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치를 논하려면 외세를 빼놓고는 이야기가 되질 않는다. 40년 넘게 식민지를 했던 일본이 2차 대전에서 패배하자 한반도에는 자주 통일국가 건설의 결정적 기회가 찾아들었다. 그런데 우리 민족의 의사와는 정반대로 나라와 민족을 둘로 갈라놓는 분단이 강대국에 의해 강요됐다. 이 분단은 동족상잔의 비극을 안기고 3년 만에 전쟁이 멈췄다. 미국은 한반도의 모든 외국군 철수와 한반도 평화 건설 논의를 해야 하는 ‘휴전협정’을 위반하고 한미연합사령부를 설치해 미군 주둔 명분을 챙긴 게 문제가 됐다. 70년 넘게 전쟁을 끝장내지 못하고 이제 논의한다니 너무 부끄럽다.
이승만과 미 군정은 통일정부 수립에 동조한 사람을 제거했다. 골수에 박힌 친미 반공 기수 이승만은 ‘북진통일’을 염불처럼 외우다가 4.19혁명으로 권좌에서 쫓겨나 미국으로 줄행랑치고 말았다. 이윽고 최초로 민의에 의한 민주 정권이 세워졌다. 집회와 표현의 자유가 물결치는 ‘백가쟁명’ (百家爭鳴) 시대가 됐다. 우리 겨레의 살길은 화해, 협력, 평화, 통일 뿐이라는 함성이 천지를 진동했다. “오라 남으로, 가자 북으로, 만나자 판문점에서”라는 소리가 지축을 뒤흔들었다. 하지만, 민의에 의해 세워진 장면 정권은 8달 만에 박정희 쿠데타에 의해 전복되고 말았다.
군부의 철권 통치는 근 30년이나 계속됐다. 박정희 쿠데타를 미국이 사주한 배경은 장면 정권이 국민의 요구를 수용해 남북 적대관계를 화해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이를 사전에 차단하려고 반공을 국시로 한 쿠데타를 획책한 것으로 보면 맞을 것 같다. 미국이 연속 군사 쿠데타를 직간접으로 관여했다는 증거는 많다. 한국군은 작전지휘권이 없기에 미국의 묵인 허가 없이 대규모 전방 전투부대와 군사 장비 이동 불가라는 사실에서 분명 해답을 찾을 수 있다. 또한, 쿠데타 소식에 놀란 장면 총리가 가장 먼저 찾은 곳이 미국대사관이다. 그러나 문도 열어주질 않았고 전화조차 받질 않았다.
군정이 종식되고서야 ‘6.15와 10.4선언’이 발표되고 한반도에는 화해의 물결이 넘실대기 시작했다. 절반의 자주평화통일이 완성됐다는 평가도 한다. 그러나 지금도 옥에 갇혀 있는 국정농단 주범, 이명박, 박근혜의 반통일·대북대결정책은 남북 관계를 거덜 냈을 뿐 아니라 핵 타결까지 저지하는 데 가담했다. 2018년으로 접어들면서 남북, 북미, 정상회담이 열렸다. 우리의 소원, 민족 최대 소원이 성취된다고 흥에 겨워 더덩실 춤췄다. 전 세계가 지지와 연대를 보내왔다. 지구촌이 놀라 환성을 질러댔다.
문 대통령은 평양 경기장에 모인 15만 평양 시민들 앞에서 ‘5천 년을 같이 살았고, 70년을 해어져 살았으나 이젠 함께 같이 살아야 한다’는 내용의 연설을 했다. 시민들의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 이를 보고 미국은 불편한 기색을 감출 수 없었다. 무엇보다 긴장을 완화하게 될 ‘남북군사합의’에 미국은 기겁하고 펄쩍 뛰었다. ‘한미워킹그룹’이 급조됐다. 그리고는 남북 접촉을 완전히 차단해 버렸다. 미국이 친미보수 야당에 의한 정권교체를 심각하게 고려한 배경에는 남북의 빠른 밀착 때문으로 보인다. 이번에는 군사쿠데타가 아닌 검찰쿠데타를 배후에서 조종한 게 아닌가 싶다.
적당한 한반도의 긴장이 자국의 이익에 가장 이상적 조건이라는 점에서 미·일은 이해관계가 일치한다. 미·일은 거의 같은 시기에 문 정권을 흔들어 정권교체에 일조하려고 한 것 같다. 일본의 아베는 무역전쟁 (7/4/19)을 개시했다. 한편, 일제의 총독이라 불리는 해리스 미 대사는 외교적 관례를 무시, 야당 실세들과 접촉을 했고, 미 고위인사들과 만남까지 주선하기도 했다. 미·일을 등에 업은 윤석열은 총선을 의식하고 상상을 초월하는 불법 부정 검찰권을 남용하기도 했다. 윤석열을 정점으로 한 검찰쿠데타는 온 나라를 쥐락펴락하면서 자신을 임명한 대통령에게 대들기도 했다.
그러나 총선 결과는 야당이 패배에 가까운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여기서 윤석열의 광란이 끝났어야 정상인데, 되레 더 발악하기 시작했다. 검언유착, 고발사주, 등 증거가 차고 넘쳐도 수사는 답보상태다. 본인과 가족에 10여 가지가 넘는 범죄혐의가 폭로돼 사실상 자격 미달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린다. 아무도 범접하지 못하고 비실비실 피하는 모습만 보인다. 한편 윤석열은 법망을 비웃으면서 26명의 검찰로 채워진 대규모 선대위를 꾸렸다. 이를 본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검찰 공화국 예고편”이라고 직격을 날렸다.
검찰쿠데타의 배후에 외세 (미·일)의 검은 그림자가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면 윤석열의 검찰쿠데타의 수수께끼는 풀리질 않는다. 이번 20대 대선은 외세를 업은 검찰쿠데타를 타도하느냐, 아니면 윤석열이 주도하는 신식민지로 전락하느냐 판가리싸움이다. 자주를 집어던지고 눈치만 보는 문 대통령에게 더 기대해선 안 된다. 또 겉과 속이 다른 바이든과 빨리 손절해야 한다. 우리는 희망이 있다. 오로지 자주로 무장된 백성들의 굳은 의지와 용기가 있어서다. 아무도, 미국도 백성들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못한다. 그래서 우리가 나서야 한다. 20대 대선은 통일 열기가 넘쳐나는 조국통일 선거가 돼야 한다. 통일이 핵심 의제가 돼야 한다. 통일 대통령을 뽑으면 된다. 통일이 민족의 숙원이고 그 속에 평화 번영이 있다. <저작권자 ⓒ 자주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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