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연락선 복원에서 나타난 문재인 정부의 문제점

박한균 기자 | 기사입력 2021/08/12 [16:00]

통신연락선 복원에서 나타난 문재인 정부의 문제점

박한균 기자 | 입력 : 2021/08/12 [16:00]

7월 27일, 남북 통신연락선이 14개월 만에 복원됐다.

 

남북은 청와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27일 오전 10시를 기해 그간 단절되었던 남북 간 통신연락선을 복원하기로 합의했다며 “통신연락선들의 복원은 남북관계의 개선과 발전에 긍정적인 작용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사회 각계에서는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에 대해 ‘남북관계 개선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향한 노력이다’ 등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미국 국무부도 남북 간 대화와 관여에 지지 의사를 밝혔다. 중국 외교부도 남북 관계 발전에 도움 되기를 기대한다고 환영했다.

 

그런데 보수언론 등과 일부 인사들은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은 북한이 식량난 이유로 대화의 손짓을 보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보수언론은 일본 아사히 신문을 인용해 “북한은 폭염으로 가뭄이 드는 등 식량 사정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라면서 “통신연락선 복원은 한국 측으로부터 인도적 지원 등을 받기 위한 북한의 정지 작업이라는 견해가 있다”라고 보도했다.

 

정말 북한은 식량난을 겪고 있을까?

 

이러한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박경순 남북역사문화교류협회 교육위원장은 “북한이 남북대화(남북 통신연락선 복원)에 나선 배경을 놓고 식량난 탓으로 돌리는 논조들이 많다”라며 ‘식량난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2021.7.28. 민플러스)

 

박 위원장은 최근 북한이 유엔(UN)에 제출한 자국의 상황을 담은 63쪽 분량의 보고서를 근거로 들었다.

 

지난 7월 13일 화상회의로 진행된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고위급 정치포럼에서, 북한은 ‘자발적 국별 검토(Voluntary Nation Review, VNR)’를 발표하면서 북한 국내 상황을 공유했다.

 

VNR는 2015년 제70차 유엔총회에서 회원국들이 2030년까지 달성하기로 결의한 의제인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 이행 현황을, 각국이 자발적으로 검토해 유엔에 제출하는 제도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식량생산량이 많이 증가했던 2019년 곡물생산량은 665만 톤이었으나, 2020년에는 552만 톤으로 100만 톤 이상 감소했다.

 

▲ 남측의 추정치로서 지표가 국제기구나 북한 자체지표보다 낮게 설정하고 있다. [사진출처-민플러스]  

 

▲ 자발적 국별 검토(Voluntary Nation Review, VNR)에서 제시된 연례 곡물생산량. [사진출처-민플러스]  

 

앞서 이인영 통일부 장관과 국정원은 지난 2월 국회 보고서 자료를 근거로 북한은 지난해 태풍 피해 등으로 인해 곡물생산량이 550만 톤에서 440만 톤으로 감소해 식량이 부족하리라 추정한 바 있다.

 

박 위원장은 지난해 북한의 곡물생산량은 유엔식량기구(FAO)가 산정한 연간 곡물생산량 550만 톤과 비슷한 수치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의 설명에 따르면 VNR을 통해서 살펴본 북의 연간 곡물 생산 목표량은 700만 톤이다. 그런데 이 목표는 아직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2014년~2020년까지 7년 동안 평균 생산량이 국정원이나 유엔 식량 기구에서 평가하고 있는 북한의 곡물생산량인 550만 톤을 초과하고 있다.

 

박 위원장은 “따라서 심각한 식량난에 봉착했다는 주장은 전혀 근거가 없다”라며 “특히 2019년과 2020년 곡물생산량은 각각 665만 톤, 552만 톤으로 지난 2년 동안 생산량을 놓고 보면 남한의 국정원이나, 유엔식량기구에서 산정한 곡물생산량은 550만 톤을 모두 초과하고 있다. 그러므로 현재 북한이 식량난에 시달리고 있다는 분석은 더더구나 근거가 없다”라고 반박했다.

 

박 위원장은 또 북한에서 ‘구조적 식량난’이 없어졌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이 표에서 주목되는 점은 2019년도 곡물생산량”이라며 “북한에서 발표한 바대로 665만 톤을 생산하여 목표치인 700만 톤에 거의 근사하게 도달했다”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는 북의 농업생산구조가 매우 높은 수준에 도달했음을 알 수 있다”라며 “농업과학기술 발전과 농업의 기계화 확대, 비료를 비롯한 농자재 생산의 정상화가 이루어져 농업생산체계가 고도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라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또 북한의 국내총생산이 2015년 274억 달러에서 2019년(당시 인구는 2,555만여 명) 335억 달러로 연평균 5.1% 성장했고, 1인당 GDP는 같은 기간 연평균 4.6% 성장했다고 밝혔다.

 

현재 북한은 주민생활 향상과 경제발전을 위한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로 볼 때 북한이 식량난을 겪고 있다는 주장은 잘못된 것이며, 북한의 경제성장률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불신은 비싼 대가를 치른다

 

여기서 살펴볼 것은 이른바 ‘식량난’ 주장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태도이다. 문재인 정부는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 의미가 ‘식량난 이유’가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정부는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은 식량난 이유’라는 일부 주장에 대해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이는 정부가 암묵적으로 이 주장을 인정한다는 것과 다름없다.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 이유를 왜곡한 보도를 바로잡지 않는 것은 예의에 어긋난 행동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남북 정상이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함으로써) 상호신뢰를 회복하고 화해를 도모하는 큰걸음을 내짚자”고 한 약속을 깬 것이다.

 

그리고 ‘가짜정보’를 묵인하는 정부의 태도는 국민에게 북한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심어주고, 남북 간의 화해·협력의 분위기를 가로막는다.

 

사람과의 신뢰도 마찬가지이지만, 나라 간의 신뢰를 쌓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 그만큼 서로가 노력해야 하며, 배려와 존중이 필요하다.

 

반면 어렵게 쌓은 신뢰가 깨지는 것은 한순간이다.

 

지난해 극우 탈북자 단체들의 대북전단 살포를 계기로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폭파되는 등 큰 대가를 치른 것만 봐도 그렇다.

 

불신은 비싼 대가를 치른다는 말이 있다. 다른 사람을 신뢰할 때 그들도 나를 진심으로 대해 주고, 상대방을 최고로 생각하면 그들도 나에게 최고를 보여준다.

 

문재인 정부는 14개월 만에 열린 남북대화의 기회를 국면 전환·치적쌓기에 이용하더니, 한미연합훈련까지 강행했다.

 

지난 10일 김여정 조선노동당 부부장은 한미연합훈련 강행을 두고 문재인 정부에 “배신적인 처사”라며 강한 유감을 표하고서 이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뜻임을 시사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정부에 강한 불신을 드러낸 것이다.

 

신뢰를 회복하고 남북대화의 문을 다시 활짝 여는 방법은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는 방법밖에 없다. 아울러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 의미 왜곡 등 북한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는 노력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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