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의 야만을 끝내자’..이석기 의원 석방 2021 추석한마당 열려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1/09/23 [10:27]

‘9년의 야만을 끝내자’..이석기 의원 석방 2021 추석한마당 열려

김영란 기자 | 입력 : 2021/09/23 [10:27]

▲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22일, 감옥에서 9년째 수감 중인 이석기 전 의원의 석방을 촉구하는 <‘감옥에서 9년째, 이석기 의원 석방’ 2021 추석 한마당 - 9년의 야만, 이제는 끝내자>가 대전교도소가 열렸다. [사진제공-한국구명위]     

 

▲ 민중의 노래를 제창하는 참가자들. [사진제공-한국구명위]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22일, 감옥에서 9년째 수감 중인 이석기 전 의원의 석방을 촉구하는 <‘감옥에서 9년째, 이석기 의원 석방’ 2021 추석 한마당 - 9년의 야만, 이제는 끝내자(이하 추석한마당)>가 대전교도소앞에서 열렸다. 

 

추석한마당은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사건 피해자 한국구명위(이하 한국구명위)’ 주최로 열렸으며, 유튜브와 줌(Zoom)으로 생중계되었다. 

 

유튜브로 생중계된 집회에는 서울, 대전, 광주 등 15개 도시 70여 곳 거점에서 3천여 명이 함께했다. 

 

함세웅 한국구명위 고문과 박래군 한국구명위 공동대표가 대회사를 하였다. 

 

함 고문은 “문재인 정부에 대해서 우리가 나름대로 아주 실낱같은 희망을 품고 있었지만 그 실낱같은 희망마저 끊어질 지경에 있어 너무 가슴이 아프다. 이석기 의원이 감옥에서 그러나 더 큰 자유를 가지고 우리에게 자유와 희망 또 민족의 일치와 꿈을 주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박 공동대표는 “벌써 만 9년이 꽉 차고 또 넘쳤다. 이경진 누님이 천 일 동안 청와대 앞에서 농성하고 계시다가 암에 걸리셔서 또 돌아가시기 전까지도 그렇게 이석기 전 의원 석방을 소원했다. 문재인 정권 굉장히 비겁하고 매우 나쁘다. 어떻게 이렇게 잔인하다 싶을 정도로 이석기 전 의원을 감옥에 가둬두는지에 대해서 나는 이해할 수가 없다”라고 토로했다.

 

추석한마당에서 윤택근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수석부위원장)은 규탄 발언을 했다. 

 

윤 직무대행은 “신자유주의 정권은 자신들의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는 언제나 국민의 목소리를 내는 진보정치를 탄압하고 민주노총을 탄압해왔다. 이재용은 석방하고 양경수를 구속하는 나라, 이것이 문재인 정권의 본모습이다. 민주노총은 결심했다. 노동자 민중이 살맛 나는 세상, 비정규직 없는 세상, 노동이 중심이 되는 새로운 세상을 만들고자 결심했다. 10월 20일 총파업은 역사의 분수령이 될 것이다. 양심수 없는 나라, 인권이 존중되는 나라, 노동이 중심이 되는 나라, 민주노총이 만들겠다”라고 연설했다. 

 

이어 김태진 전 부산구명위 회원은 “야만의 시대 끝장내기 위해서 진보집권을 해야 한다. 2022년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부산에서 출마 결심했다. 헌신분투 마음으로 우리의 목표로 함께 전진하자. 부산구명위도 한 걸음씩 나아가겠다”라고 밝혔다.

 

▲ 청년구명위 회원들의 문예공연. [사진제공-한국구명위]  

 

송명숙 청년진보당 대표는 “엊그제 유엔총회장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미중 종전선언을 제안했다. 그런데 9년 전 같은 제안을 했던 이석기 의원은 생각이 불온하다는 이유로 감옥에 있다. 진짜 평화와 자유는 그곳이 아니라 여기 감옥 문을 여는 것부터 시작된다”라며 청년구명위 회원들의 공연을 소개했다. 

 

청년구명위 회원들은 ‘방탄소년단’의 노래를 개사한 공연을 선보였다. 

 

이 전 의원이 참가자들에게 보낸 옥중편지가 추석한마당에서 낭독됐다. 

 

이 전 의원은 “아홉 번째 새로운 가을을 맞이하며, 40일 동안 사람의 얼굴을 보지 못한다 해도 우리는 하나의 숨결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 동지들이 있기에 내가 있다는 분명한 깨달음이 나를 숨 쉬게 한다”라며 인사를 전했다.

 

계속해 이 전 의원은 “이번 대선은 보수와 진보의 대결도 아니고, 나쁜 것과 덜 나쁜 것의 대결도 아니다. 기득권의 한 귀퉁이씩을 각자 차지하고 상대의 기득권을 조금 더 자기 것으로 만들기 위해 싸우는 것일 뿐”이라며 “이번 대선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이들 기득권 세력의 담합 구도에 파열구를 내는 것이다. 민중 자신이 정치의 한 축으로 일어나지 않는 한 거대 여야의 기득권 체제는 바뀔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 

 

추석한마당 참가자들은 ‘민중의 노래’ 제창에 이어 ‘촛불배신 규탄한다, 이석기 의원 석방하라’, ‘감옥에서 9년째다, 이석기 의원 석방하라’ 구호를 외치고 행사를 마쳤다. 

 

아래는 이석기 전 의원 옥중편지 전문이다.

 

-----------아래--------------

 

보고 싶은 벗들, 사랑하는 동지들

 

이제 아홉 번째 가을입니다. 

 

사방을 막은 벽면에서 나오는 숨이 턱턱 막히는 열기는 이제 줄어들어 갑니다만, 코로나로 인한 면회 금지 때문에 한 40여 일 동안 사람을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우리 사회의 가장 낮은 곳에 감옥이 있다는 말이 실감이 납니다. 

 

지금 나와 벗들을 이어주는 건 편지입니다. 

 

그 편지에는 9년째 갇혀 있는 저의 현실과 가석방으로 감옥을 빠져나간 이재용의 현실과 모두가 잠든 새벽에 강제 연행된 민주노총 위원장의 현실이 담겨 있습니다. 이 정부가 말하는 공평과 정의, 민주주의가 실은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자각이 들어 있습니다. 

 

종이 위의 검은 글씨는 아무 소리를 내지 않지만, 그것이 깊숙한 데로부터 나오는 분노의 목소리라는 걸 나는 잘 알고 있습니다. 

 

이렇게 벗들이 보낸 편지들을 읽다 보면 역설적이지만 나의 영혼은 평안해집니다. 아홉 번째 새로운 가을을 맞이하며, 40일 동안 사람의 얼굴을 보지 못한다 해도 우리는 하나의 숨결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 동지들이 있기에 내가 있다는 분명한 깨달음이 나를 숨 쉬게 합니다.

 

5년 전 우리는 가장 먼저 촛불을 들었습니다. 박근혜 정부를 무너뜨림으로써 민주주의와 평화,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로 한 발 전진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문재인 정부는 그저 제자리걸음만 거듭했습니다. 광화문의 촛불이 한목소리로 외쳤던 ‘이재용 구속’은 가석방이라는 희한한 결론으로 끝나버렸습니다.

 

그러니 이번 대선은 보수와 진보의 대결도 아니고, 나쁜 것과 덜 나쁜 것의 대결도 아닙니다. 지금의 거대 여야는 서로 죽일 듯이 싸우지만 막상 우리 사회의 근본적 문제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습니다. 

 

기득권의 한 귀퉁이씩을 각자 차지하고 상대의 기득권을 조금 더 자기 것으로 만들기 위해 싸우는 것일 뿐입니다. 이들 중 누가 정권을 차지하느냐는 우리 민중의 삶과는 아무 인연이 없습니다. 거대 양당 체제는 기득권 보호체제라고 나는 규정한 바 있습니다. 

 

이번 대선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이들 기득권 세력의 담합구도에 파열구를 내는 것입니다. 누구나 불평등을 말하고, 불공정을 말하지만 실제로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불평등과 불공정의 피해를 온몸으로 감당하고 있는 민중의 몫입니다. 민중 자신이 정치의 한 축으로 일어나지 않는 한 거대 여야의 기득권 체제는 바뀔 수 없습니다. 우리는 현장에 깊이 뿌리를 내리고, 민중과 함께 한 걸음씩 나아감으로써 이를 바꿔내야 합니다. 그것이 지난 5년의 경험을 통해 우리에게 다시 가르쳐 준 교훈입니다. 

 

백무산 시인은 ‘아름드리 나무는 톱 같은 지혜로 베어진다’면서 성경에는 독사 같은 지혜라는 말이 있지만, 우리에겐 톱 같은 지혜가 맞는 말이라고 했지요. 그것이 우리에겐 무기라고도 했습니다. 여기엔 편법도 없고, 요행도 없습니다. 저마다 현장에서 우직하게 만 사람이 한 사람처럼 떨쳐 나선다면 낡은 장벽은 물 먹은 흙담처럼 무너질 것이라고 나는 믿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그리운 동지들. 

오늘 쓰는 이 편지가 이제는 정말 마지막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벗들을 생각하면 언제나 그립고 고맙고 미안한 마음입니다. 이제는 손을 잡고 가슴을 맞대고 시대의 요구와 민중의 현실에 함께 하고 싶습니다. 비록 우리는 헤어져 있지만 얼마 안 가 우리는 만나게 될 것입니다. 우리의 싸움은 어제에서 오늘로, 오늘에서 내일로 이어집니다. 한 호흡으로 지금처럼, 우리가 꿋꿋하게 싸워나간다면 새로운 미래는 이미 시작입니다.

 

2021년 9월 22일  

대전옥에서 이석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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