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기밀까지 내놓으라는 날강도 미국

백남주 객원기자 | 기사입력 2021/09/29 [09:02]

기업 기밀까지 내놓으라는 날강도 미국

백남주 객원기자 | 입력 : 2021/09/29 [09:02]

미국이 삼성전자를 비롯한 세계 반도체 기업들을 대상으로 민감한 내부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9월 23일(이하 현지시각)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세 번째로 ‘반도체 회의’를 개최했다. 회의에는 삼성전자와 TSMC, 인텔, 애플, 포드, 제너럴모터스(GM) 등 주요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백악관은 “반도체 공급난과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공급망에 미치는 영향, 공급망 전반의 투명성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최근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미국내 자동차 공장이 멈춰서는 등 세계적으로 반도체 공급 차질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는 반도체를 자국 안보와 연관 지으며 해외 시장에 의존하지 않는 자국내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려 하고 있다.  

 

이 회의에서 바이든 행정부는 기업들에게 45일 내(11월 8일)로 주요 고객 명단과 재고 현황, 증산 계획 같은 영업 기밀이 포함된 정보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미국 상무부 기술평가국이 24일 관보를 통해 게재한 바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에게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 업체들은 반도체 제품 설계 및 제조, 공급업체는 물론 유통업체와 반도체 수요업체까지 해당한다. 반도체와 관련된 전 기업이 해당되는 것이다. 또한 이번 회의에 참석한 기업 뿐 아니라 세계 반도체 기업 전부를 포괄한다.  

 

미국이 요구하고 있는 반도체 기업의 정보들은 매출과 수주 및 재고 현황, 고객 정보 등 사실상 경영 정보 일체다. 

 

미국이 요구하는 정보 항목으로는 각 기업의 상위 3대 고객 명단과 예상 매출, 제품별 매출 비중, 올해를 포함한 3년치 매출액 정보 등이다. 지금 같은 반도체 수급난이 생겼을 때 제조사가 어떤 기준으로 물량을 고객에 배정하는지, 재고는 얼마나 있는지 같은 민감한 사항도 들어있다. 생산 관련 질문에는 생산 주기와 생산 시설의 세부 사항 등이 포함됐다.   

 

자동차·정보기술(IT) 산업을 포함한 반도체 고객사들도 월평균 반도체 주문량, 반도체 부족으로 인한 생산 차질, 앞으로 6개월간 구매 예정 수량, 구매 계약 기간을 제출해야 한다.

 

고객사 이름과 각각에 대한 매출은 기업에서 절대 공개하지 않는 극비 정보다. 미국에게 제공된 이들 기업의 극비 경영 정보가 인텔, 마이크론, 애플 등 미국 기업들에게 흘러 들어갈 경우 국내 반도체 업계에는 치명타가 될 수 있다. 

 

한 발 더 나아가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은 기업이 정보 공개에 호응하지 않으면 ‘모든 옵션과 도구’를 검토하겠다고 협박하기 까지 했다. 

 

미국 상무부는 국방물자생산법 발동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950년 한국전쟁 당시 만들어진 국방물자생산법은 대통령이 위기 상황에서 민간 기업의 핵심 물자 생산을 확대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으로 이 경우 기업에 정보 공개를 강제할 수 있다. 

 

이번 설문공개 압박으로 국내 업체들은 미국에 대한 추가 투자 압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텍사스주 오스틴·테일러를 주요 후보지로 해서 170억달러 규모의 첨단 파운드리 공장 증설을 추진 중이다. SK하이닉스는 실리콘밸리 연구개발(R&D)센터에 10억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국내 공장을 제외하면 중국 우시·충칭에만 메모리 생산 기지를 두고 있어 향후 바이든 행정부의 미국 공장 신설 압박을 크게 받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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