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반도 개입 역사③

진보당 권오창 고문 | 기사입력 2022/05/17 [13:16]

미국의 한반도 개입 역사③

진보당 권오창 고문 | 입력 : 2022/05/17 [13:16]

3. 군정 4년

 

패전국인 일본은 항복 이후 곧 미국과 결탁하였고 한반도를 미국에게 고스란히 넘기려고 하였다. 

 

한반도를 전략기지로서 침략‧점령하려던 미국은 이러한 일제의 의도를 알아차리고 해방 이후 한반도 민중의 자주독립국가 건설 시도를 좌절시키면서 한반도를 미국의 식민지로 만들려고 하였다. 

 

그 첫 시도가 일제의 억압적 식민지 통치기구를 계승한 미군정을 실시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맥아더는 필리핀 마닐라에서 8월 21일 조선총독부 아베(阿部 信行, 1875~1953)에게 특별명령으로 미군이 상륙할 때까지 38선 이남지역의 치안유지를 하고 모든 행정기구를 그대로 존속하라고 시달하였다. 

 

이는 일제의 식민 지배를 그대로 이으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다. 

 

이처럼 해방군이 아니라 점령군으로서 한반도를 식민지화하려는 미국은 1945년 9월 8일에 비로소 오키나와에 주둔하던 24군단의 하지(John Reed Hodge, 1893~1963)가 이끄는 4만 5천여 명의 군대로 인천항에 군홧발을 들여놓았다. 

 

그리고 첫날부터 학살극이 벌어졌다. 

 

인천항에 미군을 환영하러 나온 군중에게 치안을 맡고 있던 일제 경관이 발포를 하여 여러 명이 죽고 수십 명이 부상을 당하였으나 미국은 이것을 치안확보 상 당연히 있을 수 있는 일로 설명하였다. 

 

▲ 당시 사건을 보도한 경향신문.     ©경향신문

 

미국은 점령 이후 즉시 미군정을 실시하면서 당시 민중에 의해서 진행되고 있던 민족해방, 계급해방을 통한 자주독립국가 건설 노력을 잔인하게 짓밟기 시작하였다. 

 

이미 1944년부터 여운형(1886~1947) 선생이 건국동맹을 조직했고 해방이 되자 이것을 건국준비위원회로 개편하고 다시 전국적인 인민위원회를 만들어 각 도‧시·군‧면단위까지 조직했고 1945년 9월 6일 전민족의 지지를 받고 조선인민공화국을 선포하였다. 

 

그러나 이틀 후인 9월 8일 미군은 38선 이남을 점령하자마자 조선인민공화국을 불법화하고 탄압하기 시작하였다. 

 

그 실례로 남원사건이 대표적이었는데 인민위원회 간판을 내리는 것을 반대하는 인민위원회 남원조직원을 미군이 사무실을 부수고 발포하여 학살까지 하였다. 하지 군단장은 아널드(Archibald Vincent Arnold, 1889~1973) 소장을 군정장관으로 임명하여 전국적으로 8개도에 미군을 분산배치하고 군정을 펴기 시작하였다. 

 

일반적으로 한 국가가 다른 국가에 대해 군정을 실시하는 두 가지 경우가 있다. 

 

하나는 제국주의 정책을 추구하는 국가가 그들의 식민지에 대하여 이익 극대화를 도모하는 수단으로 군정을 실시하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전쟁으로 점령한 지역에 대한 군사작전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하여 군정을 실시하는 경우이다. 

 

38선 이남에 대한 군정은 두 번째 경우에 해당한다. 

 

그런데 분명한 것은 한반도는 제2차 세계대전에서 미국에 맞서 싸운 적국이 아닌 일본의 침략에 짓밟힌 식민지였을 뿐이라는 점이다. 

 

그러므로 미국은 한반도를 점령지역이 아닌 해방지역으로 규정해야했다. 

 

그러나 미군은 “조선은 일본제국주의 일부분으로 미국의 적이었으며 따라서 항복조항에 복종해야한다”라며 38선 이남을 전쟁으로 인한 군사적 점령지역으로 규정하였고 따라서 이 지역의 모든 정치적 주권을 부정하며 군정을 실시하였던 것이다. 

 

미국에 의한 군정의 실시, 이것은 남쪽의 사회성격을 규정하였다. 

 

한 사회의 성격은 국가주권을 누가 장악하고 있는가에 의해 규정된다. 

 

국가주권은 정치적 지배권이다. 

 

즉, 국가주권은 일정한 사회적 집단이 자기의 이익을 사회공동의 이익으로 내세우고 실현할 수 있는 권리와 권한이며 또 그 권리와 권한을 물리적 힘으로 담보하는 권력인 것이다. 

 

만약 국가주권을 다른 국가가 장악하는 경우 예속적 성격을 띠게 된다. 

 

그런데 미군정은 38선 이남의 국가주권을 완전히 장악하였다. 

 

그러므로 미국은 미군정을 통하여 38선 이남에서 미국의 이익을 절대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예속적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반면 미군정에 의해 모든 정치적 주권을 상실한 38선 이남은 예속적 성격을 지닐 수밖에 없게 되었다. 

 

이러한 예속적 성격이 이후 한국 민중의 자주적인 건국운동이나 사회변혁운동에 큰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게 되었다. 

 

또한 38선 이남에는 미군정이 실시되고 38선 이북에는 인민위원회 조직이 그대로 개편되어 오늘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현존하는 현상을 낳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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