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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한미정상회담할 수밖에 없는 미국의 속사정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2/04/29 [13:19]

빠르게 한미정상회담할 수밖에 없는 미국의 속사정

김영란 기자 | 입력 : 2022/04/29 [13:19]

역대급으로 빠른 한미정상회담이 열린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11일 만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5월 20~22일 한국을 방문해 21일 정상회담을 한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한미정상회담 개최 소식을 알리면서 “우리(미국과 동맹국들)의 중요한 안보 관계를 심화하고, 경제적 유대를 강화하며, 실질적인 결과를 가져오기 위한 우리의 긴밀한 협력을 확대할 기회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배현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대변인은 28일 “윤 당선인은 바이든 대통령이 5월 20일부터 5월 22일까지 방한하기로 한 데 대해 환영의 뜻을 표했다”라며 “양국 간 포괄적 전략동맹이 더욱 발전할 수 있는 역사적 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미 양국이 겉으로 표현한 내용을 살펴보면 한미동맹을 다방면적으로 강화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한미동맹이 다방면적으로 강화된다는 것은 군사, 경제, 외교 등의 전반에 대한 미국의 요구가 한국에 실현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이런 내용은 굳이 정상회담이 아니어도 다양한 회담을 통해 실현할 수도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윤 당선인을 시급히 만나야 할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미정상회담 개최 시기는 보통 미국이 결정하는 것이 관례이다. 미국이 한국의 새 대통령 취임 11일 만에 정상회담을 하는 것은 그만큼 빠르게 소통하고 정리할 것이 있다는 것으로 읽힌다. 

 

미국이 윤 당선인과 빠르게 소통해야 할 문제는 무엇일까. 

 

사키 대변인은 “중요한 안보 관계를 심화”한다는 표현을 썼다. 한미 양국에 있어 중요한 안보는 북한일 것이다.

 

북한은 올해 화성포-17형을 비롯해 13차례 미사일 시험을 했다. 이에 대해 미국은 번번이 대응하지 못했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포-17형을 시험발사하며 미국이 그토록 강조했던 ‘레드라인’을 넘었는데 미국은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그리고 미국은 북한의 군사적 행동에 군사적 대응은커녕 지속해서 북한에 ‘조건 없는 대화’를 하자고 제안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도 북한은 무대응이다.  

 

미국의 현재 처지는 북한의 군사적인 행동에 강력하게 맞서기도 어렵고, 북한과 대화할 방법도 없는 민망한 상황이다. 

 

그래서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퇴임을 앞두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낸 것이 미국 의사가 반영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있다. 미국이 어떻게든 북한과 대화를 해보기 위해서 문재인 대통령을 시켜 친서를 보냈다는 것이다. 

 

그런데 북한은 친서에서 미국의 대화 의지에 대해 일절 반응하지 않았다는 후문이 있다. 

 

미국이 난감한 상황에 놓여있는 시기에 한국에서는 새 정부가 출범한다.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부터 앞뒤 가리지 않고 북한에 대한 강경 발언을 해왔다. 많은 이들이 윤 정부에 대해 가장 걱정하는 것이 남북관계이다.

 

이미 미국에서도 윤 정부가 들어서면 제2의 한국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재 북한에 대해 무엇도 하기 어려운 상황에 있는 미국으로서는 윤 당선인에게 미국의 의도를 구체적으로 알려줘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았을까. 

 

바이든 대통령은 윤 당선인에게 미국의 대북정책을 윤 당선인이 제대로 알고, 한국의 새 정부가 이에 맞게 행동하라고 주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대통령이 윤 당선인에게 이렇게 주문하는 데에는 만약 한반도에서 일촉즉발의 상황이 벌어지면 그 후과를 미국이 볼까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5월 진행된 한미정상회담에서 한미 양국은 ‘미사일 지침’을 종료했다.

 

그런데 이에 대한 북한의 반응은 문재인 정부에 대해서도 문제 삼았지만, 미국에 대해서는 강하게 성토했다.

 

북한은 지난해 5월 31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무엇을 노린 <미사일 지침> 종료인가’에서 “미국이 조선반도와 주변 지역에서 비대칭적인 불균형을 조성하여 우리에게 압력을 가하려고 하는 것은 정전상태에 있는 조선반도의 첨예하고 불안정한 상태를 더욱 야기시키는 심중한 실책으로 된다”라면서 “우리의 과녁은 남조선군이 아니라 대양 너머에 있는 미국”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미사일 지침을 종료하면서 한국을 앞세워 북한을 자극하며, 도발하려는 의도였을 것이다.

 

그런데 북한은 한국이 도발해도 북한의 과녁은 미국이라고 밝힌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윤 당선인이 만약 북한을 향해 도발한다면 그 후과는 미국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미국은 이런 걱정에서 윤 당선인을 단속하기 위해서 빠르게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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