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민주주의와 인권 수호가 압력 가하는 도구로 이용돼선 안 돼”

이인선 객원기자 | 기사입력 2022/02/12 [11:03]

러시아 “민주주의와 인권 수호가 압력 가하는 도구로 이용돼선 안 돼”

이인선 객원기자 | 입력 : 2022/02/12 [11:03]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022년 2월 4일 러·중 정상회담에 이어 2월 7일 러·프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두 정상회담에서 러시아가 보인 대외정책의 방향은 러·중 공동 성명에 나온 “모든 국가 국민의 운명은 상호 연결되어 있다”라는 말로 이해할 수 있다.

 

▲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은 은 2022년 2월 4일 베이징에서 러·중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베이징 동계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한 푸틴 대통령은 2022년 2월 4일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고 ‘새로운 시대에 진입하는 국제관계와 전 지구적인 지속 가능한 발전에 관한 러시아연방과 중화인민공화국의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이는 뉴욕시간으로 2022년 2월 4일 진행하는 북한 미사일 발사 관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이하 안보리) 개최를 앞두고 이뤄진 회담으로 공동 성명을 통해 러시아와 중국이 유엔 안보리에서 미국 주도의 대북 규탄 및 제재 추진을 막는 이유를 잘 설명해주고 있다.

 

푸틴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성명에서 일부 국가가 패권 행위로 세계 질서의 안정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며 민주주의와 인권 수호가 다른 나라에 압력을 가하는 도구로 이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두 정상은 모든 국가 국민의 운명이 상호 연결되어 있다며 “어떤 국가도 다른 국가의 안보를 훼손하면서 자신들의 안보를 보장할 수는 없다”라고 강조했다.

 

두 정상은 국제적 협력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며 핵·생화학무기 없는 세상을 만들고 유엔 우주공간평화이용위원회를 통한 평화적 목적의 우주 사용을 선언했다. 성명에 따르면 이는 미국과 미국의 동맹국들이 세균 및 독소 무기의 개발·생산·비축·파괴에 관한 협약(BTWC)에서 벗어나 국내외 활동을 이어 나가고 있는 것에 대한 우려에서 나온 것이다. 특히 미국은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하고 화학무기 폐기 절차를 완료하지 않은 유일한 협약 당사국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앞으로 러시아와 중국은 러·인·중 협력, BRICS, 상하이협력기구(SCO),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동남아시아 국가 연합(ASEAN) 등과 정치·안보, 경제·금융, 인도적 교류 측면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국가 간 불균형을 제거할 것이라 밝혔다. 그리고 양국은 세계무역기구(WTO)에 기반을 둔 다자무역체제를 구축할 수 있도록 세계무역기구 개혁 참여와 일방주의·보호무역주의 반대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022년 2월 7일(현지 시각) 모스크바에서 러·프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푸틴 대통령은 2022년 2월 7일(현지 시각) 모스크바에서 열린 러·프 정상회담에서 협력과 함께 국제적 평화를 만들어 갈 것이라며 밝힌 뒤 나토의 침략적 성격을 지적했다.

 

해당 정상회담은 러시아와 프랑스 간의 특별 관계에 관한 협정 체결 30주년을 맞아 푸틴 대통령과 마크롱 대통령이 모스크바에서 만나 진행했다. 이 회담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와 상임이사국이자 유럽연합 이사회 의장국인 프랑스가 만났다는 점부터 의미가 있었다.

 

푸틴 대통령은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라크, 리비아, 아프가니스탄, 유고슬라비아 연방공화국 등의 사례를 들며 나토가 평화를 위한 조직이 아니라고 말했다. 특히 나토의 유고슬라비아 침공은 1999년 나토 회원국들이 유엔 안보리 승인 없이 침공을 벌여 큰 피해를 낳은 사건이다.당시 미국을 비롯한 나토 회원국들은 유고슬라비아 코소보 자치주에 거주하고 있던 일부 세르비아인들이 코소보 인구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던 알바니아인들을 문화 탄압, 일자리 박탈, 인종 정화라는 이름으로 학살했다며 유고슬라비아를 침공하고자 했다. 이에 나토 회원국들은 군사 활동에 대한 유엔 안보리의 승인을 얻으려고 했으나 중국과 러시아가 이 제안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그러나 나토는 유엔 안보리 승인 없이 작전을 개시해 489~528명의 민간인이 사망하고 각종 건물, 교량, 공공시설, 산업단지 등이 파괴되었다. 또한 수도 베오그라드 주재 중국 대사관도 폭격해 중국기자 3명과 세르비아인 14명이 사망하고 20명 이상이 다쳤고 대사관 건물은 완전히 파괴되었다.

 

이는 엄밀한 국제법 위반이자 주권 국가에 대한 불법적인 침략 전쟁이었다. 그러나 나토 회원국들은 이를 인도주의적 개입으로 규정하고 중국 대사관 폭격의 경우는 실수라고 주장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나토가 2019년 군사전략 등을 포함한 문서들에 러시아를 나토 안보 위협의 주요 원천이라고 명시하고 군사 기반 시설들을 러시아 국경 인근에 두고 있다며 러시아로서 나토에 요구할 이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른바 ‘우크라이나 사태’를 없애기 위해 합의한 노르망디 형식과 민스크 협정을 준수하지 않고 크림반도 반환을 군사적 수단으로 하겠다는 우크라이나를 나토가 현대식 무기, 재정, 전문가 등으로 지원해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면 나토 조약 제5조에 따라 나토 회원국들과 러시아가 전쟁을 치르게 된다며 “러시아는 전쟁을 치를 생각이 없다”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유럽 안보 협력 기구(OSCE)에서 러시아는 합의를 준수하고 평화 정착을 위해 평화 유지군 역할을 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마크롱 대통령도 공동 기자회견에서 러시아도 유럽 국가라며 나토 회원국들과 이견이 있지만, 러시아의 제안대로 유럽연합, 러시아를 비롯해 우크라이나, 조지아, 벨라루스 등에 안보를 보장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리고 프랑스도 전쟁을 피하길 바라고 모두를 위한 안정감과 가시성을 구축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러시아는 대외적으로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평화 체제와 다자적 국제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자국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의 안보를 위협하는 행위를 막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러·중 공동 성명에서 언급한 “모든 국가 국민의 운명은 상호 연결되어 있다”라는 말을 기억하며 러시아의 대외정책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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