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 여객기 강제착륙…”미국이 충격 받을 일 아냐”

백남주 객원기자 | 기사입력 2021/05/26 [07:49]

벨라루스 여객기 강제착륙…”미국이 충격 받을 일 아냐”

백남주 객원기자 | 입력 : 2021/05/26 [07:49]

벨라루스 정부가 자국 야권 인사를 체포하기 위해 아일랜드 라이언에어의 여객기를 자국 공항에 강제로 착륙시킨 사건을 두고 미국 등 서방국의 비판이 거세다. 

 

하지만 한편에선 비슷한 전력이 있는 미국이 벨라루스를 비판할 입장이 아니라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사건 다음 날인 24일(현지시간) 러시아를 방문한 니코스 덴디아스 그리스 외무장관과의 회담에서 서방 진영에서도 반체제 인사 체포를 위해 여객기를 강제 착륙 시킨 사례가 수차례 있다고 지적했다. 

 

마리아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서방이 벨라루스 영공에서 벌어진 일이 ‘충격적’이라고 부르는 사실이 ‘충격적’이다며 “미국은 다른 국가에서 벌어진 비슷한 일에 충격 받아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라브로프 장관이 언급한 가장 ‘유명한’ 사례는 볼리비아 대통령 전용기 강제착륙 사건이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2013년 7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가스수출국 포럼에 참석한 뒤 귀국하던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의 전용기가 오스트리아 빈 국제공항에 비상착륙 해 14시간 동안 수색을 받은 일이 있었다. 

 

당시 미국 정부는 모랄레스 대통령의 전용기에 미국 기밀을 유출한 에드워드 스노든이 탔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유럽 국가들을 압박해 유럽 국가들의 영공에 이 전용기가 진입하지 못하도록 했고, 이 전용기는 재급유를 위해 오스트리아에 착륙해야 했다.

 

그러나 스노든은 이 전용기에 타지 않았다.

 

미국은 1985년 10월에도 타국 여객기를 강제 착륙시켰다. 당시 이집트에서 튀니지로 가던 이집트항공 여객기를 미군 F-14 전투기 4대가 출격해 이탈리아 시칠리아 공항에 착륙시켰다. 

 

미국은 자국민 1명이 사망한 여객선 납치 사건에 가담했던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F) 조직원 4명이 이 여객기에 탑승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런 군사 작전을 감행했다.

 

강제 착륙 뒤 시칠리아 공항에서는 미군 네이비실과 이탈리아 경찰이 대치하는 일촉즉발의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벨라루스의 강제착륙과 라만 프라타세비치(벨라루스 반체제 활동가로 평가되는 인물)의 체포는 국제 규약에 대한 직접적인 모욕”이라며 “미국은 가장 강력한 용어로 이번 사태를 규탄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제 규약에 대한 모욕’ 행위의 1등 국가는 타국의 내정에 간섭하고 심지어 대통령까지 암살해 정권을 교체하는 미국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한편 벨라루스 정부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EU의 이스라엘 지지 중단을 요구하며 아일랜드 여객기를 폭파하겠다고 위협해 어쩔 수 없이 비행기를 강제착륙 시켰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마스는 이런 벨라루스 정부의 주장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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