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은 ‘사이다개혁’을 원한다

박준의 | 기사입력 2021/05/08 [15:54]

국민들은 ‘사이다개혁’을 원한다

박준의 | 입력 : 2021/05/08 [15:54]

영화 ‘미나리’의 윤여정이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이후, 배우 윤여정은 ‘윤며들다(윤여정에 스며들다)’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내며 가장 주목받는 배우가 되었다. 지난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수상에 이은 2년 연속 아카데미 수상이라며 국민들도 기쁨을 함께하고 있다. 

 

2019년 시작된 코로나19의 장기화로 답답함과 우울함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코로나19와 우울한 감정을 의미하는 ‘블루’가 합쳐져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그런 와중에 우리나라 배우의 아카데미 수상은 반갑고 즐거운 소식이다. 국제무대에서 보여준 윤여정 배우의 소신 있고 당당한 수상 소감도 상쾌하고 시원한 느낌을 준다. 우리 국민들이 우리나라 운동선수, 배우들의 ‘월드클래스’에 환호하며 위안을 받는 이면에 주목할 만한 조사 결과가 있다.

 

국민 58% 만성적 울분... ‘답답한 정치’ 아닌 ‘사이다 정치’ 원한다

 

유명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팀이 지난 21일 ‘2021년 한국 사회의 울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국민의 58.2%가 ‘만성적인 울분’ 상태에 있으며 울분의 가장 큰 원인은 ‘정치·정당의 부도덕과 부패’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2월 24일부터 26일까지 전국 성인 1천 47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이번 설문조사에서, 사회·정치적 사안이 일으킨 울분 16가지 가운데 1위가 ‘정치·정당의 부도덕과 부패’인 것이다. ‘정부(입법·행정·사법)의 비리나 잘못 은폐’, ‘언론의 침묵·왜곡·편파 보도’가 뒤를 이었다. 코로나19와 관련해서는 ‘방역을 방해한 개인이나 집단이 법망을 피하거나 미흡한 처벌을 받을 때’가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으며 ‘사회 지도층이 거리두기 원칙을 위배할 때’가 뒤를 이었다.

 

국민들은 낡고 부도덕한 정치와 부정의한 공권력, 민주주의와 공동체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들에 분노를 느끼고 있다. 기득권 세력의 횡포는 계속되는데, 정권은 바뀌어도 근본적인 변화가 없는 현실에서 국민 다수가 만성적인 울분 상태에 이르고 있다. 이는 우리 국민들이 그만큼 개혁과 정의를 갈망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지난 4.7 재보궐선거의 결과를 두고 여러 가지 분석이 나왔다. ‘욕망에 투표했다’, ‘2030의 보수화’ 같은 일면적 분석도 있지만 ‘촛불국민의 개혁 열망을 외면한 민주당이 심판받았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였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지만, 적폐 청산에 지지부진한 민주당의 모습에 국민들은 몽둥이를 들었다. 정의로운 국민들은 체감되지 않는 변화와 답답한 개혁을 보며 ‘심판해야겠다’ 결심한 것이다.

 

국민의 요구는 명백하다. 좌고우면하지 말고 적폐 청산과 개혁을 확실하게 해서 변화를 보여 달라는 것이다.

 

국민들은 화끈하고 시원한 개혁, 과감한 부정의․부조리․불공정 청산을 갈망한다.

 

2017년 가을, 영화 ‘범죄도시’의 괴물형사 마석도로 출연한 배우 마동석. ‘마동석 자체가 하나의 장르’라는 영화평론가들의 말이 있을 정도로 인기몰이 중인 액션배우 마동석은 일반적인 액션영화의 주인공과는 다른 모습을 보인다. 마동석의 액션은 시련과 난관을 이겨내고 결국 목적을 달성하는 전통적 서사가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적을 압도하는 액션이다. 강대한 적에 당하면서 고난을 겪는 주인공이 아니라 시원시원한 액션으로 시종일관 적을 압도하며 질주하는, 거침없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마동석 인기에는 사회정치적 원인으로 쌓인 울분을 시원하게 해소하고 싶은 국민감정이 투영되어 있다. 부정의한 기득권, 부조리한 현실에서 쌓인 울분과 분노를 시원하게 날려줄 수 있는 사이다 같은 정치를 국민들은 언제나 바래왔다. 5공 청문회에서 명패를 집어 던진 노무현 전 대통령은 ‘독도는 우리 땅’ 연설, “사진 찍으러 미국 가지 않겠다”와 같은 사이다발언으로 국민들의 답답한 가슴을 뻥 뚫어주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사례도 있다. 작년 3월, 이재명 지사가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을 체포하기 위해 가평군 신천지 평화연수원에 직접 나섰던 모습은 압권이었다. 가평군 보건소가 신천지 측에 역학조사를 고지하고 이만희의 검체 채취를 요구했으나 이에 응하지 않자 이 지사가 경찰을 대동해 출동한 것이다. 경기도가 계곡에서 불법적인 장사를 하는 상인들과의 갈등을 피하지 않고 기어이 계곡을 정비해낸 것도 속전속결의 개혁 의지를 보여주고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낸 뚜렷한 사례이다.

 

국민이 직접 사회변화의 주역이 될 때, 진정한 ‘사이다개혁’이 가능하다

 

진보 세력, 민주개혁 세력은 국민들이 적폐의 청산, 새로운 변화와 희망을 얼마나 절박하게 바라는지 깨닫고 과감한 개혁, 실질적인 변화를 만드는데 혼신의 힘을 다해야 한다. 공감과 이해, 소통에 그쳐서만은 부족하고 실제 현실을 바꾸는 것이 정치의 사명이다.

 

동시에 국민들 자신도 진정한 개혁, 확실한 변화를 만들기 위해 스스로 힘을 키워야 한다. 국민들의 힘으로 직접 정치와 사회를 움직일 때 그 누구도 상상할 수 없었던 변혁이 일어난다. 온 겨울 중단 없이 타올랐던 탄핵촛불이야말로 그 누구도 아닌 국민들 자신이 세상을 뒤엎은 일대 사건이고 세계사적 혁명이었다. 

 

미국은 백신을 가지고 패권을 부리며 쿼드 참여, 한미일 동맹을 압박하고 있다. 금강산관광, 개성공단 재개, 남북이 합의하고 밀어붙이면 될 일이나 한 걸음도 전진을 못 했고 남북철도연결은 착공식만 한 채 정지되어 있다. 기득권 보수 세력의 권력은 여전히 강해서 검찰개혁, 언론개혁도 속 시원하게 실현되는 것이 없다. 부동산을 매개로 얽히고설킨 복잡한 이해관계들 때문에 그 누구도 과감하고 뚜렷한 해법을 내지 못하고 있다.

 

적폐 청산과 사회대개혁을 명령한 것도 국민이요, 일꾼이 일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회초리를 들어 꾸짖는 것도 국민이며, 결국 ‘개혁 전진’의 가장 강한 동력도 국민들 자신이다. 적폐 세력이 다시 부활해 호시탐탐 권좌를 노리는 오늘, 국민들이 다시 촛불을 들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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