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사회를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는 북한 사회 구조와 작동 원리를 알아야 한다. 이를 위한 가장 좋은 교재는 북한 헌법이다. 헌법을 분석하다보면 북한 사회의 기본 이념과 국가 정체성, 사회 구조와 작동 원리, 국가 정책과 노선을 잘 알 수 있다. 이에 nk투데이 편집부는 북한 헌법을 하나하나 파헤쳐보는 연재를 기획하였다. 분석할 북한 헌법은 현재 한국에서 입수할 수 있는 가장 최신판인 2019년 8월 29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2차 회의에서 수정보충한 헌법을 기준으로 한다. 또한 표기법은 한국의 맞춤법을 따르되 불가피한 경우 북한 표기를 그대로 두었다. 북한 헌법은 통일부, 법무부, 법제처가 공동 운영하는 통일법제 데이터베이스에서 누구나 열람할 수 있다.
둘째는 “온 사회의 김일성주의화”를 기치로 “사회주의 건설의 모든 분야에서 기적과 변혁”을 이루었다는 것이다.
‘온 사회의 김일성주의화’란 국민 전체를 김일성주의자로 만들고 김일성주의의 요구대로 사회를 개조하는 것을 뜻한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1974년 2월 19일 노동당 제3차 사상일꾼대회에서 한 결론 「온 사회를 김일성주의화하기 위한 당 사상사업의 당면한 몇 가지 과업에 대하여」에서 ‘온 사회의 김일성주의화’를 노동당의 최고 강령으로 제시했다.
지금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2년 4월 6일 발표한 「위대한 김정일 동지를 우리 당의 영원한 총비서로 높이 모시고 주체혁명위업을 빛나게 완성해나가자」에서 선포한 ‘온 사회의 김일성-김정일주의화’로 계승·심화·발전되었다고 한다.
또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온 사회의 김일성주의화’를 구현하는 원칙으로 1974년 4월 ‘당의 유일사상체계 확립을 위한 10대 원칙’을 발표하였다.
이 원칙은 2013년에 ‘당의 유일적 영도체계 확립의 10대 원칙’으로 보완되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온 사회의 김일성주의화’를 구현하는 대중운동으로 1975년 11월 19일 당중앙위원회 제5기 제11차 전원회의에서 3대혁명붉은기쟁취운동을 제안하였다.
여기서 ‘3대 혁명’이란 사상·기술·문화혁명이며 이를 통해 공산주의 사회를 건설할 수 있다는 게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설명이었다.
이 운동의 기본 구호는 ‘사상도, 기술도, 문화도 주체의 요구대로’였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이 운동을 내각이 아닌 당중앙위원회가 직접 지도하게 하여 생산성 증대에 앞서 대중의 사상 변화, 즉 ‘김일성주의화’를 우선하도록 하였다.
또 1977년 9월 붉은기 수여 판정위원회를 설치하여 ‘3대 혁명’에서 일정한 목표를 달성한 단위에 ‘3대혁명붉은기’를 수여하였고 그 단위는 국가적 특별 예우를 하였다.
북한은 1986년 11월 제1차 3대혁명붉은기쟁취운동선구자대회(이하 선구자대회)를 개최하였고 1992년 헌법 개정을 통해 3대혁명붉은기쟁취운동을 ‘사회주의 총노선’으로 명시하였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5년 11월에 열린 제4차 선구자대회에 서한을 보내 “3대혁명붉은기쟁취운동은 온 사회를 김일성-김정일주의화할 데 대한 우리 당의 최고 강령을 직접 투쟁 구호로 제기하고 있는 가장 높은 형태의 운동”이라고 강조하였으며 2021년 11월에 열린 제5차 선구자대회에 보낸 서한에서는 그동안 운동의 대상을 기업소와 농장 등으로 한정하던 것을 시, 군 단위까지 확대하겠다고 공표하였다.
북한은 이 운동을 비롯해 ‘70일 전투’, ‘80년대속도창조운동’ 등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휘로 진행된 여러 군중운동을 통해 70~80년대 국가적 발전이 전 영역에서 빠르게 이루어졌다고 평가한다.
흔히 이 시기를 ‘노동당 시대의 전성기’라고 부르며 대표적인 건축물로 주체사상탑, 인민대학습당, 평양지하철, 서해갑문 등을 꼽는다.
또 1천만 톤 능력의 검덕광업연합기업소 제3선광장, 대형산소분리기, 1만 톤 프레스 등도 북한이 내세우는 주요 성과다.
이 가운데 ‘70일 전투’의 첫 ‘긴급지시’ 일화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온 사회의 김일성주의화’를 어떤 방향으로 구현하려고 하는지 그 일단을 짐작하게 한다.
이 일화는 2020년 8월 5일 자 노동신문에 실린 「위대한 김일성주의 기치 따라 펼쳐진 노동당 시대의 전성기」에 등장한다.
1974년 10월에 이르러 5차 당대회에서 제시한 6개년 계획 수행에 빨간불이 들어오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그해 말까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70일 전투’를 제기하고 직접 지휘를 맡았다.
‘70일 전투’를 선포한 다음 날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각지 냉동공장 건설 현황을 당일로 파악해 보고하라는 긴급지시를 내렸다.
지시받은 간부들은 ‘70일 전투’ 과제에 없는 냉동공장 건설 현황을 왜 파악하라고 하는지 짐작도 할 수 없었다고 한다.
보고를 올린 후 냉동공장 건설에 필요한 설비와 자재를 즉시 보장하고 기술자와 노동자를 비상 동원해 건설을 빨리 끝내라는 추가 지시가 내려왔다.
냉동공장이 완성되고 광산, 벌목장 등에 냉동 물고기가 공급되기 시작하자 간부들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의도를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노동신문은 “수자를 따지기 전에 사람을 중심에 놓고 모든 것을 대하는 주체사상의 원리를 철저히 구현”한 일화라고 설명하며 이를 통해 간부들이 “채굴, 수송, 수출이 70일 전투의 주 타격 방향이라면 그 선행공정은 근로자들의 생활조건, 생산조건을 해결하는 데 있다는 확고한 인식”을 갖게 되었다고 하였다.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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