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회담 결과로 드러난 미국의 흉심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1/05/24 [16:11]

한미정상회담 결과로 드러난 미국의 흉심

김영란 기자 | 입력 : 2021/05/24 [16:11]

한미정상회담이 끝났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의 결과에 대해 경제와 안보에서 성과를 냈으며, 남북·북미관계에서 다시 대화의 여지가 마련되었다는 일부의 평가가 있다.

 

하지만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미국은 한국을 전쟁의 돌격대로 쓰겠다는 흉심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고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한미상호방위조약 문제이다. 

 

한미정상은 공동성명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따른 한국 방어와 한미 연합 방위태세에 대한 상호 공약을 재확인하고,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가용한 모든 역량을 사용하여 확장억제를 제공한다는 공약을 확인하였다”라고 밝혔다. 

 

한미상호방위조약은 1953년 10월 1일 체결된 조약으로 6개조로 되어 있다. 

 

이 조약 4조에 따르면 “미합중국의 육군해군과 공군을 대한민국의 영토 내와 그 부근에 배치하는 권리를 대한민국은 이를 허여하고 미합중국은 이를 수락한다”라고 규정돼 미국이 원하면 한국 어디에든 미군 기지를 배치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주한미군은 평택으로 미군기지 이전, 성주 소성리 사드 부대 배치 등을 할 수 있었다. 

 

고승우 언론사회학 박사는 이 조약에 대해 “이 조약의 포괄범위는 한반도를 넘어 태평양지역으로 되어 있는 탓인지 미 본토의 미군까지 주한미군에 순환배치 되고 있다. 또한 이 조약은 무기한으로 유효하고 단지 어느 당사국이든지 타당사국에 통고한 후 1년 후에 본 조약을 종식시킬 수 있다고 되어 있다. 폐기되지 않는 한 군사적 종주국처럼 행세하는 미군의 무기한 주둔이 가능하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따르면 한국의 영토 내와 그 주변에서 무력충돌이 발생할 경우 미국은 국제연합의 토의와 결정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개입할 수 있고 사후에 보고할 의무를 지지 않아도 된다.

 

그런데 이번 한미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이 조약을 언급한 의미는 무엇일까. 

 

공동성명에서 ‘미국이 가용한 모든 역량을 사용하여 확장억제를 (한국에) 제공한다는 공약을 확인’한다는 대목을 주목해야 한다. 앞으로 미국이 필요한 무기를 한국에 배치할 것이며, 한국은 이를 받아들인다고 해석해 볼 수 있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전 주한미군 사령관은 지난 3월 10일(현지 시각) 미 하원 군사위원회 화상 청문회에 출석해 대북 미사일 요격망의 획기적인 강화를 위해 현재 미국 미사일방어청(MDA)은 세 가지 미사일 역량을 개발 중이며, 그중 하나는 이미 한반도에 배치됐고 나머지 두 개 요소도 올해 안에 한반도에 전개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금까지도 그래왔지만 앞으로도 미국이 한국에 북을 겨냥한 무기 배치를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따라 마음껏 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북을 겨냥한 무기를 한국에 배치하면 북은 반발할 것이며 한반도의 정세는 더욱 격화될 것이다.

 

두 번째는 미국의 한국군 55만 명 코로나19 백신 제공이다. 

 

미국이 한국군을 특정해 코로나19 백신을 제공하겠다는 것이 불순한 의도로 보인다.

 

코로나19 백신 제공의 불순한 의도는 먼저 오는 8월 한미연합군사훈련 강행의사를 보인 것이라 할 수 있다.

 

코로나19는 지난해부터 한미연합군사훈련을 반대하는 이유 중의 하나였다. 그래서 지난해는 코로나19로 한미연합군사훈련이 취소된 적이 있다. 또한 코로나19로 한미 당국은 군사훈련을 축소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한국군에 코로나19 백신을 공급하겠다는 것은 한미연합군사훈련 반대이유 중의 하나를 사전 차단해 버리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코로나19 백신 제공의 불순한 의도는 미국이 한국군에게 미국에 대한 환상, 고마움을 심어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군부대를 비롯해 집단생활을 하는 곳에서는 코로나19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코로나19를 아예 차단하기 위해 외박이나 휴가 등을 제한해왔다. 

 

하지만 코로나19 백신을 다 접종해 면역이 형성되었다고 판단한다면 군인들은 외박, 휴가를 예전처럼 쓸 수 있을 것이다. 물론 한국도 정한 순서대로 군인들에게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있지만 미국의 코로나19 백신 제공으로 시기가 앞당겨질 것이다. (현재 한국군은 만 30살 이상의 군 장병 12만 6천 명에게 아스트라제네카를 접종하고 있다. 군인들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현역병들은 아직 접종 계획이 없는 상태이다.)

 

코로나19로 불안함에 있던 군인들은 미국이 백신을 제공해줌으로써 그 불안감에서 벗어나면서 미국에 대해 고마움이나 환상을 가질 수도 있다. 미국의 백신제공은 이런 것을 노린 것이라 볼 수 있다. 

 

세 번째는 미사일 사거리 제한 해제이다. 

 

‘최대 800km 이내’로 설정된 한국의 미사일 사거리 제한이 완전히 풀렸다. 주권 회복이라는 차원에서 보면 환영한 만한 일이다.

 

미사일 제한이 풀림에 따라 한국이 사거리 1,000~3,000㎞ 중거리 미사일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개발에 집중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하지만 주권 차원에서 보면 미사일 사거리 제한 해제보다 ‘전시작전권 환수’가 더 시급한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군이 미사일을 만들든 무엇을 하든 전시에 작전권이 없으면 그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는 것이다. 

 

그래서 미사일 사거리 제한 해제가 한국을 위한 것이 아니라 미국을 위한 것이라는 평가가 있다.    

 

미국이 북과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한국의 미사일 사거리 제한을 풀었다는 것이다. 

 

한국이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개발해 실전 배치하면 미국은 한반도에 중거리 미사일을 배치하지 않고도 북과 중국 견제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동엽 교수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가 중장거리미사일을 만들 필요가 있는가 생각해 보면 사거리 확장은 오히려 중국을 견제하는 미국을 도와주는 모양새처럼 보여 중국의 반발도 예상된다”라고 짚으며 우려를 표했다. 

 

이처럼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한미상호방위조약 강조, 코로나19 백신 제공, 미사일 사거리 제한 해제는 한국을 위한 것이 아니라 미국을 위한 것이라 볼 수 있다.

 

미국은 이렇게 함으로써 한반도에서 자신이 움직이지 않아도 남북의 대결을 고취하고, 중국을 견제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이는 미국이 손 안 대고 코 푸는 격이다. 

 

이번 한미정상회담 결과는 미국의 패권을 위해 한국을 전쟁 용병 혹은 전쟁 돌격대로 사용할 수 있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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