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순·미선 20주기를 새로운 자주, 평화운동의 출발점으로 만들자”

시민사회단체, 6월 11일 대규모 평화대회 준비 중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2/05/17 [19:18]

“효순·미선 20주기를 새로운 자주, 평화운동의 출발점으로 만들자”

시민사회단체, 6월 11일 대규모 평화대회 준비 중

김영란 기자 | 입력 : 2022/05/17 [19:18]

▲ 전국민중행동, 한국진보연대, 진보당,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농민회총연맹, 불평등한 한미SOFA개정국민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등 각계 단체는 ‘6.11 평화대회 추진위’를 구성했다.     ©김영란 기자

   

  © 김영란 기자

 

2002년 6월 13일, 신효순·심미선 두 명의 중학생이 미군 장갑차에 의해 압사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장갑차를 몰던 주한미군이 공무 중이라는 이유로 처벌받지 않자, 불평등한 한미관계에 대한 분노가 폭발한 국민은 광화문 미대사관 앞에서 대규모 촛불시위를 벌였다. 국민은 ‘책임자 처벌, 진상규명, 부시 미 대통령 사과, 불평등한 SOFA 개정’을 요구하며 촛불을 들었다. 이 촛불은 우리 사회 촛불항쟁의 시초였으며, 전 국민적인 반미투쟁이었다. 

 

효순·미선 두 학생의 죽음 이후 20년이 흐른 지금, 한미관계는 여전히 불평등한 상태에 머물러 있다.

 

이에 종교시민사회 단체는 6월 11일 대규모로 ‘효순·미선 20주기 촛불정신 계승! 6.11 평화대회(이하 6.11 평화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전국민중행동, 한국진보연대, 진보당,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농민회총연맹, 불평등한 한미SOFA개정국민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등 각계 단체는 ‘6.11 평화대회 추진위’를 구성했다. 

 

추진위는 불평등한 한미관계 개선과 자주, 평화운동의 새로운 출발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6.11 평화대회를 준비 중이다. 6.11 평화대회의 주요 구호를 ‘불평등한 한미관계 바꿔내자’, ‘미국의 한반도 전쟁기지화 반대한다’, ‘불평등한 한미 SOFA 전면 개정’, ‘이 땅은 미국의 전쟁기지가 아니다’로 제시했다. 

 

▲ ‘불평등한 한미관계 바꿔내자’ 구호를 외치는 참가자들.  © 김영란 기자

 

그리고 추진위는 효순·미선 두 학생 사고 당일인 13일에는 추모식을, 가을에는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특히 13일 추모식은 사고 당시 효순·미선이와 같은 나이의 학생들이 주축이 돼서 진행할 예정이다. 

 

추진위는 17일 오후 3시 한국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6.11 평화대회 시민참여 제안 기자회견’을 열고 20년 전 촛불을 들었던 것처럼 오는 6월 11일 다시 모일 것을 시민들에게 호소했다. 

 

이장희 불평등한 한미SOFA개정국민연대 상임대표는 “효순·미선이 사건이 일어나고 20년이 흐름 지금 한미관계는 최소한 법 구조적으로 봤을 때 변화가 없다. 상호방위조약이 여전하고 불평등한 SOFA는 개정이 안 되었으며, 전시작전권은 여전히 미국에 있다. 효순·미선이 20주기를 맞이해 다시 한번 자주, 평화 정신을 되살리고 알리고자 6.11 평화대회를 개최한다”라고 대회 의미를 설명했다. 

 

권종호 변호사(2002년 사건 당시 가해미군 고발 법률대리인)는 “2002년 촛불시민이 미 대사관을 에워싸고 성조기를 찢었던 기억을 잊을 수 있다. 평등한 한미관계를 바라는 수백만의 시민이 투쟁으로 나왔다”라면서 “그런데 그때 우리가 외쳤던 어느 것도 실현되지 못했다. 불평등한 한미관계를 직시해서 자주, 평화, 통일의 길을 적극적으로 열어나가는 것이 진정 효순·미선이의 한을 푸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김은형 민주노총 부위원장(왼쪽)과 권정호 변호사(오른쪽)  © 김영란 기자

 

기자회견에서는 각계 발언이 있었다. 

 

박석운 전국민중행동 공동대표는 “윤석열 정부의 등장으로 불평등한 한미관계가 더 불평등해지는 것이 아니냐는 합리적인 걱정이 있다. 이번 20주기를 맞이해 열리는 6.11 평화대회는 새로운 자주, 평화운동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하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지난 4월 주한미군기지 전국 순회 투쟁을 통해 대한민국에서 미국, 미군을 빼고는 그 어떤 이야기도 할 수 없으며 미국과 미군을 뛰어넘지 않고서는 진정한 민주주의도 인권도 평화도 올 수 없다는 것을 절감했다”라면서 “대한민국의 주권은 미국을 뛰어넘어야 하고, 미군이 이 땅을 나가야 행사될 수 있다. 사회 모든 분야에서 우리가 주권을 가진 나라라고 말하기 민망할 정도로 대한민국과 미국은 주종관계이다. 이 땅의 모든 분야에서 미국을 뛰어넘지 않고서는 나라의 주권이 오지 않는다는 것을 자각하고 알려 나가는 대회가 바로 6.11 평화대회”라고 강조했다.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는 “불평등한 한미관계에 대한 국민의 촛불이 번진 지 20년이 지났으나 현재 대한민국 정부는 이 문제를 개선하려는 의지를 내고 있지 않다”라면서 “6월 13일을 맞이해 윤석열 대통령을 포함한 대한민국 정부가 20년 전 있었던 참혹한 상황에 대해 상기하고 추모하며 불평등한 한미SOFA 의지를 밝힐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더불어 여야 정치권 가리지 않고 이 과제에 나서길 촉구한다”라고 정치권의 각성을 주문했다. 

 

김은형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부위원장은 “효순·미선이가 미군 장갑차에 깔려 죽임을 당하고 우리나라에서 재판도, 처벌도 하지 못했던 그 날로부터 20년이 지난 지금 미군 범죄에 대한 제대로 된 재판, 처벌이 우리나라에서 가능한가”라면서 “미중패권전략으로 한반도가 미국의 전초기지화 되고 있고 미군기지는 또 이 땅의 민중들을 위협하며 전쟁의 먹구름을 몰고 있다. 효순·미선 20주기를 맞이하며 거대한 민중의 촛불정신을 계승하여 더 이 땅에서 미군에 억울한 죽임을 당하는 일이 없도록 자주와 평화통일의 길에 앞장서겠다”라고 결의를 밝혔다. 

 

진영종 시민사회연대회의 대표는 “예전의 미군기지가 있는 곳마다 일어나는 모든 범죄는 치외법권이었다. 어떻게 보면 국가권력이 비호해 범죄를 은폐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효순·미선이의 억울한 죽음으로 한미SOFA의 문제를 알게 됐다. 하지만 한미SOFA 개정에 대한 국민적 열망이 결실 없이 지금을 맞이했다”라면서 “미군기지가 왜 필요한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야 한다. 시민들과 함께 물어볼 것은 물어보고 밝혀낼 것은 밝혀내자”라고 말했다.

 

추진위는 기자회견문에서 “20년 전 작은 촛불 하나가 분노의 촛불항쟁으로 번져 타올랐던 것처럼, 우리의 힘을 모으고 모아서, 새로운 한미관계를 열어내자”라고 호소했다. 

 

▲ 추진위 배지를 다는 기자회견 참가자들.  © 김영란 기자

 

▲ 옷에 배지를 단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   © 김영란 기자

 

아래는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효순미선 20주기 촛불정신계승! 6.11평화대회 참여를 호소합니다.

 

20년 전 6월 13일, 경기도 양주 한적한 시골길에서 신효순, 심미선 두 중학생이 미군의 장갑차에 깔려 사망했습니다.

 

살인 미군의 처벌, 미국의 공식 사과, 미군의 범죄를 제대로 조사할 수도, 처벌할 수도 없던 불평등한 한미SOFA 개정을 요구하는 촛불시위가 전국적으로 타올랐고, 이는 대중적인 촛불 항쟁의 시작이었습니다.

 

효순, 미선 두 학생의 죽음 이후 빗발친 요구에도 불구하고, 20년이 지난 지금까지 한미SOFA는 개정되지 않고 있습니다. 여전히 우리는 주한미군의 범죄를 제대로 처벌하지 못하고 있으며, 오염자 환경정화 원칙에도 불구하고 주한미군이 오염시킨 기지를 우리 혈세로 대신 정화하고 있습니다. 뿐만아니라, 주한미군과 한미동맹의 필요를 앞세워 주민들과 시민사회의 반대를 외면한 채, 세계 최대규모의 평택 기지 확장 이전, 성주 사드 포대 건설, 제주 강정 해군기지 건설, 전국 미군 기지 내 세균실험실 건설, 군산 및 제주 신공항 건설 추진 등 곳곳에서 군사시설 건설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매년 수십조에 달하는 엄청난 혈세가 미국산 무기를 구입하는 데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제 주한미군은 그 기지를 대중국압박의 전초기지로 활용하는 것도 모자라, 한국군 역시 대중국 압박에 동원할 수 있도록 한미작전계획을 수정해야 한다는 요구를 공공연히 밝히고 있습니다.

 

최근 출범한 윤석열 정부는 사드 추가 배치, 한국형 3축 체계 완성 등을 거론하는 한편, 경제와 안보를 포괄하는 전략적 한미동맹 강화,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 참여, 한일협력, 한미일 군사협력 강화를 공언하고 있습니다. 진영 대결을 격화시킬 미국 중심의 패권정책에 더 적극적으로 앞장서겠다는 것입니다.

 

이 땅을 미국의 군사기지로 동원하는 한미동맹, 주한미군에 대해 환경, 보건, 사법주권조차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는 불평등한 한미관계는 전면 재조정되어야 마땅합니다. 미국 중심의 패권정책, 주권과 평화를 훼손하는 동맹 정책을 우리의 국익이라 호도하는 거짓에서 이제는 벗어나야 합니다.

 

한반도 당사자인 시민과 민중의 힘으로 불평등한 한미관계, 대결적인 동맹 정책을 바꿔냅시다!

 

오늘 우리 종교 시민사회는 효순미선 20주기를 맞아, 촛불정신을 계승하고 불평등한 한미관계 재정립을 요구하는 6.11 평화대회를 서울광장 인근에서 개최하기로 하고, 추진위원회를 발족하였습니다.

 

추진위원회는 오늘 발족하였습니다만, 전국 곳곳, 각계각층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주권 실현과 평화를 향한 간절한 염원을 담아 <효순미선 20주기 촛불정신계승! 6.11 평화대회>에 함께 해 주십시오.

 

20년 전 작은 촛불 하나가 분노의 촛불항쟁으로 번져 타올랐던 것처럼, 우리의 힘을 모으고 모아서, 새로운 한미관계를 열어 냅시다.

 

6월 11일, 서울광장에서 만납시다.

 

불평등한 한미SOFA 전면 개정하라!

 

불평등한 한미관계 바꿔내자!

 

이 땅은 미군의 전쟁기지가 아니다! 한반도 전쟁기지화 반대한다!

  

2022년 5월 17일

효순미선 20주기 촛불정신계승! 6.11평화대회 추진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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