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시 "전두환이 죽었다"

권말선 | 기사입력 2021/11/25 [09:57]

시 "전두환이 죽었다"

권말선 | 입력 : 2021/11/25 [09:57]

전두환이 죽었다

 

- 권말선

 

평소 미워하던 사람이라도

설령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그의 죽음 앞에서는

잠시 명복을 빌어주는게

우리네 순전한 마음인데

 

살인마, 군부독재자였던

90살 놈의 죽음 앞에

명복은 커녕 분노를 보낸다

 

왜 죽였느냐

왜 끌고갔느냐

왜 짓밟았느냐

물음에 대답도 없이

무릎꿇는 죄닦음도 없이

고개를 빳빳이 들고

벼락도 맞지 않고

왜 지금껏 멀쩡히 살아왔느냐고

소리질러 본다

화를 내본다

 

왜 저놈을 사면해줬는가

마지막 분, 초까지 감옥안에서 살며

부끄러움이 뭔지 알게했어야 했는데

저것도 인간이라고 경호를 해 주고

착취와 은닉의 재산으로 

대대로 뻔뻔하게 잘 살게 하느냐고

삿대질 하며 따지고 싶다

 

광주의 영령들이시여

독재의 희생자들이여

놈이 묻힐 땅이라면

놈이 베고 누울 땅이라면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 물길하나

돋아나게 마시라

허락하지 마시라

살아 진정한 사죄 한마디 없었던 놈

죽어서라도 목마르게

죽어서라도 외면당하고 

죽어서라도 지탄받게 하시라

가슴을 쳐 본다

 

저 뻔뻔한 삶과 죽음을 보았으면

이 울분의 삿대질을 보았으면

입 가진 자들은 귀를 열고 들어야하리니

그 놈의 권력에 빌붙어 대통령질 해먹다가

지금은 감옥에 갇힌 이명박근혜에게

누구라도 감히 ‘사면’을 이야기 말아라

함부로 뱉었다간 그 입을 찢어놓고 말테니

 

"탄핵! 적폐청산! 사회대개혁!"

그 날 촛불 밝혔던 우리

다시금 마음 다져야 하거니

그 놈을 찬양하는 자 누구라도

대통령 되는 일 없게 해야 한다

살인마를 닮은 대통령이란 

차마 우리에게 없어야 하리니!

 

전두환이 죽었다

죽어버렸다

놈의 죽음 앞에서

우리 뜨거운 결심은 하나

“독재타도, 살인마 처단”

지금도 왕왕한 그 외침 이어받아

“적폐청산, 민중이 주인인 세상”

바로 이것이다!

 
광고
광고
광고
광고
시인의 마을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