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낡은 양복”, “깨끗함”, “겸손”, “선한 미소”, “감사 인사”
이는 인권변호사·통일운동가·진보정당인 김승교 변호사를 떠올리며 사람들이 한 말이다.
김승교 변호사는 간암으로 투병하다 2015년 8월 31일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다. 김승교 변호사는 인권변호사로서 억울한 약자들을 헌신적으로 도와주었으며 조국의 자주, 민주, 통일을 위해 그리고 진보 정치의 앞날을 개척하기 위해 자신의 가진 재부와 시간 그리고 건강까지도 서슴없이 다 바쳐 불꽃처럼 투쟁하다 마흔일곱의 비교적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이 김승교 변호사를 기억하며, 그의 정신을 가슴에 담고 자주, 민주, 통일 세상과 진보정치 실현을 위해 투쟁하고 있다.
김승교 변호사의 6주기 즈음하여 김승교 변호사의 뜻을 기리고 따르는 이들이 지난 28일, 29일 마석모란공원 묘지를 참배하며 결의를 다지는 시간을 가졌다.
먼저 어린이·청소년 단체 ‘세움’(이하 세움)은 28일 마석모란공원을 찾아 김승교 변호사 묘역을 정비했다. 세움 회원들은 약 1시간 동안 김승교 변호사 묘비를 정성스레 닦고, 묘지와 그 주변의 잡초를 손으로 하나하나 뽑으며 단장했다.
세움 회원들은 묘역 정비를 마친 뒤에, 나라와 민족에 헌신하는 사람이 되겠다는 마음을 담아 김승교 변호사에게 참배했다.
이날 세움 회원들은 김승교 변호사와 본지 이창기 기자 묘역에 정성스럽게 준비한 꽃을 헌화했다.
29일에는 오전 10시부터 정오까지 마석모란공원의 김승교 변호사 묘역 앞에서 ‘진보통일운동가·민주인권변호사 故김승교 동지 6주기 추모의 날(이하 추모의 날)’이 진행됐다.
추모의 날은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인해 추모행사를 따로 하지 않고, 김승교 변호사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참배하는 형식이었다.
국민주권연대 일꾼들은 정성스럽게 김승교 변호사의 제사상을 준비했다. 주권방송은 이날 묘역을 찾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유튜브로 추모의 날을 생중계했다.
국민주권연대·한미연합훈련 중단·남북관계 개선 민족추진위원회(이하 민추위)·진보예술인 모임 ‘민들레’ 회원들과 진보당 강북구위원회·용산구위원회 당원들, 그리고 김승교 변호사를 기억하는 많은 사람이 추모의 날에 참여했다.
정종성 6.15청학본부 상임대표는 김승교 변호사 하면 ‘청년’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 정종성 상임대표는 “정의롭고 새로운 것을 추구했던 모습, 불의와 싸웠던 김승교 변호사는 청년의 기질 그대로였다. 그리고 누구보다 청년들을 사랑했다. 한총련 변호사였고 한총련 변론을 도맡아 했기에 청년이 떠오른다”라고 말했다.
김승교 변호사와 함께 통합진보당 활동했던 김은주 진보당 강북구위원회 위원장은 “김승교 변호사는 동지들에게 아낌없이 모든 것을 다 주고 베풀어 주었다. 하지만 본인에게는 돈 한 푼도 쓰지 않아 낡은 감색 양복을 입고 다니던 모습이 떠오른다. 마지막까지 동지들에게 사랑을 베풀어 준 김승교 변호사였다”라면서 김승교 변호사의 ‘낡은 감색 양복’을 떠올렸다.
온 가족이 추모의 날에 참여한 김준성 서울주권연대 동북지회 운영위원장은 “항상 술자리에 웃으면서 주위 사람들에게 막걸리를 주었던 모습이 떠오른다. 동지들에게 베풀어 준 넉넉한 품과 사랑이 많이 생각난다”라고 김승교 변호사를 떠올렸다.
김은희 서울주권연대 서남지회 운영위원장은 김승교 변호사의 미소와 사람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모습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백자 ‘노래패 우리나라’ 가수는 김승교 변호사 하면 ‘깨끗함’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 백자 가수는 “김승교 변호사 묘소 뒤에 목련이 있다. 목련은 봄이 되기 직전 먼저 피고 봄이 되면 찬연하게 스러지는데 마치 김승교 변호사의 삶을 보는 것 같다. 힘들 때 가장 앞장서고 좋은 일이 생기면 뒤로 물러서는 모습의 김승교 변호사와 목련이 닮았다고 생각한다. 봄을 부르는 깨끗하고 순수한 ‘미소와 삶’이 바로 김승교 변호사의 삶이었다”라고 말했다.
김승교 변호사가 통합진보당 최고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었을 때 당직자였던 안승혜 씨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주위의 동지와 후배들에게 겸손해하고 고마움을 표하던 김승교 변호사였다. 국회에서 통합진보당 회의가 있을 때 김승교 변호사의 차 주차하는 것을 도와준 적이 몇 번 있다. 그럴 때마다 늘 ‘안 동지 고맙소’라고 인사를 했다. 그리고 주위 사람들을 높이고 본인은 낮추면서 감사 인사를 하던 모습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김승교 변호사와 통합진보당 교육위원회에서 같이 활동한 김복기 씨는 소탈하고 민중적인 모습의 김승교 변호사가 떠오른다고 말했다.
김승교 변호사의 투병 과정을 지켜봤던 윤기진 씨는 “김승교 변호사는 한총련 변론을 비롯해 변호사로서 능력을 높이 평가받았다. 그리고 적폐 세력이 통합진보당을 공격할 때 맞서 논리적으로 싸우면서 기개를 보였다. 하지만 적폐 세력과 싸울 때와 평상시 모습은 달랐다. 평상시 김승교 변호사는 주위 사람들에게 자신을 낮추는 것이 몸에 배어 있었다. 늘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라며 ‘겸손’을 떠올렸다.
추모의 날에 참가한 사람들은 또한 결심을 다졌다.
김승교 변호사의 고려대학교 법학과 선배인 김은진 민추위 공동위원장은 “벌써 6년이 됐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2022년 대통령 선거까지 우리의 모든 힘을 다해 적폐 청산을 하겠다”라고 결의를 피력했다.
남영아 국민주권연대 운영위원장은 “김승교 변호사가 꿈꿨던 자주, 민주, 통일 세상 그리고 진보정치 실현을 위해 국민주권연대가 앞장서서 투쟁하겠다”라고 결의를 피력했다.
김은주 위원장은 진보 집권의 포문을 열 수 있도록 활동하겠다고 다짐을 했다.
조영래 진보당 용산구위원회 위원장은 “김승교 변호사는 통합진보당 마지막 최고위원이었다. 통합진보당 해산 이후 민중당, 진보당으로 진보정당은 이어지고 있다. 김승교 변호사의 꿈이었던 진보 집권을 만들어가겠다”라는 결심을 밝혔다.
이인선 주권연구소 연구원은 “김승교 변호사를 한 번도 본 적이 없지만, 대학교 선배이다. 김승교 변호사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라면서 “김승교 변호사는 항상 승리에 대한 확신을 지녔다고 한다. 자주, 민주, 통일 그날까지 김승교 변호사님의 뜻을 이어 동지들과 함께 투쟁하겠다”라고 결심을 밝혔다.
김승교 변호사가 진보정당 활동을 했던 도봉구의 주민 김세동 씨는 “김승교 변호사의 뜻을 잘 받들어 도봉구 지역에서 진보정치를 실현하는 데 앞장서겠다”라는 의지를 보였다.
이날 추모의 날에는 가족 단위 참가자가 많았다. 김승교 변호사가 사랑했던 동지들이 자녀들과 함께 참여한 것이다. 어린이들을 보며 환한 웃음을 지었을 김승교 변호사가 그려진다.
비록 코로나19로 김승교 변호사를 기억하는 이들이 모두 참여할 수 있는 대규모 추모행사를 하지는 못했지만, 이날 마석모란공원 김승교 변호사 묘역을 찾은 이들의 모습에서 자주, 민주, 통일을 기어이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추모의 날 영상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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