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은해와 새해의 길목에서 민족의 소원 성취를 꿈꾸다

이흥노 재미동포 | 기사입력 2021/12/29 [15:35]

묵은해와 새해의 길목에서 민족의 소원 성취를 꿈꾸다

이흥노 재미동포 | 입력 : 2021/12/29 [15:35]

올해도 예외 없이 묵은해와 새해가 만나는 길목에 들어섰다. 새해 전야에는 누구나 지난해를 돌아보고 희망찬 새해를 꿈꾼다. 수많은 여러 타민족과 어울려 살면서 화합과 경쟁을 해야 하는 게 우리 해외동포다. 하지만 얼굴에 붙어있는 ‘분단’이라는 딱지가 늘 우리를 위축되게 하고 떳떳하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는 걸 느낀다. 존엄 높은 민족의 긍지를 가지고 보무당당하게 활보하는 걸 주저하게 만든다. 이놈의 몹쓸 ‘분단’은 우리 동포가 국내외 어디에 살건 간에 온갖 형태의 불행과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 

 

이 80년에 가까운 ‘분단’의 세월을 거치면서 우리는 값진 교훈을 터득한 게 있다. ‘분단’과 이를 한사코 고수하는 원흉이 외세와 거기에 빌붙어 기득권을 누리는 반민족 세력이라는 사실이다. 동시에 민족의 무궁한 평화 번영을 담보하는 건 오직 평화 통일밖에 없다는 진리를 피부로 느끼게 됐다. 이것이야말로 큰 수확이고 밝은 미래가 펼쳐질 수 있다는 약속이다. 그래서 평화통일운동 이상의 애국 애민은 없다는 게 부정할 수 없는 진리이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 노래가 나온 배경이 아닐까 싶다. 

 

새해 전야에 가슴에 손을 얹고 뒤를 돌아본다. 역사적 ‘6.15선언’에 따라 절반의 통일이 그만 외세의 시녀로 불린 이명박, 박근혜 반통일 적폐세력에 의해 무자비하게, 처절하게 박살 나고 말았다. 그로부터 10년 세월이 흐른 후에서야 지구를 요동치게 한 역사적 ‘판문점, 평양선언’이 발표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15만 평양시민 앞에서, 민족의 성산 백두의 정상에서도 엄숙히 평화 통일을 굳게 맹세했다. 너무 기뻐 덩실덩실 춤을 추질 않고는 배길 수 없었다. 

 

그리고 70년 이상 앙숙이던 북미 관계에 ‘싱가포르 선언’으로 훈풍이 불기 시작했다. 지구촌은 이것을 기적이라고 했다. 남북뿐 아니라 조미 간에도 화해의 분위기가 넘쳐흘렀다. ‘금상첨화’라 해야 맞다. 근데 이게 웬일인가! 재선 가도에서 열세에 몰린 트럼프가 변심한 것이다. 상상을 초월할 일이다. ‘하노이 북미회담’ 결렬 강행을 멋지게 연출해 대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겠다는 흉악한 사전 공작을 꾸민 것이다.그는 끝내 사전 예고 없이 행동으로 옮겨 ‘하노이 북미회담’을 거덜 내고 말았다.

 

이렇게 해서 장밋빛으로 물들었던 남북, 북미 관계가 그만 ‘일장춘몽’으로 허무하게 막을 내리고 말았다. ‘한미동맹’이라는 주술에 도취 된 문재인 정권은 이를 사전 알지도 못했고, 북미 관계 발전에 따라 남북 관계도 전진한다는 허황한 시대착오적 외세의존 철학이 앞을 가려 멀리 보지 못하는 우를 범한 것이다. ‘판문점선언’ 맨 위에 아로새겨진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한다’는 ‘민족자주의 원칙’을 준수한다면 북미 관계와 무관하게 남북 관계는 크나큰 발전을 했을 것이 아닌가. 

 

‘하노이 회담’ 결렬 연출 행각까지 하고도 트럼프는 재선에서 패배의 쓴잔을 마시고 말았다. 트럼프에 이어 지난 1월 취임한 바이든은 실용적이고 융통성 있는 새 대북정책이라고 자랑스럽게 내놨다.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은 “이제 공은 평양 측에 넘어가 있다”라고 큰소리를 치고 있다. 하지만 그건 북한이 수용하기 어려운 제안이 분명한 것 같다. 김여정 부부장이 적대정책 폐기 없이는 대화 불가라고 한 대목이 말해준다. 김여정 부부장은 과거엔 ‘북핵 폐기 대 제재 해제’였지만 이제는 ‘적대정책 폐기 대 대화’라고 잘라 말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19년 초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남북, 북미 간에는 대화 한번 없이 21년의 끝자락에 당도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 평화 프로세스를 견인하는 수단이라며 ‘종전선언’을 내놨다. 그것을 굳이 반대할 이유야 없지만 먼저 전쟁을 끝장낼 선제 조치를 하는 게 더 시급한 과제다. 중국이 선언을 환영하는 건 좋은 징조지만 미국이 꽁무니를 빼는 건 불길한 징조다. 물론 종전과 직접 관련한 4개국 참여의 ‘평화협정’을 겨냥한 선언이어야 한다. 선결 과제들을 제쳐놓고 지금 ‘종전선언’을 내민 건 그 의도가 의심스럽다. 

 

솔직히 말해 북한의 비핵화는 이미 물 건너갔다고 봐야 한다. 이제는 미련을 버리고 핵을 보유한 북한과 공생공존하는 방향으로 선수를 틀어야 한다. 

 

그런데 지난 5월 한미정상회담에서 ‘전임자들의 선언과 약속을 준수하고 남북 간 관여를 지지한다’는 성명이 발표했으나 남북, 북미 간에는 대화조차 없고 대화 가능성도 안 보인다. 

 

“이대로 주저앉을 수 없다”라며 깨어있는 시민들이 국내외 곳곳에서 일제히 들고 일어나고 있다. 미국의 내정간섭 배격과 우리 문제는 우리 겨레 스스로 풀어내겠다는 운동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이들은 주권 쟁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정확한 진단이다. 남북 합의 이행, 주한미군 철수, 적대정책 폐기, 국가보안법 폐지, 전작권 즉각 회수, 불법 유엔사 해체 등 핵심적인 문제를 집중해서 겨냥하고 있다. 더 문 정권에 기대하지 말고, 미국의 자비를 구걸하지 말자고 다짐하고 있다. 정확한 판단이다.

 

국내외 동포들이 꼬여만 가는 민족문제를 나라의 주인인 국민이 직접 해결할 수밖에 없다고 나선 것은 참으로 고무적이고 희망 넘치는 쾌거라 하겠다. 국민은 누가 정권을 잡아도, 제아무리 미국의 콧대가 세다 해도 자주적으로, 평화 통일을 성취하겠다는 억센 국민의 의지와 결의를 절대로 꺾을 수 없다는 확신에 차 있다. 국민은 3월 초에 있을 대선이 민족 통일을 위한 통일 선거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결의를 다졌다. 통일 바람을 세차게 불게 해야 통일 대통령이 탄생하기 때문이다

 

‘4.27판문점선언’ 직후 KBS, MBC 여론조사는 남북 회담에 대한 긍정 평가 90% 내외였고, 대통령 지지율은 86%를 넘어섰다는 결과를 내놨다. 지난 4.27재보선에서 서울과 부산에서 민심이 돌아선 배경에는 남북 합의 중 단 하나도 이행하지 못한 무능이 패인의 하나로 보고 있다. 남북 관계가 정상 작동하면 통일 대통령의 탄생은 받아놓은 밥상이다. 이번 대선은 통일이냐 제2 군사독재냐, 전쟁이냐 평화냐를 판가름하는 중차대한 선거다. 통일의 깃발을 들지 않은 후보는 여지없이 퇴출해야 한다. 

 

윤석열 후보는 반북반통일 후보라 할 수 있다. 이재명 후보는 남북 경제 협력을 중시하고 대북제재 틀 안에서라도 교류 협력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한다. 국민의 눈높이에 미치질 못하고 통일 소리도 나약한 게 흠이다. 통일 바람은 김재연 진보당 후보 쪽에서 더 세게 불어온다. 또 그의 통일 공약도 더 합리적이고 매력적이다. 새해의 전야에 통일 대통령의 당선을 기원하면서 개성공단 하나라도 재개하는 멋진 배짱을 보고 싶다.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