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칼럼] 정부, 형식주의 고용정책 버려야..생계는 체험이 아니다

알바 노동자 | 기사입력 2021/11/10 [18:45]

[노동칼럼] 정부, 형식주의 고용정책 버려야..생계는 체험이 아니다

알바 노동자 | 입력 : 2021/11/10 [18:45]

공공기관들이 일자리 창출을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속내를 살펴보면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디지털뉴딜 사업은 일자리 76%가 월 60시간짜리 단기알바로 확인됐고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공기관들은 3개월 기간의 체험형 인턴 선발은 꾸준히 늘려왔지만, 정규직 전환을 전제로 하는 채용형 인턴은 급감시켜왔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디지털뉴딜 사업 참가자들의 지난해 월평균 근무 시간은 41시간으로 75%가 50만 원 미만을 받았고 올해에는 월평균 50만 원 미만을 받은 참여자가 62%라고 한다.

 

2016년 산업통상자원부 기관이 채용한 체험형 인턴은 총 1,404명이었지만 2017년부터 급증해 지난해에는 4.521명이 됐다. 5년간 체험형 인턴이 3배가 된 것이다. 반면 채용형 인턴은 2016년 2,034명에서 지난해 790명으로 5년 동안 60%가량 줄었다.

 

체험형 인턴은 달리 말하면 아르바이트를 말한다. 알바를 많이 채용하면 적은 예산으로도 취업률을 끌어올릴 수 있으니 공공기관들이 일회성 단기 일자리만 늘리는 것이다. 정부는 고용동향을 발표하면서 고용증대를 자찬했지만 정작 양질과는 거리가 먼 일자리가 고용통계를 주도한 셈이라는 평가가 제기되고 있다. 정부 당국이 통계와 고용지표에만 매몰되어 알바 급증, 양산에 부채질하는 꼴이다.

 

이밖에 지난 9월에 65세 이상과 20대 임시노동자가 동시에 100만 명을 넘어서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생겨났다. 20~29세 중 1개월 이상~6개월 미만 계약을 맺은 사람은 15만2,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 14만5,000명에서 증가했다. 주 36시간 미만 근무 65세 이상 임시노동자는 83만8.000명으로 지난해 77만1.000명보다 늘었다. 20~29세 역시 55만8.000명으로 지난해 9월 47만 명보다 8만 명 이상 증가했다. 

 

취약계층의 임시노동자 급증은 정부의 직접 일자리 공급증가 영향이 컸다고 한다.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 행정은 31만9,000명에서 34만6,000명으로,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은 56만1,000명에서 81만3,000명으로 각각 늘었다. 정부의 노인 일자리 정책 등 청년과 노인 고용증대를 위해 정부가 단기 재정지원 일자리를 늘려 단기 임시노동자가 늘어난 것이다.

 

정부가 단기 일자리를 늘려 고용 취약계층의 생계유지에 도움을 주려고 한 것은 긍정적인 의도였을 수 있다. 하지만 단기 고용이 근본적 대책이 될 수 없다. 안정적인 고용으로 안정적인 생활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몇 개월 일하고 또다시 실업 상태가 되는 것을 반복하는 것은 고용불안, 생계 취약의 불안을 더 높일 뿐이다.

 

정부는 정규직 전환을 전제로 한 채용,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과 같은 정규직을 확대하기 위한 공공정책에 더 힘을 기울여야 한다. 이와 함께 민간기업이 정규직을 더 채용하도록 선도와 지원책도 고려해 볼 수 있다.

 

한국사회에서 1990년대 중반 IMF 사태 때부터 비정규직이 비약적으로 확대된 이후 이제는 정규직보다 비정규직 채용이 고용시장의 대세가 되었다. 더불어 최근에는 비정규직보다 더 쉽게, 더 싸게 고용하는 알바가 크게 늘고 있다.

 

더 쉽게, 더 싸게 고용하려는 고용문화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 노동자에게 희생만을 강요하며 임시로 쓰다가 버리려고만 할 것이 아니라 노동자와 함께 서로 상생할 때 국가 경제 경쟁력도 높아질 수 있음을 재고해야 한다. 정부가 나서서 고용정책의 대대적인 개선과 정책 방향 전환이 필요한 때이다.

 

지금 같은 정부의 고용통계 수치나 올리려는 형식적인 생색내기는 몇 개월마다 국민의 삶을 불안과 고통에 빠뜨릴 수 있다. 노동자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결코 형식주의 정책, 체험 일자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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