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노동자의 과로사 막기 위한 사회적 합의’ 무시하는 CJ대한통운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2/01/26 [17:27]

‘택배노동자의 과로사 막기 위한 사회적 합의’ 무시하는 CJ대한통운

김영란 기자 | 입력 : 2022/01/26 [17:27]

CJ대한통운과 우체국택배 노동자들이 곡식을 끊고 단식에 들어간 지 각각 20여 일, 10일째이다.

 

CJ대한통운과 우체국택배 노동자들은 지난해 ‘택배노동자 과로사 방지 대책을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이하 사회적 합의기구)’에서 택배노동자의 과로사를 막기 위해 합의된 내용을 지키라며 단식 투쟁을 하고 있다. 

 

택배노동자들의 죽음을 막기 위해 사회적 합의가 이뤄졌으나 합의가 온전히 지켜지지 않아 노동자들이 다시 목숨을 걸고 투쟁하고 있다.

 

▲ CJ대한통운 노동자들은 지난 6일 ‘CJ대한통운 탐욕의 질주! 이재현이 책임져라! 끝장 단식 선포 및 4차 총파업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사진출처-노동과 세계]  

 

먼저 CJ대한통운 택배노동자들은 ▲택배요금 인상분 공정한 분배 ▲표준계약서 관련 부속합의서 즉각 철회 ▲노조 인정 등의 요구로 지난해 12월 28일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CJ대한통운 택배노동조합은 CJ대한통운이 택배요금 인상분을 택배노동자 처우개선에 사용해야 한다는 취지의 사회적 합의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짚었다.

 

지난해 사회적 합의기구는 택배노동자의 이른바 ‘공짜노동(택배 분류작업)’에 전담 인력 투입과 노동시간을 주당 70시간 안팎에서 60시간으로 단축하는 등 노동자들의 처우개선을 합의했다.

 

CJ대한통운은 분류작업에 들어갈 비용 등을 포함해 택배비를 지난해 170원 인상했다. 하지만 이 중에서 38.3원만 분류작업 비용으로 쓰고 나머지는 회사가 챙겼다. 

 

여기에 CJ대한통운은 올해 택배비를 100원 또 인상할 예정인데 이 중 20원만 분류작업 비용으로 쓸 예정이라고 한다.

 

택배노동자들의 과로사를 막기 위한 명목으로 택배요금을 인상했으나 실제로는 회사가 돈을 가져가 배를 불리는 꼴이다. CJ대한통운 택배노동조합에 따르면 연간 3천481억 원가량의 초과이윤을 CJ대한통운이 가져가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CJ대한통운은 여전히 당일 배송을 원칙으로 주 6일 근무해 노동자들의 노동시간이 전혀 줄어들고 있지 않다. 당일 배송 원칙에 따르면 택배노동자들은 하루에 12시간 넘게 일하게 된다. 당일배송 원칙에 의해 택배노동자는 새벽 별을 보고 출근해 밤 10시가 넘어 귀가하게 된다는 것이 노동자들의 주장이다. 

 

노동자들은 이러한 이유로 파업에 들어갔으나 CJ대한통운은 전혀 응답이 없다. 그리고 사회적 합의기구에 참여했던 민주당, 국토교통부도 아무런 대책을 세우고 있지 않다. 

 

그래서 파업투쟁을 벌이던 CJ대한통운 택배노동자들은 지난 6일부터 ‘끝장단식단’을 꾸려 무기한 단식에 들어갔다. 그리고 시민사회 각계는 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지하면서 100여 명이 동조 단식도 진행했다.

 

하지만 CJ대한통운 측은 여전히 노동자들의 요구에 답을 하지 않고, 오히려 택배노동자 충원에 들어갔다. 

 

끝장단식단을 포함한 CJ대한통운 노동자들은 사측이 노동자들의 요구를 들을 때까지 끝장 투쟁을 벌이겠다는 각오이다. 오는 2월 11일 대규모 노동자 집회를 열 계획이다. 

 

▲ 지난 17일 청와대 인근 청운동주민센터 앞에서 무기한 단식농성 돌입 회견 및 결의대회를 진행한 우체국 택배노조. [사진출처-노동과 세계]   

 

그리고 우체국 택배노조원 15명도 지난 17일부터 무기한 단식에 돌입했다. 이유는 택배노동자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가 전면 시행된 후에도 택배기사들이 계속 분류작업을 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수수료를 지급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정사업본부(우체국)는 기존 수수료에 분류작업 비용이 포함됐다는 주장이다.

 

우정사업본부도 지난해 6월 합의된 사회적 합의를 지키지 않아 노동자들이 투쟁에 나선 것이다.

 

그런데 비단 CJ대한통운과 우정사업본부만이 아니라 다른 택배 회사도 분류작업에서 택배노동자들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1월 1일부터 21일까지 사회적 합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분류 전담 인력 투입 또는 택배기사 분류작업 수행 시 별도 대가 지급’에 대해 현장점검을 했다. 

 

국토교통부가 점검한 25개소 중 분류인력이 전부 투입되어 택배기사가 완전히 분류작업에서 배제된 곳은 7개소 (28%)뿐이다. 분류인력이 투입됐으나 택배기사 일부가 분류작업에 참여하는 곳이 12개소에 이르렀다. 

 

국토교통부는 이에 대해 “택배기사가 분류작업에서 완전히 배제하고 작업시간을 실질적으로 줄이게 되기까지는 다소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는 이런 조사 결과가 나왔으면 사회적 합의를 이행할 수 있도록 사측에 강력한 조치를 해야 하는데 입장만 내오는 수준에서 그쳐 비판을 받고 있다. 

 

국민은 택배노동자들의 과로사를 막기 위해 ‘택배가 조금 늦게 와도 괜찮다’라는 말을 했다. 그리고 지난해 6월 택배노동자들의 대규모 총파업을 응원하며 힘을 보탰다. 결국 택배노동자의 투쟁과 국민의 적극적인 지지에 힘입어 사회적 합의가 이뤄진 것이다. 

 

다시금 국민이 택배 회사들이 사회적 합의를 제대로 지키도록 압박하면서 노동자들과 함께 연대투쟁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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