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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의 치유하는 삶] 31. 면역이상자의 코로나 백신 고민

황선 | 기사입력 2022/01/09 [10:14]

[황선의 치유하는 삶] 31. 면역이상자의 코로나 백신 고민

황선 | 입력 : 2022/01/09 [10:14]

‘담마진’ 

 

황교안 씨가 이 병으로 인해 군 면제를 받았다고 해서 유명해진 이 병은 일반적으로 ‘두드러기’라고 불립니다. 

 

저도 이 병으로 고생을 여러 차례 했습니다. 언제부터 무슨 이유로 두드러기가 습관적으로 돋기 시작했는지는 모르나, 부분 발작이 아니라 전신, 두피와 손바닥, 발바닥에까지 틈이 없이 돋고 급기야 구강과 내장으로까지 번질 위기에 처해 처음 입원한 것은 초등학교 3학년 때였습니다. 그 후로도 몇 차례 더 전신 담마진이라는 병명으로 입원했었는데, 입원할 때마다 숱하게 피를 뽑고 각종 알레르기 검사를 했지만 끝내 항원을 찾지는 못했습니다. 

 

병원에선 ‘신경성’이라 했고, 환부에 가려움증을 가라앉히는 피부약을 바르고 항히스타민제를 처방하고 수액을 맞는 정도의 처방을 반복할 뿐 한 번 발작이 시작되면 가라앉기를 기다리며 증상을 완화하는 것 외에 치료는 불가능한 듯 보였습니다. 의사는 ‘신경성’이라고 했지만, 전혀 마음을 주지 않는 겨울철 찬바람이나 잡금속, 봄철 꽃가루, 여름철 태양광 등도 나에게 와서는 질병이 되었습니다.

 

원인을 찾지 못한 담마진에 적합한 치료가 없다는 것을 알고 난 뒤로는 더 병원에 가지 않고 필요할 때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했지만, 언제부턴가 그 약을 먹고 증상을 억제하는 동안 몸의 상태가 더 좋지 않다고 느낀 후부터는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면 그 역시도 먹지 않게 되었습니다. 

 

청소년기까지는 이 자가면역 이상증세 때문에 기도를 막을 지경으로 부은 편도선도 양쪽 다 떼어내고 병원 신세를 적잖이 졌지만, 자라면서 증세가 차츰 완화되기도 했고 적절히 약을 쓸 줄도 알게 되어 일주일 이상 링거줄을 달고 입원실에 머물 일은 없었습니다. 다만 여름 농활이나 통일선봉대, 농성 등 야외 활동할 때 햇빛 알레르기를 막기 위해 챙모자와 긴팔옷, 면역억제제가 필요했고, 형편에 맞지 않게 귀금속이 아닌 잡금속에 거부 반응을 하는 피부 때문에 수갑을 찰 때마다 팔목 피부에 닿지 않게 옷 위로 채우라고 강력하게 요구해야 했습니다.

 

하여튼 꼬맹이 시절부터 나를 들볶았던 면역 이상 증상은 오늘도 다양한 모양으로 제 삶을 성가시게 하고 있습니다. 그러던 와중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됐고 전 세계가 백신을 맞기 위해 혹은 감염 여부를 알기 위해 의료기관 앞에 줄을 서는 시절을 맞았습니다. 

 

워낙 병원 신세를 많이 지기도 했고 다양한 자극에 과민한 체질이라 새로운 약이나 치료법을 대하면 그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가 되어야 마음이 내키는 편입니다. 

 

그래서 이번에 대상 연령층 90%가 접종을 완료했다는 코로나 백신에 대해서도 아직 고민을 계속하는 중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처음 적용해 보는 mRNA 백신에 대해 이해가 너무 없기도 하고 면역과잉증상-아나필락시스에 해당하는 부작용들이 심심치 않게 보고되는 상황이라 그간 면역 이상으로 다양한 증세를 겪어온 처지에 마냥 접종할 수도 없는 일이었습니다. 

 

몇 차례 천식 발작과 아토피, 두드러기 등을 겪었던 아이에게도 청소년 접종이 의무나 다름없는 분위기가 됐다고 해서 확신이 서지 않은 상황에서 바로 접종을 강행할 수도 없었습니다.

 

지난 몇 개월 백신과 관련한 의문은 세 가지 방향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첫째 백신이 감염을 제어하고 위중증으로 진행되는 것을 효과적으로 통제하고 있는 것이 통계로 확인되는가?, 둘째 화이자와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와 얀센, 노바백스의 차이는 무엇이며, 각 나라는 어떤 백신을 선택했고 우리는 어떤 선택을 했는가? 셋째 어떻게 할 것인가?

 

첫째, 백신접종 이후 통계로 확인되는 효과에 대한 부분입니다.

 

애초 집단 면역이 가능할 것으로 보았던 접종률이 넘어선 이후로도 감염은 계속되었습니다. 현재는 접종이 위중증 환자로 되는 것은 일정 정도 막아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는 수준입니다. 바이러스의 변이에 대해 기존에 맞은 백신이 효과가 없자 이제는 3차 접종이 20대 이상 전 연령대에서 진행되고 있기도 합니다. 

 

지난해 3분기까지의 관계기관 통계자료를 보니 코로나 확진 사망자와 접종 후 코로나 사망자의 인구 10만 명당 비율이 별 차이가 없어서 신기했습니다. 접종 전이든 후든 사망자가 가장 많이 나온 연령대는 80대 이상으로 사망자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고, 10대의 경우 백신접종과 상관없이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으로 인정된 경우는 한 건도 없었습니다. 다만 청소년 접종 방침 이후 접종 부작용으로 사망으로 인정된 건이 2명 있다는 것은 유의할 지점으로 보입니다. 부작용으로 사망이나 위중증 사례를 호소하는 예는 훨씬 더 많이 있습니다만, 정부의 공식 통계만을 두고 본 바로는 그렇다는 이야기입니다. 

 

일단 통계상으로도 그렇고 다수 국민이 2차 접종을 마친 후에 벌어진 대유행도 그렇고 지금 적용하고 있는 백신이 코로나19의 확산 및 변이에 대응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인 듯합니다. 

 

둘째, 백신의 종류와 각각의 장단점, 그리고 우리의 선택에 관한 문제입니다.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는 백신은 주로 ‘바이러스 백신’이었습니다. 질병을 일으키는 항원을 비활성화하거나 약화시켜 인체에 주입하는 것을 말합니다. 유아 시절 필수예방접종에 해당하는 결핵, 소아마비, 간염 등의 백신이 이와 같은 방식의 백신이며 안정적이고 부작용이 적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중국의 시노백이 이런 전통적인 방식의 백신입니다.

 

코로나 백신 초기 접종되던 ‘아스트라제네카’나 ‘얀센’은 ‘바이러스 벡터’ 방식의 백신입니다. 이 방식은 항원의 유전자 코드를 인간에게서 활성화되지 않는 바이러스를 통해 전달함으로써 면역세포들이 이것을 기억하고 항체를 형성하도록 하는 방식인데, 내달부터 접종이 가능해진다는 노바백스도 바이러스 벡터 백신입니다.

 

현재 우리 국민 대다수가 접종한 모더나나 화이자의 경우 ‘mRNA 백신’으로 이 방식은 항원을 주입하는 전통적 방식이 아니라 항원의 유전자 설계도만 주입하면 인체 내 세포에서 그 지침에 따라 항원을 만들어 내고 그걸로 면역반응을 유도하겠다는 것입니다. 인체의 세포가 메신저RNA를 접수하고 일부 세포가 항원으로 변이한다는 자체가 생명과학도가 아닌 일반인으로서는 금세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지만, 제작비용과 시간을 절감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도 그렇고 긴급한 대응을 요하는 팬데믹 상황에 대응하기 좋다는 견해들이 있는 상황입니다. 이 mRNA 백신은 이번 코로나19 상황에서 처음으로 상용화되었습니다. 획기적인 일이긴 하지만 유효성과 안정성을 검증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15년 안팎의 임상 시간이 필요한 것에 비해 터무니없이 짧은 시간 동안 개발되고 시판된 백신에 관한 불안함은 없애기 힘든 실정입니다.

 

우리의 면역계는 매우 조직적이고 능률적으로 움직이는데 면역 활동의 기본은 아무래도 적아를 구분하는 것입니다. 면역세포들은 외부의 바이러스나 박테리아 등이 인체로 침입했을 때 그것을 감지하여 전투를 진행합니다. 원활한 전투를 위해 혈구 이동을 빨리하기 위해 혈관이 확장되거나 열을 내는 등 반응들이 따르기도 합니다. 그러나 비정상적으로 아군을 적으로 오인해 공격하기도 하는데 그것이 자가면역 이상증세입니다. 면역세포 간 신호에 교란이 생기고 면역반응이 무질서하게 폭발적으로 일어나는 상황으로 죽음에 이르기도 하므로 면역 교란은 그 자체로 심각한 병입니다. 

 

코로나19라는 병 자체도 그렇지만, mRNA 백신의 부작용도 면역 교란 상태에서 나타나는 증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지점에서 의심을 이어가게 됩니다. 정상세포가 지침을 통해 항원이 되는 상황을 적아 구분을 임무로 한 우리의 면역세포가 충분히 이해하고 적절한 면역반응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적도 아도 단순하게 구분될수록 NK세포, T세포, B세포 등도 질서정연하게 맡은 바 임무를 다하지 않을까? 일부 동물실험에서 근육이 아닌 혈관 내에 주입된 mRNA 백신으로 인해 심근염과 심낭염이 확인됐다고 하는데 주사된 위치에 따라, 변이된 세포의 종류에 따라, 부작용의 종류와 강도가 완전히 달라지는 것은 아닐까? 접종 후에 면역 과잉 반응 외에 다수의 여성이 생리불순이나 요통을 호소하고 일부 남성들이 탈모 등을 호소하는데, 백신이 유전정보에 가장 민감한 생식세포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심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셋째, 어떻게 할 것인가?

 

일단 이 모든 의구심은 과학의 기능을 의심하거나 과학자들의 역할을 부정하기 때문에 생긴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과학은 질병에 고통받는 인류의 희망이자 대안입니다. 그 길은 과학자만의 길이 아니고 정책이 밀어주고 인류가 이해하고 받침 해야 할 길이기도 합니다. 가장 공정한 제도로 과학의 성과는 필요한 모든 사람에게 분배되어야 합니다. 

 

국가는 우선 통계에서 나타나듯 사망자의 50%가 넘는 80대 이상자들, 30%에 육박하는 70대, 15%의 60대 국민의 방역에 대책을 집중해야 합니다. 코로나 사망자 0명인 10대들에게 선택의 여지도 없이 임상이 끝나지 않은 mRNA 백신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높은 치명률에도 아직 방역 대책 밖에 있는 고령자들의 방역과 예방, 면역 증강에 맞는 대책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다양한 백신을 비교 분석해 더 안전한 백신을 확보할 수 있도록 주권을 행사해야 합니다. 화이자와의 계약에 이후 부작용에 대한 상대 국가의 제소권을 포기한다는 조항이 들어가는 등 주권침해적 요소가 상당한 지점, 중국이나 러시아, 베트남 등에서 제작된 보다 검증된 방식의 백신이 있고 한국에서도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이 가능한 수준임에도 검증되지 않고 이후 부작용에 대한 책임조차 회피하겠다는 미국 및 다국적 제약회사의 월권적 요구에 응할 이유가 없습니다. mRNA 백신이 아니라 또 다른 벡터 백신도 조만간 사용 허가가 날 것이라는데 이 역시 제3국의 벡터 백신을 검토한다는 소리가 들리자 미국이 시급하게 노바백스를 들이민 것이 아닌가 의심을 살만합니다. 한국 사회 전 영역과 마찬가지로 방역주권 역시 절실하다고 보입니다. 예방약과 치료제 역시 자체 개발 생산, 나아가 수출할 수 있는 능력이 충분한 만큼 외세의존율을 획기적으로 줄여가야 합니다.

 

또 하나 방역주권 측면에서 실질적으로 중요한 것이 ‘주한미군’ 방역 문제입니다. 다양한 변이 바이러스가 해외에서 유입되고 있는 상황에 누구보다 자유롭게 출입국이 가능하고 퇴폐적 유흥문화를 포기하지 않는 대규모 외국군대를 통제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그리고 백신접종이 감염을 회피하거나 전염의 매개가 되지 않는다는 의미가 아니란 것을 제대로 홍보해 백신 접종자들이 방역 및 사회적 거리두기에 해이해지고 그로 인한 피해가 확산하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정부와 관계기관이 원인과 결과를 잘 못 이해하거나 책임 회피를 위해 엉뚱한 소리를 하면 코로나 정국의 혼란은 계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개개인은 백신접종과 상관없이 마스크 사용이나 손 씻기 등 개인 방역을 철저히 해야 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체질과 알레르기 물질, 신체 상태에 맞는 백신을 찾고 선택할 수 있어야 합니다. 백신과 관련한 여러 전문가 의견들을 종합해 보니 그래도 수십 년 사용해 안정성과 효능이 검증된 기존 방식의 백신이 그나마 더 안전하지 않겠는가 조심스럽게 추측해 봅니다. 백신마다 포함된 알레르기 유발물질이 다르므로 면역 이상 환자들은 이것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면역강화에서 백신 말고도 개인이 신경을 쓸 수 있는 부분은 특별히 체온조절입니다. 족욕이나 반신욕 등이 유용합니다. 비타민C를 충분히 보충해 주고 비타민D를 위해서도 코로나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해서도 일광이 중요합니다. 

 

이상 그간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해 고민해 온 지점을 투박하게 정리해 보았습니다. 국민의 생명과 미래세대의 안전에 관련된 문제인 만큼 관련한 논의가 더 전문적이고 광범위하게 진행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워낙 전 세계적 사안이고 국가 정책과 지휘통솔이 필요한 만큼 밑도 끝도 없는 비난이나 흠집내기로 흐를 위험이 있고 일부에선 그런 의도들이 읽히긴 하지만, 그럴수록 더 과학적이고 명료한 지적과 대책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합니다. 그 과정이 이 분야에 문외한인 저를 포함한 다수 국민의 막연한 불안감을 없애고 이 재난적 상황을 보다 질서 있게 극복하는 길이 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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