기간은 9년(중등 과정까지)이다.

 

러시아의 학교는 초·중·고 과정을 통합해 운영한다. 학생들은 중등과정을 마칠 때까지 보통 한 학교에서 교육을 받는 것이다. 이 학교를 ‘쉬콜라’라고 부르고 공교육이 시작되는 단계이다. 국가가 운영하는 공립학교 쉬콜라를 기본으로 사립학교 김나지야·리체이, 과학·예술·체육을 중점으로 교육하는 영재 학교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소년·소녀 가장이나 보호자의 생계 능력으로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위해 숙식까지 무료로 제공해주는 ‘인테르나트 쉬콜라’도 운영하고 있다.

 

초등 과정은 담임 전담제로 수업이 진행되며 약간의 기초 학습과 음악·미술·체육 같은 교양 교육, 단체 생활, 준법정신 등을 함양한다. 수업 내용은 까다롭지 않고 적응하기도 그다지 어렵지 않다.

 

중등 과정은 학생들이 대학교처럼 해당 교실을 찾아다니며 수업을 듣는다. 이 과정부터 비로소 본격적인 외국어 시간이 도입되고 수업 내용이 더 진지해진다. 과목은 국어(러시아어), 역사, 수학, 과학, 물리, 음악, 미술, 체육 등이다. 수업은 교사의 강의보다 학생들의 발표와 토론으로 진행된다. 교사가 다음 수업 내용과 준비 사항을 설명하면 학생들은 자체적으로 자기가 토론에 참여할 구체적인 자료들과 내용을 탐구하고 논리 정연한 발표를 준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9학년을 마친 학생들은 국가시험을 치러 의무교육 졸업장을 받거나 고등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증명서를 받는다. 시험은 5단계 절대평가 방식으로 채점되고 여기서 2단계 이상(3, 4, 5단계)의 성적을 받아야 졸업장과 진학 자격을 받을 수 있다. 시험에서 통과한 학생은 졸업하거나 일반 고등 과정(2년 과정)·직업학교(2~3년)·전문대학교(3~4년) 진학을 결정한다. 직업학교는 이름처럼 정규교육 외에 기술·직업교육을 추가로 받을 수 있어 9학년을 마친 후 바로 일터에서 일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선택한다. 11학년 졸업생도 직업학교와 전문대학교로 진학하는데 그곳에서 해당 분야 직업 자격증을 받고 4년제 대학교에 입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직업학교나 전문대학교로 진학하는 11학년 졸업생의 경우 고등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1년만 수학하면 된다.

 

11학년을 마친 뒤에는 4년제 대학교로 진학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4년제 대학교는 종합대학과 계열별로 특성화한 단과대학 등으로 구분한다. 4년제 대학교에서는 국가졸업시험 점수에 따라 무료로 입학할 학생을 선발하고 나머지 지원자 중 학비를 내고 다닐 사람을 선정한다. 러시아에서는 종합대학의 수준이 더 높다고 말하기 어렵다. 단과대학의 경우 과학·기술·예술 분야 등으로 특화되어 있고 분야에 따라 종합대학보다 더 오랜 전통과 역사를 가진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영재교육 목적의 특수학교는 수학·과학·음악·미술·발레 등 해당 분야 우수 학생이 입학한다. 러시아의 영재교육은 소련 시기부터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 있었다. 1994년 대통령령으로 공포된 ‘러시아의 어린이’라는 영재 양성 프로그램을 통해 아동의 창의성을 신장시키기 위한 정책으로 아동 각자의 능력에 맞는 차별화된 교육을 진행해왔다. 예를 들자면 수학을 잘하는 아이들은 철저하게 수학적 학업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국가운영 영재교육학교에서 도와준다.

 

러시아는 영재교육을 위한 분야별 특수학교가 많고 학생들은 러시아의 공교육을 받으며 새로운 지식을 알아간다는 취지로 영재교육을 받아들인다. 영재교육 학교로 진학한 학생들은 초등 과정 시기부터 올림피아드나 대회에 참가해 실력을 키우고 분야의 전문성을 양성하기 위해 별도의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초·중등학교 나이에는 쉬콜라를 다니면서 방과 후에 교육을 받고 이 과정을 마치면 중·고등 영재교육학교에서 수학한다.

 

영재교육 학교에 진학하기 위해서 수학·과학의 경우 러시아 내 40개 도시에서 1년에 약 60차례 진행되는 올림피아드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성적을 거둬야 한다. 그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교 자체시험을 통해 1차 선발을 하고 2주간의 캠프를 통해 새로운 원리를 어떻게 응용하는지 심사해 최종 선발한다. 영재교육학교를 졸업하면 대부분 국립대학교에 진학하거나 전문대학교에 입학해 연구활동을 이어간다.

 

예술 분야에서도 영재학교가 운영되고 있다. 모스크바 국립 차이코프스키 음악원 부속 중앙 음악 학교는 만 6세에서 18세까지의 학생을 피아노·현악기·관악기·타악기 부문으로 나눠 선발한다. 선발은 악기 전공자와 비전공자(악기를 아직 선택하지 않은 경우)를 나눠 이뤄진다. 이러한 선발에 앞서 사전심사 과정에서 입학시험에 참가할 정도의 수준이 되는지에 대한 판단과 악기 선택에 도움을 준다. 이를 통해 악기의 기량보다 잠재된 음악적 소질을 기준으로 판단해 입학을 받아들이고 있고 재능이 뛰어난 아이들에게는 월반의 기회를 주고 있다.

 

3. 러시아 교육과 러시아 사람들

 

▲ 러시아는 교육에서 애국성을 강조한다. 애국교육의 모습  © 이인선 통신원

 

러시아 사람들만큼 독서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없다. 러시아 가정에 가보면 책이 가득 쌓여 있는 방 하나 정도는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러시아 사람들은 자기가 원하는 책을 구입해 통독한 다음 주위에 돌려 읽고 책장에 꽂아 놓는다. 러시아 가정의 책꽂이는 러시아 사람들이 읽은 책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보아도 무방한 것이다.

 

러시아를 돌아다니다 보면 책을 읽고 있는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다. 러시아 사람들은 책에 관한 관심이 증가하게 된 요인으로 러시아의 무상의무교육제도를 꼽는다. 소련 시기부터 발전해온 교육 정책으로 2016년 기준 러시아 내 글을 읽고 쓸 수 있는 사람이 99.7%에 달한 것도 당연한 결과다.

 

러시아는 학생 개개인의 적성과 능력을 고려해 교육을 진행한다. 자신이 배우고 싶고 흥미 있는 분야를 무상으로 교육받을 수 있는 러시아다. 이러한 교육을 받은 사람들은 어떠한 생각을 하게 될까?

 

「러시아: 상상할 수 없었던 아름다움과 예술의 나라」에서 소개한 러시아 초등학교 공개 수업의 예이다. 

 

학생들은 선생님이 미리 내준 투르게네프 문학 선집을 읽고 반 친구들과 토론하고 있었다. 토론 진행과 내용 모든 면에서 훌륭할 정도였다. 그날 토론의 쟁점은 투르게네프의 정체성 문제였다. 

 

한 학생은 투르게네프의 위선적인 지식인 면모에 대해 “투르게네프는 러시아의 대문호로 자신의 작품에서 조국의 아픔을 그리며 조국애를 얘기했다. 하지만 투르게네프는 프랑스의 여가수 비아르도에게 호감을 가지고 평생을 프랑스에서 살아간 작가이다. 그는 작품을 쓸 때만 러시아의 별장에 돌아왔다. 실생활에서는 조국의 어려움을 외면했다”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학생들 간의 토론이 끊이지 않자 선생님이 중재해 나섰다고 한다. 

 

민중과 동고동락하지 않은 지식인의 말은 허울 좋은 공염불에 불과하다는 학생의 비판은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학생이 자기 관점을 정립하면서 세계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러시아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러시아 정부는 교육을 통해 애국성을 강조한다. 학생들은 교육을 통해 조국전쟁, 대조국전쟁 등 러시아를 위해 싸워온 역사와 사람들을 기억하고 참전 용사와 만나며 애국심을 느끼게 되었다. 러시아 정부는 박물관 견학, 공연 관람 등의 문화예술을 통한 애국 교육도 독려해왔다.

 

러시아 사람들은 교육을 통해 책 한 권을 읽더라도 글만 읽는 것이 아니라 자기 견해를 세우고 감상하는 눈을 뜨며 나라와 국민에 대한 사랑을 몸소 느끼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2020년 5월 10일 러시아의 국가 이념을 애국심이라고 이야기했다. 푸틴 대통령은 애국심이 곧 조국의 발전에 헌신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가 제재 속에서도 하나 될 수 있었던 이유도, 스푸트니크 V를 개발해낼 수 있었던 이유도, 전 세계의 극찬을 받는 발레·영화·문학·예술을 만들어내고 이어올 수 있었던 이유도 나라가 어려운 상황에 부닥쳐도 끊임없이 교육을 지원하고 뒷받침한 데서 비롯된 것이라 유추해볼 수 있다.

역사에가정은없다지만~ 21/04/17 [06:47] 수정 삭제
  1945년한반도전역을당시소련군이진주햇다면우리민족의운명은지금과정반대로 발전해있을거라는생각...매국노들부터깨끝이처형됏을테고분단도없고◇무상교육◇무상의료◇무상주택◇이국가기본정책이되엇을거고지금처럼투기나타락한문화도훨신적지않을까하는생각....
로그인 후 글쓰기 가능합니다.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