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햇살151] 윤석열이 국힘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것에 대해

이형구 | 기사입력 2021/11/07 [21:35]

[아침햇살151] 윤석열이 국힘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것에 대해

이형구 | 입력 : 2021/11/07 [21:35]

 

11월 5일 윤석열 후보가 국힘당 대선 후보로 최종 결정됐다. 이에 윤석열 국힘당 경선 승리의 의미를 분석해보고자 한다.

 

1. 강렬한 반문재인·정권심판 정서

 

윤석열 후보의 국힘당 경선 승리는 지금 민주당이 정권을 재창출하기 아주 힘든 상황임을 보여준다.

 

왜 그럴까?

 

윤석열 후보는 누가 보더라도 대선후보 감이 아니다. 윤석열 후보가 검찰총장을 사퇴하고 정치판에 들어오면서 점수를 얻을 만한 행동을 한 게 하나라도 있었던가?

 

윤석열 후보는 국힘당 경선 토론에서 뛰어난 정치적 식견을 보여주긴커녕 주택청약이 뭔지도 모르는 등 일반 상식조차 부족한 모습을 보였다. 전두환을 찬양하고 부마항쟁과 6월 항쟁을 착각할 정도로 역사의식도 부재하다. 주 120시간 노동 발언으로 반서민 반노동 인사임을 증명했다. 후쿠시마에서 방사능이 유출되지 않았다는 잘못된 주장을 해서 친일적인 면모도 보여줬다. 윤석열 후보의 아내와 장모는 비리 의혹을 받고 있기에 도덕적인 이미지인 것도 아니다. 그리고 토론회 때 손바닥에 임금 왕(王) 자를 새겨 무속신앙에 심취해 있다는 게 들통났다. 국민의 사과 요구엔 SNS에 ‘개사과’ 사진을 올려 대응함으로써 ‘사과는 개나 줘라’라는 식으로 국민을 조롱하기까지 했다. 윤석열 후보는 능력, 도덕성, 기질, 인간성 등 무엇 하나 장점이 없다. 한마디로 최악이다. 

 

이런 윤석열 후보가 지지를 받는 이유는 오직 검찰총장을 하면서 문재인 정권과 싸웠다는 것밖에 없다.

 

윤석열 후보가 그토록 자질이 부족한데도 국힘당 후보로 선출되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결국 문재인 정권심판론이 하늘을 찌를 만큼 강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정치적 대세를 만드는 흐름이 문재인 정권심판론에 있는 것이다.  

 

대세가 이렇게 형성되면 이 판도를 바꾸는 것은 매우 어렵다. 윤석열 후보 비리 의혹이 아무리 터져 나와도 소용없을 것이다. 지난 4월에 있었던 재보궐선거가 바로 이런 양상이었다.

 

재보궐선거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는 내곡동 셀프개발 의혹을 받았고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는 엘시티 특혜분양 및 입시비리 논란에 휩싸였다. 그런데 이런 비리 의혹은 표심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다. 서울시장 선거에선 오세훈 58%, 박영선 39%로 18%포인트 차이로 국힘당이 이겼다. 부산시장 선거에선 박형준 63%, 김영춘 34%로 무려 30%포인트 가깝게 차이가 벌어졌다. 압도적인 결과였다. 

 

국민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을 정말로 지지해서 표를 밀어준 것이 아니다. 국힘당에 승리를 안겨준 건 오로지 문재인 정권심판론이었다.

 

재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이 충격적인 참패를 당하자 당시 많은 사람은 대선은 다를 거라고 위안했다. 일례로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4월 23일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 출연해 “대선은 지방자치단체 선거와 차원이 다르다”라고 말했다. 유시민 전 이사장은 “두 군데(서울·부산) 지자체 단체장은 1년짜리로 (유권자가) 불만을 표출하는 수단으로 쓸 수 있지만, 대선은 5년이 걸린 문제”라며 “대통령은 불만 표출보다는 앞으로의 국정 운영 능력을 고려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석열 후보가 정치선언을 하기 전에도 사람들은 검찰총장일 때와 달리 현실정치에 들어서면 지지율이 바닥을 길 거라고 내다봤다. 윤석열 후보는 문재인 정권에 대항해 만들어진 ‘반사체’일 뿐이기 때문에 자기 정책을 드러내고 토론을 하면 한계를 드러내고 산산이 깨질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추미애 전 장관은 6월 13일 윤석열 후보가 대선을 완주하지 못할 거라고 말했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지난 8월 “윤적윤. 윤석열의 적은 윤석열이다. 그의 멈출 수 없는 구설수 질주본능은 이제 임계점에 다다랐다. 고쳐지지 않는다. 몰상식과 무식함은 주 120시간 공부로 해결되지 않는다. 매일 비난거리를 스스로 만들고 다니는 것도 참 쉽지 않은데. 대선후보 Yuji하기 힘들다”라며 “반기문처럼 ‘완주하지 못한다’에 500원 건다. 깜도 아니다”라고 평가한 바 있다.

 

물론 정청래 의원의 지적은 상식에 기반한 올바른 평가다. 그런데 놀랍게도 상식과 다른 현실이 펼쳐졌다. 윤석열 후보는 국힘당 대선후보로 선출되는 데 성공했다. 

 

무엇이 상식을 깬 결과를 만들어냈는가. 윤석열 후보가 가지고 있는 건 오로지 ‘반 문재인’뿐이었다. 그런데 그 문재인 정권심판 여론이 너무나 거셌다.

 

재보궐선거에선 국힘당 후보에 대한 각종 비리가 터져도 정권심판론을 타고 오세훈과 박형준이 압도적인 결과로 당선됐다. 정권심판론은 재보궐선거로 사그라든 게 아니라 여전히 맹위를 떨쳐 국힘당 대선 경선에선 능력도 자질도 부족한 윤석열 후보를 승리시켜주었다. 정권심판론이 내년 대선을 휩쓸지 않을 거라고 장담할 수 있을까? 

 

따라서 윤석열이 경선에서 승리한 건 민주당이 특단의 조치, 예컨대 남북관계의 획기적 진전이나 북미정상회담 같은 성과를 만들지 않는 한 민심 경향을 뒤집는 게 쉽지 않으리란 것을 보여준다.

 

2. 당심과 민심의 차이

 

한편, 국힘당 경선에서 눈에 띄는 점이 있었다. 국힘당 당심과 일반 민심의 차이가 컸다는 점이다. 이점이 민주개혁진보진영의 돌파구를 보여준다.

 

국힘당 대선 경선은 당원 투표 50%+여론조사 50%로 진행됐다. 당원 투표에서는 윤석열 58%, 홍준표 35%로 윤석열 후보가 승리했다. 반면 여론조사에서는 윤석열 38%, 홍준표 48%로 홍준표 후보가 승리했다. 최종 결과는 윤석열 48%, 홍준표 42%로 윤석열 후보의 승리였다.

 

윤석열 후보 지지율은 당원에서 58%에 달했지만, 여론조사에선 38%에 그쳤다. 무려 20%포인트나 차이가 났다. 20%포인트 차이면 결코 작다고 할 수 없는 수치다. 이건 놀라운 반전이다. 당심과 민심이 완전히 달랐다.

 

만약 윤석열 후보가 당심에서도 이기고 민심에서도 이겼으면 민주개혁진보세력이 대선 판세를 뒤집기란 무척 어려웠을 것이다. 그런데 윤석열 후보는 민심의 선택을 받지 못했는데도 국힘당 후보로 결정됐다. 이는 당심과 민심이 완전히 괴리됐다는 걸 입증하는 것이다. 우리는 여기에 주목해야 한다.

 

3. 당심과 민심이 괴리된 이유

 

당심과 민심의 괴리는 왜 생기는가. 이는 국힘당 기득권 세력이 만든 것이다.

 

국힘당은 원래도 당심과 민심이 대체로 괴리되어 있었다. 올해 6월에 열린 국힘당 대표 선출 과정을 보자. 초반에 나경원이 대세를 이뤘다. 5월 3일 여론조사기관 PNR이 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나경원이 18%로 1위, 주호영이 13%로 2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5월 14일 PNR 여론조사에서 이준석 20%, 나경원 16%로 이준석이 지지율 1위로 올라선 후 이준석의 지지율은 40%대를 유지하며 줄곧 1위 자리를 지켰다.

 

실제 선거 결과는 당원 투표에서 나경원 41%, 이준석 37%로 나경원이 앞섰지만, 여론조사에서 나경원 28%, 이준석 59%로 이준석이 압도했다. 당심과 민심이 달랐고 민심의 선택을 받은 이준석이 승리했다.

 

올해 재보궐선거 경선을 보자.

 

국힘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선 나경원과 오세훈이 맞붙었는데 이번에도 초반엔 나경원이 앞섰다. 2월에 열린 예비경선은 책임당원 20%, 여론조사 80%로 치러졌는데 여론조사에서는 오세훈이 이겼지만, 책임당원 투표 결과에서 나경원이 승리해 최종적으로 나경원이 1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20%에 불과한 당심이 80%를 차지한 여론조사 결과를 뒤집을 정도로 나경원에게 완전히 쏠렸다.

 

3월에 열린 본경선은 여론조사 100%로 치러졌다. 결과는 오세훈 42%, 나경원 36%로 오세훈의 승리였다. 이번에도 역시 당심과 민심은 달랐고 민심에 의해 오세훈이 승리했다는 걸 알 수 있다.

 

이런 사례를 보면 국힘당 당심과 민심이 대체로 달랐다는 걸 볼 수 있다. 당심 중심의 경선을 하면 국힘당 기득권이 내세운 인물을 후보로 선출할 수 있다. 반면, 민심 중심의 경선을 하면 기득권 입맛엔 맞지 않는 사람을 후보로 내세우게 된다. 국힘당 기득권이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것이다.

 

국힘당은 재보궐선거에서 100% 여론조사 방식을 선택했다. 극단적인 민심 반영 전략을 쓴 것이다. 

 

국힘당이 이런 전략을 사용한 건 궁지에 몰려 심각한 위기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국힘당은 2017년 박근혜 탄핵 이후 2018년 지방선거, 2020년 총선에서 완패했다. 국힘당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2021년 재보궐선거에서는 반드시 이겨야 했다. 그래야 2022년 대선으로 가는 발판을 만들 수 있었다. 그래서 당 지휘부는 선민후당, 즉 당의 바람보다 국민의 요구를 앞세워야 한다고 판단했다. 민심에 무릎 꿇는 건 자기 이익에만 충실한 국힘당의 생리에 맞지 않는 행동이다. 하지만 그들은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에 민심을 따랐다.

 

그런데 이번 대선 경선에서는 어땠나.

 

7월 27일 국힘당 선관위는 후보를 4명으로 추리는 예비경선을 100% 여론조사 방식으로 하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9월 5일 여론조사 80%, 당원 투표 20%로 변경했다. 그리고 후보를 최종 결정하는 본경선은 당원 50%, 여론조사 50%로 하기로 했다. 

 

본경선에서 당원 투표 50%, 여론조사 50%로 후보를 선출하는 건 국힘당 당헌·당규에 명시된 것이긴 하다. 하지만 국힘당 내부에서 일반여론 비율을 높이자는 주장이 지속해서 나왔기 때문에 국힘당이 선택한다면 충분히 바꿀 수 있었다. 김종인 전 국힘당 비상대책위원장도 본경선을 100% 여론조사로 하자고 주장했다고 한다. 

 

그런데 국힘당은 당심 50%, 민심 50% 방식을 고수했다. 대선 경선 과정에서 민심 비율을 줄이고 당심 비율을 높인 건 당 기득권이 다시금 자기 입지 챙기기에 나선 결과다.

 

당 기득권층이 재보궐선거와 다르게 대선에서 태도를 바꾼 첫 번째 원인은 차마 대권을 다른 이에게 넘겨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대통령은 당대표나 서울시장과 급이 다르다. 대권은 기득권을 누가 차지하는지를 결정적으로 좌우한다. 국힘당 기득권층은 대통령 자리만큼은 도저히 타협할 수 없었다.

 

당 기득권층이 태도를 바꾼 두 번째 원인은 자신감을 회복했기 때문이다. 재보궐선거에서 승리한 데다 여론조사에서 정권교체 요구가 정권 연장 여론보다 지속적으로 월등히 높게 나왔다. 정당 지지율에서도 국힘당이 민주당을 앞지르고 있었다. 그러자 국힘당에 절박함과 위기감이 사라졌고 자신감이 채워졌다.

 

국힘당 기득권층은 자기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그들의 정치 목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절박함과 위기감이 어지간히 크지 않고서야 자기가 쥔 걸 내려놓지 않는다. 국힘당 기득권층은 사느냐 죽느냐의 위기에서 벗어났다고 판단하자 곧바로 민심을 100% 따르는 방식을 버리고 자신이 대선 경선 결과를 좌우할 수 있도록 규칙을 되돌렸다.

 

그 결과 민심 지지율 38%에 불과한 윤석열 후보가 당심을 업어 국힘당 대선 경선에서 승리했다.

 

4. 의외의 결과

 

국힘당은 이렇게까지 당심과 민심이 다르리라고 예측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만약 이 정도로 차이가 클 줄 알았다면 당심 50%, 민심 50% 방식을 채택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국힘당 내부에서도 선거 결과를 보고 윤석열 후보가 후보로서 정말 괜찮을지 의구심을 갖고 긴장하게 되었을 것이다. 

 

▲ 천지일보가 11월 4일 보도한 여론조사 결과  

 

세부 자료가 알려지지 않아 지역별 경선 여론조사 결과를 알 수는 없다. 다만 비슷한 시기에 진행된 여론조사 결과를 보고 유추해 볼 수 있을 것이다.

 

11월 4일 천지일보가 국힘당 경선 규칙과 동일한 문구로 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자. 연령별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홍준표 후보가 20대, 30대, 40대에서 윤석열 후보를 이겼다. 윤석열 후보가 확실히 우세하다고 볼 수 있는 건 60대 이상 밖에 없다. 

 

천지일보 조사에선 윤석열 42%, 홍준표 39%로 윤석열 후보가 이기는 것으로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실제로는 윤석열 38%, 홍준표 48%로 홍준표 후보가 월등히 앞섰다. 이를 고려하면 실제 경선 여론조사에서는 홍준표 후보가 20대에서 40대 연령대에서 더 큰 차이로 이겼을 것으로 보인다. 50대도 홍준표 후보 지지율이 더 높았을 것으로 보인다. 

 

60대 이상은 태극기부대의 근간을 이루는 연령대로 핵심 국힘당 지지층이다. 윤석열 후보는 지지 기반이 골수 보수층으로 극단적으로 쏠려 있고 중도층으로 지지를 확장하는 데 완전히 실패한 것이다.

 

지역별로 보면 광주·전라·제주 지역에서 홍준표 41%, 윤석열 38%로 홍준표 후보가 승리했다. 서울에서도 홍준표 42%, 윤석열 38%로 홍준표 후보가 앞섰다.

 

마찬가지로 천지일보 여론조사보다 실제 국힘당 경선 여론조사에서 홍준표 후보 지지율이 훨씬 높게 나왔기 때문에 경기·인천 지역과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도 윤석열 후보에 승리를 거뒀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종합하면 윤석열 후보는 대부분의 연령대, 대부분의 지역에서 홍준표 후보에 지지율이 뒤졌음에도 국힘당 경선 후보로 선출됐다는 것인데 이래서야 윤석열 후보가 대선에서 정말 승리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게 된다.

 

결론은 윤석열 후보는 민심이 바라는 인물이 아니었지만 국힘당 후보로 선출됐다는 것이다. 국힘당 경선 결과는 윤석열을 대선후보로 만들어준 동시에 모순적이게도 윤석열 후보로는 대선에서 이길 수 없다는 걸 보여줬다.

 

그래서 국힘당은 경선 이후 후폭풍을 맞고 있다. 국힘당 홈페이지 게시판엔 “오늘 탈당한다. 20, 30, 40 없이 대선 잘 치르시라”, “구태정치로 청년의 희망을 짓밟았다. 정권교체는 당신들처럼 구태정치 좋아하는 6070 어르신들 데리고 많이 하시라” 등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그런데 잘 기억해보자. 지금은 상황이 너무 달라져서 생소하게 느껴지지만, 사실 국힘당이 윤석열 후보를 영입한 건 윤석열 후보가 가진 중도확장성 때문이었다. 

 

한국사회연구소가 6월 7일 발표한 여론조사와 리얼미터가 7월 9일에 발표한 여론조사를 보면 중도층의 윤석열 후보 지지율은 39%였다. 윤석열 후보의 야심도 컸다. 윤석열 후보 측은 6월 16일 “보수, 중도, 이탈한 진보 세력까지 아울러 승리”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윤석열 후보가 국힘당 입당을 질질 끌며 미뤘었다. 그 이유도 어떻게 윤석열 후보가 가진 중도층 지지율을 유지하면서도 국힘당 지지율을 고스란히 흡수할 수 있을지 고심했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준석 국힘당 대표는 “윤 전 총장이 장외에 머무르는 이유는 보수 진영의 중도 확장성을 위해 입당을 늦춘다는 게 공통 의견”이라고 평가했다.

 

그런데 막상 경선을 해보니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기존 국힘당 출신인 홍준표 후보가 오히려 중도층의 지지를 얻었고 윤석열은 중도층 확보에 실패했다. 

 

윤석열이 중도 확장 노력을 하지 않은 건 아니다. 일례로 윤석열은 7월 17일 광주를 방문해 “5.18정신을 헌법에 넣어야 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런데 윤석열 후보의 중도 확장 노력은 빛을 발하지 못했고 지지율이 지속해서 하락했다. 리얼미터 여론조사에 따르면 윤석열 후보는 6월 2주차에 지지율 35.1%로 당시 최고치를 기록한 뒤 7월 2주차엔 27.8%까지 낮아졌다. 윤석열 후보는 당시 리얼미터 여론조사 기준으론 이재명 후보에 항상 지지율이 앞섰는데* 7월 2주차엔 1%포인트 차로 격차가 좁혀졌다.

(*이재명, 이낙연, 윤석열, 홍준표 등 거론되는 후보가 보기에 모두 들어간 조사였다.)

 

지지율이 하락하자 윤석열 후보는 버티지 못하고 국힘당에 긴급히 입당했다. 그리고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보수층 공략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윤석열 후보는 7월 20일 대구를 찾아 “코로나 확산이 대구가 아닌 다른 지역이었으면 민란이 일어났을 것”이라고 발언하는가 하면 10월 19일에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을 빼고는 정치를 잘했다고 말하는 분이 많다”라고 전두환 옹호 발언을 했다. 전두환 발언의 경우 크게 논란이 됐기 때문에 어떤 사람은 윤석열이 실언했다고 생각하기도 하는데, 보수표를 얻기 위해 계산된 발언으로 봐야 한다.

 

윤석열 후보는 중도확장에 실패한 조건에서 경선 승리를 위해 극우화를 선택했다. 극우화 방법은 적중했고 윤석열 후보는 대선후보로 선출되는 데 성공했다. 문제는 그동안 국힘당은 극우 이미지를 벗으려 노력해왔는데 윤석열로 인해 다 무위로 돌아갔다는 것이다.

 

국힘당은 이준석을 당대표로 선출하면서 국민에게 당이 새롭게 변화하겠다는 이미지를 주려고 했다. 그런데 국힘당 대선 후보 경선으로 국힘당은 바뀌지 않으며 오히려 더 극우화되었다는 걸 보여주었다. 윤석열 후보는 이미 중도확장에 실패했는데 지금 다시 중도확장에 나선다고 해서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 그리고 윤석열 후보가 중도 행보를 할 때 지금까지 윤석열 후보를 지탱해준 극우세력이 가만히 있을지도 미지수다.

 

이로써 국힘당은 확장성을 갖기 상당히 어렵게 되었다. 확장성은 고사하고 재보궐선거 승리나 이준석 당대표 당선을 보며 기존 국힘당의 구태의연함을 깨고 새로움을 추구해보려던 사람들이 동요하고 이탈하고 말 것이다.

 

5. 난항에 빠진 적폐의 재집권 전략

 

윤석열이 극우화해서 국힘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것은 친미친일보수적폐세력의 대선 전략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친미친일보수적폐세력의 기본 기반은 대구·경북 지역이다. 친미친일보수적폐세력은 대구·경북을 바탕으로 호남으로 영향력을 확장해 재집권하려 했다. 

 

민주당은 호남을 중심으로 수도권과 부산·경남을 가져가고 충청도에서 영향력을 키워 집권에 성공했다. 친미친일적폐세력이 민주당의 세력 확장에 대응하기 위해선 호남을 가져와야 한다. 이런 전략에 따라 등장한 게 바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다.

 

안철수에 앞서서 문국현 전 창조한국당 대표도 적폐세력이 호남 공략을 위해 내세운 인물이었다. 문국현 전 대표는 유한킴벌리 사장 출신으로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에 뛰어들었다. 유한킴벌리는 여러 사회 공헌 사업을 하고 직원을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복지제도를 잘 갖추는 등으로 착한 기업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문국현 전 대표는 이런 이미지에 기대어 마치 자신이 진보적인 것처럼 포장해 호남을 공략하려 했다. 

 

그러나 문국현 전 대표가 실제 내놓는 정책은 보수적이었다. 또 문국현 전 대표는 창조한국당을 독단적으로 운영해 사당화함으로써 합류했던 의원들이 연쇄적으로 탈당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거기다 2009년 선거법 위반으로 징역형을 받아 의원직을 상실하는 바람에 문국현 전 대표는 2년 만에 정계에서 사라져버렸다.

 

문국현은 실패했지만 적폐세력의 호남 공략 야망은 사라지지 않았다. 적폐세력은 문국현에 이어 안철수를 내세웠다. 그리고 호남을 차지한 안철수를 대구의 맹주 유승민과 결합해 바른미래당을 창당시켰다. 바른미래당이 성공하면 대구와 광주를 결합해 보수 재집권을 실현하려는 적폐의 전략이 완성되는 것이었다.

 

적폐세력의 대구+광주 전략은 한때 성공하는 듯했다. 안철수 후보는 국민의당을 창당하고 2016년 20대 총선에서 38석, 호남 의석 중 82%를 석권하는 데 성공했다. 유승민은 2016년 12월 새누리당에서 탈당해 바른정당 창당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이때 여론조사에서 창당 예정인 신당이 지지율 19%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리고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바른미래당으로 합당했다.

 

바른미래당은 선거에서 자신이 국민의 선택을 받을 줄 알았을 것이다. 바른정당이 창당이 예고되자마자 지지율 19%를 기록하는 걸 보며 꼴통보수를 새로운 보수로 교체해야 보수가 살아남을 것이고 국민도 자신을 지지해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바른미래당은 2018년 지방선거에서 광역의원 5석, 기초의원 21석을 배출하는 데 그치며 처참히 실패했다. 그리고 2020년 총선이 코앞에 다가오도록 지지율을 회복하지 못했다. 유승민 등 바른미래당 보수파는 보수 지지자로부터 배신자 취급을 받았다. 결국 이들은 2020년 총선 직전 결국 국힘당으로 되돌아갔다.

 

친미친일적폐세력은 비록 바른미래당이 실패했지만 대구+광주 전략을 포기할 수는 없다. 호남을 얻는 데 실패하면 적폐세력의 미래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힘당은 계속 광주를 포섭하려 공을 들였다. 2019년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수모를 당하면서도 광주를 찾았고 2020년엔 김종인 전 국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광주를 찾아 무릎 꿇고 사과했다. 2021년 이준석 현 국힘당 대표도 광주를 여러 차례 찾았다.

 

윤석열 후보는 앞서 언급했듯 7월 17일 광주를 방문해 묘비를 붙잡고 울먹이는 등 호남에 손을 내밀었다. 6월 22일엔 윤석열 후보가 서울미문화원 점거 투쟁을 주도한 함운경 씨와의 만남을 추진하는 등 친호남 분위기를 만들었다. 적폐언론도 6월 12일 광주의 한 카페 사장이 문재인 정권을 비난했다는 소식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며 적폐세력의 호남 공략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앞서 설명했듯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은 꾸준히 떨어졌다. 게다가 윤석열 후보가 시간을 끌며 국힘당 입당을 머뭇거리자 일각에서는 윤석열 후보가 안철수처럼 간을 보는 정치를 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에 윤석열 후보는 국힘당에 급히 입당했다. 윤석열 후보가 광주를 얻으려 했으나 실패해버렸고, 광주는 고사하고 대구에서마저 버림받을 위험에 놓이자 대구의 품으로 황급히 뛰어든 것이다.

 

윤석열 후보의 극우화를 통한 국힘당 경선 승리는 친미친일적폐세력의 대구+광주 전략의 실패를 의미한다. 그리고 전략이 실패했다는 바로 이 지점에서 친미친일적폐세력의 취약점이 드러난다.

 

*글에서 인용한 여론조사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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