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지금] 주목해야 할 러시아와 이란 협력

이인선 객원기자 | 기사입력 2022/01/22 [20:51]

[러시아는 지금] 주목해야 할 러시아와 이란 협력

이인선 객원기자 | 입력 : 2022/01/22 [20:51]

▲ 2022년 1월 19일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라이시 이란 대통령의 회담 모습.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2022년 1월 19일 모스크바를 방문한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과 크렘린궁에서 회담했다.

 

이란 대통령이 러시아를 공식 방문한 것은 2017년 이래 처음으로 2021년 8월 취임한 라이시 대통령의 모스크바 방문은 러·이란 관계를 돈독히 하는 의미가 있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아프가니스탄 정세, 이란 핵 문제, 경제연합체 ‘유라시아경제연합’(EAEU)과 이란 간 협력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라시아경제연합은 러시아, 카자흐스탄, 벨라루스, 키르기스스탄, 아르메니아 등이 가입한 옛 소련권 국가 경제협력체다.

 

또한 크렘린궁은 2022년 1월 18일 라이시 대통령의 러시아 공식 방문 사실을 공개하면서 이번 회담이 이란 핵 합의(JCPOA, 포괄적 공동 행동계획) 복원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 핵 합의’는 2015년 미국·프랑스·영국·러시아·중국·독일 등 6개국이 이란과 맺은 합의로,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중단하는 대가로 대이란 경제 제재를 해제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하지만 미국이 2018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일방적으로 합의 탈퇴를 선언하며 이란에 제재를 다시 가했고 이란은 이에 맞서 우라늄 농축 수준을 높여왔다. 이후 바이든 정부가 들어서면서 이란 핵 합의에 복귀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아직 미국은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중단해야 한다고 버티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러·이란 회담을 들여다보며 이란 대통령이 러시아 연방의회에서 연설한 내용을 이야기한다.

 

다양한 분야로 협력을 확대하는 러·이란 관계

 

▲ 러시아, 이란 국기.  


푸틴 대통령은 회담을 시작하며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에서 모스크바를 방문해 준 라이시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했다. 푸틴 대통령은 “코로나19 대유행에도 불구하고 2021년 양국 간 교역이 38% 이상 증가했다”라며 이란이 상하이협력기구에 정식 회원국으로 동참하는 등 다방면에 걸친 러·이란 경제 협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어 국제무대에서의 양국 간 긴밀한 협력을 이야기하며 양국이 테러와의 전쟁을 벌인 시리아 정부를 지원하고 함께 성공을 이뤄냈다고 말했다. 

 

이에 라이시 대통령은 시리아에서 이뤄진 양국의 좋은 협력 경험이 다른 분야 협력에도 작용할 수 있다며 앞으로도 국제무대에서 미국의 일방주의에 맞서는 데 양국이 협력하자고 제안했다.

 

라이시 대통령은 양국이 협력에서 상승효과를 낼 수 있다며 “우리는 이미 40년 이상 미국인들에게 맞서고 있고 절대로 제재와 위협 때문에 국가의 발전을 중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라이시 대통령은 “러시아와의 관계는 단기적이거나 가변적인 것이 아니라 항시적이고 전략적인 것”이고 러시아와 경제·과학기술·정치·문화·군사안보·항공우주 등의 분야에서 관계를 발전하고 양국에 이로운 양자 형식의 모든 분야에서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러·이란 정상회담과 함께 러·이란 외무장관 회담도 이뤄졌다.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호세인 아미르 압돌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라이시 대통령의 모스크바 방문이 양국 관계 발전의 새로운 장을 열었고 양국 간 다각적 협력을 심화하기 위한 견고한 기반을 마련했다고 이야기했다.

 

두 장관은 회담 자리에서 다양한 주제를 논의했고 러·이란 협력 발전을 위해 앞으로도 코로나19 대응 협력을 비롯한 공동 사업을 해나가기로 합의했다. 또한 이란 핵 합의 복원을 위해 계속 협상하는 데 동의하며 앞으로도 정기적인 대화를 해나가기로 약속했다.

 

이란 대통령이 말하는 미국의 약화와 나토의 붕괴

 

라이시 대통령은 러·이란 정상회담에 이어 다음날인 2022년 1월 20일 러시아 연방의회(국가 두마)에서 연설했다.

 

라이시 대통령은 연설에 앞서 뱌체슬라프 볼로딘 연방의회 의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고 볼로딘 의장은 “우리의 책무는 러·이란 정상회담 결정이 입법적으로 이행되도록 하는 것”이라며 러·이란 관계가 의회 차원의 관계로 확대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후 라이시 대통령은 연방의회에서 러시아와 이란이 성공적으로 공동 노력을 기울이면 지역 안보가 강화될 것이라며 테러와의 전쟁은 지배와 확장에 대한 투쟁의 일부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미국의 지배 전략이 실패했고 미국은 현재 가장 약한 위치에 놓여있다. 그리고 자주적인 국가의 힘은 더욱 강해지고 있다”라며 역사적 발전의 시기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서방국들은 자신들의 확장 정책을 계속 추구하려는 열망을 잃지 않았고 이 정책의 주요 목표는 경제 제재, 불안정한 내부 상황 조장 등을 통해 자주적인 국가를 내부부터 약화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라이시 대통령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가 기만적 정책을 펴고 있다면서 나토가 결국 붕괴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라이시 대통령은 “나토가 여러 구실과 핑계로 여러 국가의 지리적 공간으로 침투하고 있고 자주적인 국가들을 위협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서구 모델의 확산과 여러 민족의 민주주의·정체성·문화·전통과의 대결 등이 나토의 현안이라며 “이러한 속임수 같은 행동이 결국 나토의 붕괴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끝으로 라이시 대통령은 앞으로도 양국의 이익을 보장하고 다른 요소가 양국 문제에 침투하는 것을 막기 위해 러시아와 긴밀한 관계를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라이시 이란 대통령의 러시아 연방회의 연설 모습. 

 

러·중·이란 연합 훈련으로 이어지는 협력 관계

 

이란은 이번 라이시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에 앞서 2021년 3월 중국과 앞으로 25년간 정치·무역·경제 분야 협력을 위한 ‘포괄적 전략동반자협정’을 체결한 바 있다. 그리고 이란이 상하이협력기구 회원국이 되면서 러·중·이란 협력 관계를 공고히 하게 되었다.

 

또한 이란은 2022년 1월 21일 러시아, 중국과 함께 인도양 북부에서 연합 해상 및 공중 훈련을 진행했다. 러시아 국방부에 따르면 첫날 훈련은 선박 2척에 대한 해적 나포 작전을 모의했다고 한다. 훈련이 이뤄진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수에즈 운하를 통해 유럽으로 향하는 선박들이 주로 이용하는 항로 중 하나이자 세계 주요 원유 운송로가 있는 곳으로 해적들이 자주 출몰하는 곳이다.

 

해당 훈련은 3일간 이어지고 화재 선박 구조, 목표물 사격 등 다양한 훈련을 진행할 예정이다. 무스타파 타잘디니 이란 해군 제독은 이번 훈련에 대해 “러·중·이란 해군 간의 군사 관계를 강화하고 공동 안보를 보장하며 해상 테러에 대항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라고 말했다.

 

이를 토대로 전망하건대 러시아와 이란은 중국 등 미국, 서방국에 대항하는 국가들과 함께 협력 관계를 만들어나가며 미국, 서방국과의 싸움에서 우위를 점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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