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당선인의 예상되는 대북적대정책, 권영세·박진 재확인

이흥노 재미동포 | 기사입력 2022/04/21 [14:27]

윤 당선인의 예상되는 대북적대정책, 권영세·박진 재확인

이흥노 재미동포 | 입력 : 2022/04/21 [14:27]

권영세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4일 기자들에게 북한의 핵 위협이 해소돼야 남북관계가 정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걸 강조했다. 윤 당선인의 ‘비핵화 없이 남북관계 정상화 없다’라는 주장을 복창한 것이다. 그는 북한을 대화의 장에 나서도록 ‘모멘텀’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그게 정확하게 뭔지는 알 수 없지만 ‘비핵화-보상’ 카드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미국이 하는 짓을 모방했을 것이라는 건 상식이라서다. 그는 핵 위협이 해소되는 방향으로 진전하는 걸 남북관계 정상화라고 본다는 것이다. 남북문제는 민족 내부 문제로 우리 스스로 해결한다는 원칙을 위반한 소리다. 

 

한편 박진 외교부 장관 후보자도 문재인 정권의 대북정책이 효과가 없었다며 실질적인 대북정책이 필요하다는 걸 강조했다. 그는 지난 18일, 기자들 앞에서 전임 정권의 평화 프로세스가 작동할 수 없었던 것은 북한이 제대로 호응하지 않아서라며 북한에 책임을 돌렸다. 또, 그는 북한의 한반도 안보 상황 고조 행위는 한미 간 긴밀한 공조를 통해 억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압박과 설득, 즉 당근과 채찍을 배합 사용하고 최대한 외교적 노력을 통해 비핵화와 평화를 추구하겠다고 했다. 5월 하순에 있을 한미정상회담 중요 현안으로는 ▲고조되는 북의 위협에 대한 긴밀한 공조 방안 ▲우크라이나의 민주주의, 평화∙독립을 위한 한미 공동 노력을 꼽았다. 

 

박 후보자는 ‘실질적 대북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딱 부러지게 뭐라고는 밝히질 않았다. 아마도 바이든이 과거와 다른 실질적, 융통성이 있는 대북정책이라며 내놓은 것과 다를 바 없을 것 같다.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이 ‘이제 공은 평양으로 가 있다’라고 말한 지 벌써 한 해가 지났다. 권 후보자는 ‘모멘텀’ 소리를, 박 후보자는 ‘실질적 대북정책’ 소리를 강조했다. 둘 다 표현이 달라도 내용은 같을 것 같다. 비핵화를 하면 다방면의 도움을 주겠다는 이명박의 ‘비핵, 3000’ 복사판일 수 있다.

 

윤석열 당선인은 입만 열었다 하면 문 정권이 ‘북에 끌려다니는 친북, 종북 굴종적 대북정책’을 펴왔다고 비판한다. 권영세, 박진 후보자의 생각도 윤 당선인과 다를 게 없다고 보는 건 당연하다 하겠다. 하지만 아직 아무도 기존 남북 합의 선언 존폐에 대해선 일체 말이 없다. 여론을 의식해 공개적으로는 폐기를 주장하긴 어려울 것 같다. 합의 선언이 무시되고 이행되지 않으면 결과적으로 폐기된 것과 다를 바 없이 사문화되게 마련이다.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으로 이어지며 민족의 이름으로, 민족의 평화 번영을 위해 빚어낸 모든 남북 합의 선언의 운명이 지금 ‘백척간두’에 서 있다.

 

특히, 우리 7천만 겨레가 한마음 한뜻으로 열광, 환호, 지지, 찬사를 보냈던 2018년 남북 합의 선언들이 고사 직전에 놓였다. 남북 온 겨레가 두 손을 맞잡고 구슬땀을 흘리며 쌓아 올린 통일의 금자탑이 3주 후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될 수 있다. ‘꿈에도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불렀고 부르고 있는 우리 애국시민들이 어찌 분노하지 않을 수가 있겠나. 너무도 원통하고 분해서 편히 잠들 수가 없다. 일제의 ‘을사늑약’으로 조선이 일제 식민지로 되자 황성신문에 실린 ‘시일야방성대곡(是日也放聲大哭)’이라는 사설이 불현듯 떠 오른다.

 

중앙청에 태극기가 휘날린다고 해서 주권국이 되는 건 아니다. 실제로 자주 주권을 행사해야 자주독립국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은 나라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국방 주권이 없고 외국군과 주둔기지가 있어 독립국가로서 자격 미달이라는 걸 부인할 수 없다. 이것은 민족의 자주, 존엄, 긍지에 먹칠하는 꼴이다. 그런데 차기 정권 고위 인사들은 국방 주권 회수에는 관심도 없고 눈을 지긋하게 감는다. 이들은 마치 ‘한미동맹’을 위해 한국이 존재하는 듯이 말과 행동을 한다. ‘한미동맹’ 주술에 걸려선지 이를 ‘신줏단지’로 모시고 있다. 이들의 눈에 보이는 건 오로지 ‘한미동맹’ 밖에 없다.

 

이들의 말과 행동까지도 미국 시늉을 한다. 미군이 떠나는 바로 그날 죽을 듯이 길길이 뛰는 꼴을 보노라면 참으로 역겹기 짝이 없다. 지난해 5월 한미정상회담에서 바이든은 ‘이 이상 한미동맹이 더 공고해질 수 없다’라며 대만족을 표했다. 그런데 윤 당선인뿐 아니라 많은 그의 외교, 안보 참모들까지도 입만 열었다 하면 동맹이 거덜 났다며 재건하겠다고 야단이다. 박진 후보자가 언급한 ‘한미 간 긴밀한 대북공조’란 미국과 한 치의 오차 없이 미국의 뜻을 따라야 하고 관철돼야 한다는 논리인 것 같다. 우리의 이익을 희생시켜서라도 미국 이익을 지켜내자는 걸 의미하는 것 같다.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부터 친미친일, 반북반중 발언을 입에 달고 다녔다. 그의 대외정책도 미·일의 입맛에 맞춰져 수행될 것이 너무 뻔하다. 느닷없이 반중 적대감을 부추기는가 하면 일본 자위대가 유사시 한반도에 상륙할 수 있다고까지 망발을 해댄다. 오죽하면 그를 ‘토착왜구’라고 비난할까. 심지어 그는 중국과 합의한 세 원칙을 무시하고 사드 추가배치를 해야 한다고 우긴다. 거기에 삼각동맹과 ‘쿼드’에도 얼굴을 내밀겠다고 한다. 중국의 경제 제재로 혼쭐이 난 과거의 경험을 갖고도 정신을 못 차리고 또 경제를 절단내지 못해 환장한 듯이 망발을 해대고 있다.

 

해내외 동포들의 한미합동군사훈련 중단 촉구 함성에도 끝내 지난 18일부터 열흘에 걸쳐 강행되고 있다. 이 훈련에 앞서 미국의 핵항공모함이 동해에서 미·일 합동훈련을 벌이자 중·러가 긴장해 펄쩍 뛰는가 하면 러시아는 이에 대응해 동해에서 미사일 발사로 맞섰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한반도뿐 아니라 전 세계가 고통, 불안, 긴장을 감수하고 있는 어려운 시기다. 그런데 윤석열은 당선인의 신분으로 평택 미군기지를 방문했다. 또 무기지원을 해달라고 애원하는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까지 했다. 무슨 이야기가 오갔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아마 취임하는 즉시 무기 지원을 약속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게 사실이면 살상 무기는 어렵다고 거절한 문 정권을 매우 난처하게 만드는 무례한 행위가 될 수 있다. 

 

지금 우크라이나는 미·러 전쟁의 전초기지가 됐고, 젤렌스키는 바이든의 대리전을 치르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그런데 잘 길들어진 충견 젤렌스키는 무고한 우크라이나 시민이 흘린 피의 대가로 미국의 전쟁 상인과 군산복합체가 돈방석에 올라타고 앉아 쾌지나를 불러대는 것을 알기 나 할까.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왕서방이 따 먹는다’라는 우리 속담을 연상케 한다. 앙카라 5차 러·우 평화회담에서 영구중립화에 양측이 합의하고 만족하다고 했다. 그러나 이에 질겁한 바이든이 젤렌스키에게 신속한 무기 지원을 약속하고 중단없는 전쟁을 독려했다. 그만 절호의 기회는 날아가고 장기전으로 치닫게 됐다. 

 

신냉전을 통한 패권 정책은 바이든 정권 출범과 동시에 추진되기 시작했다. ‘내 편 아니면 적’이라는 이분법으로 추종세력을 줄 세우고, 앞장세워 중러 압박, 봉쇄, 고립을 추구하는 것이 대외정책 1순위다. 유럽에서 러시아의 영향력을 축소 차단하기 위한 수단의 일환으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나토의 동진 확장 공작이다. 바이든은 총 30억 달러가 넘는 원조를 젤렌스키에게 했고 19일에는 3억 달러 상당의 무기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한편 중국을 압박 봉쇄키 위해 인도·태평양 지역에 나토와 같은 집단방위기구를 구축하고 있다. 문 정권과는 달리 윤 정권은 먼저 알아서 냉큼 거기에 올라탈 게 뻔하다.

 

·미사일 모라토리엄 해제 선언 이후 북한은 지난 16일 신형전술유도무기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해내외 남북 동포들의 완강한 반대에도 한미합동군사훈련은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다. 지금 정권이 교체되는 중이다. 국제정세는 엄중한 시기다. 북한의 추가 신형 무기 시험발사가 예상된다. 북한을 ‘주적’이라며 ‘버르장머리를 고쳐 놓겠다’라는 윤 정권이 가만있을 리 없다. 뭔가 불길한 도발을 하지 않고는 배길 수 없을 것이다. 남북의 충돌이 일어날 수 있다. 영락없이 화약 냄새를 풍기는 지경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

 

윤 당선인은 골수에 박힌 반북, 반통일의 기수다. 남북 대화란 있을 수 없고 기대할 수도 없다. 어떤 의미에서는 그의 당선이 통일을 앞당기는 데 크게 이바지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일리가 없는 게 아니다. 문 정권과는 달리 윤 정권은 공개적으로 알려진 반북 반통일 세력이기 때문에 타격 목표가 매우 선명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애국시민들이 자주통일의 깃발을 따라 타격 목표를 향해 앞으로 총진군할 수가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대북제재가 완전히 실패했고 북한의 최첨단 무기 보유로 억제 능력이 재확인됐다. 이제 미국의 대북적대정책 폐기는 불가피할 것이고 이는 시간문제이다. 

 

윤 정권도 대북적대정책에 목메지 말고 세상 물정에 눈을 떠야만 한다. 북핵폐기는 물 건너갔다. 이제는 핵보유 북한과 공생 공존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민족을 아끼고 사랑하는 자세라면 북핵을 민족의 핵, 겨레의 핵으로 인정하는 사고방식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핵강국 틈 속에서 통일된 우리 민족은 핵보유국 지위를 가져야만 한다. 절대 희망의 끈을 놓쳐선 안 된다. 우리는 능력도 있고 할 수도 있다. 우리는 이길 수 있다. 그리고 최후 승리는 우리에게 우리 민족에게 있다. 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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