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권의 실패를 답습하겠다는 윤석열 정권

박영준 객원기자 | 기사입력 2022/05/14 [17:41]

MB정권의 실패를 답습하겠다는 윤석열 정권

박영준 객원기자 | 입력 : 2022/05/14 [17:41]


윤석열 대통령은 5월 10일 취임사에서 “우리나라는 지나친 양극화와 사회 갈등이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협할 뿐 아니라 사회 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라며 “저는 이 문제를 도약과 빠른 성장을 이룩하지 않고는 해결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밝혔다. 

 

현재의 사회양극화 등의 해법으로 ‘성장’을 제시한 것이다. 성장이면 사회문제가 해결된다는 ‘성장지상주의’이며 철지난 ‘낙수효과’에 집착하겠다는 선언이다. 

 

문재인 정부가 ‘소득주도성장’을 제시하고, 당시 대선에서 재벌개혁 공약들이 상당한 비중으로 제시되었던 것에 비하면 급격한 방향 전환 및 후퇴라고 할 수 있다. 사회양극화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형식적으로나마 경제민주화와 복지를 강조했던 박근혜 정권시절 보다도 후퇴한 인식이다. 

 

그렇다면 윤석열 정부는 ‘성장’을 어떻게 한다는 것일까?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에서 발표한 110대 국정과제에서 경제 관련 부분을 보면, “경제의 중심을 ‘기업’과 ‘국민’으로 전환하여 민간의 창의, 역동성과 활력 속에서 성장과 복지가 공정하게 선순환하는 경제시스템을 지향”하겠다고 선언하고 있다. 그러면서 “민간이 주도하는 자유로운 시장과 정부의 전방위 지원 하에, 기업의 혁신 역량이 마음껏 발휘되는 대한민국 성장엔진 복원”을 내세우고 있다. 

 

이는 경제의 중심을 민간, 즉 기업과 시장에 맡기겠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으며, 정부는 뒤에서 재정적 지원을 하며 각종 규제를 풀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결국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재벌 대기업에 대한 각종 규제완화와 지원을 해서 경제를 성장시키겠다는 것이다. 

 

실제 윤석열 정부는 의료민영화의 단초가 될 수 있다고 비판받아 온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제정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보건의료 영역을 이윤추구의 대상으로 개방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시절 제주 영리병원에 대해 찬성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나아가 윤석열 정부는 전력 판매 시장 개방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한국전력이 독점해온 전기 판매 시장에 민간 기업도 참여를 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이는 공공부문의 민영화 정책이라 할 수 있는데, 단순히 공기업이나 정부 자산을 민간에게 매각하는 것만이 아니라 정부와 공공부문이 해왔던 영역을 민간기업에 개방하는 것 역시 민영화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편 윤석열 정부는 “공정한 경쟁 속에서 중소ㆍ벤처기업의 역동성이 좋은 일자리와 경제 활력을 더해주는 행복경제시대를 약속”한다며 중소기업 지원 정책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그 방향은 “중소기업의 생존을 위한 ‘지원’ 위주의 정책에서 근본적 경쟁력 제고와 기업의 혁신성장에 집중하는 성과창출형 정책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즉, 보편적 지원보다는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중소기업에 지원을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왜 중소기업이 어려운 처지에 놓여있는지, 중소기업이 어렵게 된 이유가 재벌대기업의 시장독점 때문은 아닌지 등에 대한 진단은 존재하지 않는다. 향후 중소기업의 혹독한 구조조정과 실업문제 발생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윤석열 정부가 내세우는 공약 속에서 재벌개혁이나 경제민주화에 부합하는 공약은 찾을 수 없다.  

 

윤석열 대통령은 경제수장으로 이와 같은 경제정책을 충실히 이행할 수 있는 사람을 앉혔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박근혜 정부에서 기획재정부 제1차관과 국무조정실장을 역임한 바 있으며, 국무조정실장 시절 ‘규제를 단기간에 대규모로 개선하는 방식의 규제개혁’을 의미하는 ‘규제 기요틴’ 정책을 추진했다. 

 

추경호 장관은  지명 당시 “지금은 경제대책이 정부나 재정 주도이지만 경제의 활력을 회복하고 체질을 강화하는 중심은 민간과 기업, 시장”이라며 기업에 주는 세제혜택을 확대하고 기업의 경영활동을 옥죄는 규제는 과감히 풀겠다고 밝혔다.  

 

추경호 장관은 2018년에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최저임금을 업종별로 구분해 결정하도록 의무화하는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2020년에는 기업 경영권 보호 장치인 차등의결권과 신주인수선택권을 도입하는 상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이러한 윤석열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은 이명박 정부의 정책방향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이명박은 2007년 미국발 경제 위기상황에서 ‘경제 대통령’을 주장하면서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하지만 ‘경제 대통령’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경제위기 대책이라고 내놓은 것이 규제완화와 재벌의 투자확대 정책이었다. 재벌대기업이 성장하면 전체 경제가 좋아진다는 ‘낙수효과’에 기댄 정책이었지만, 낙수효과는 나타나지 않았고 양극화는 더욱 심각해 졌다.

 

물론 이명박 정권과 윤석열 정권에게 다른점은 있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는 다행히 중국경제 성장이라는 외부 요인에 의해 그나마 충격을 덜 받고 넘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현재의 코로나 위기와 세계경제 침체는 전 세계적 범위에서 일어나고 있다. 보호주의가 강화되는 등 각 국간의 갈등이 첨예화 되고 세계경제질서의 재편이 이뤄지고 있는 시기다. 이러한 시기 정부의 정책 실패는 이전과는 다른 더 큰 피해를 가져다 줄 것이다. 

 

대다수 국가들이 코로나19라는 위기상황과 극심해진 사회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의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절박한 시기에 윤석열 정권은 철 지난 규제완화와 ‘낙수효과’를 다시 끄집어내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중소기업과 노동자 등을 보호하고 있는 정책마저도 재계의 요구를 받아안고 규제완화라는 이름으로 해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윤석열 정부의 경제기조는 양극화와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전 세계적인 경제위기 국면에서 우리 경제의 피해를 더욱 키우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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