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확장억제력 강화 논의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2/05/19 [17:57]

위험한 확장억제력 강화 논의

김영란 기자 | 입력 : 2022/05/19 [17:57]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이 21일 오후 용산 대통령 집무실에서 한미정상회담을 한다. 

 

역대급으로 빠르게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인지라 많은 이들은 미국이 한국에 많은 것을 요구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한국의 대통령들은 당선 후에 가장 먼저 한미정상회담을 했다. 한미정상회담은 보통 대통령 취임 후 몇 개월 후에 했으며 장소는 거의 미국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대통령 취임 11일 만에 서울에서 한미정상회담이 열린다. 

 

또한 미국 대통령은 동아시아를 순방할 때 일본에 갔다가 한국으로 온다. 이번에는 한국을 먼저 방문한다. 

 

미국이 이례적인 모습이다.

 

이런 미국의 이례적인 모습에서 미국이 한국 새 정부 출범을 손꼽아 기다렸고, 요구할 것이 많으며 기대가 크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미국이 패권 전략 실현을 위해 대북, 대중국 적대행동에 한국을 더 깊숙이 끌어들일 것이며, 이에 따라 동북아시아의 긴장이 한층 고조될 것이라고 많은 사람이 우려한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18일 이번 한미정상회담 의제를 “안보를 포함한 한반도 문제, 경제 안보 문제, 아태지역 역내 협력과 글로벌 이슈 협력 문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1차장은 “단독회담에서 제일 먼저 짚고 넘어갈 것은 한미 간 확실하고도 실효적인 확장억제력을 어떻게 강화할 건지 액션플랜(실행계획)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이 한미동맹을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1차장의 말을 보면 한반도 안보와 관련해서는 확장억제력 강화가 핵심적으로 다뤄진다. 

 

확장억제력의 개념과 위험성

 

확장억제력이란 미국의 동맹국이 핵 공격을 받거나 위협에 노출되면 핵무기 탑재 투발 수단 등을 지원한다는 개념이다. 핵무기를 탑재한 폭격기와 핵 추진 잠수함 등 전략자산과 미사일 방어망(MD) 전력 등이 확장억제력에 속한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확장억제력 강화 논의가 위험한 것은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을 한미 양국이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이다. 

 

먼저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북한에 대해 선제타격할 수 있다는 말을 수없이 해왔다. 

 

미국은 어떨까.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은 미국 합동참모본부가 2020년 4월 작성한 기밀문서 ‘핵억지: 미국의 국가방위를 위한 기초와 보강’에서 미국이 새로운 핵교리를 밝혔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새로운 핵교리에는 “미국은 우리의 사활적 이익과 우리 동맹국 및 우호국들의 사활적 이익을 수호하기 위해 가장 극단적인 상황에서 핵무기 사용을 고려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고 한다. 이에 대해 한 소장은 미국이 북한을 핵무기로 공격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핵타격선택권 확대한 핵무력과 핵교리’, 자주시보, 2022.5.2.) 

 

또한 2022년 3월 25일 미국 언론매체 월스트리트저널은 바이든 행정부가 적국의 핵공격에만 핵무기를 사용하겠다던 기존 핵교리를 폐기했고, 앞으로는 재래식 공격이나 사이버공격에도 핵무기를 사용하겠다는 새로운 핵교리를 채택했다고 보도했다. 

 

최근 몇 년간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이 ‘북한의 사이버 공격설’을 다양하게 퍼뜨리는 것을 봤을 때 미국의 새로운 핵교리는 심각하다 할 수 있다.

 

이처럼 한미 양국이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까지 염두에 둔 상황에서 논의하는 확장억제력은 한반도를 위험한 상황에 이르게 할 것이다.

 

확장억제력의 구체적 실행방안은 무엇일까

 

김 1차장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확장억제력 강화를 위한 실행계획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군사 전문가들은 한미 정상이 논의할 확장억제력 강화 실행계획으로 한미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재가동, 미군 전략자산 전개, 실무장 폭격 훈련 등 연합훈련 정례화 및 확대 강화 방안 등을 예상한다.

 

먼저 EDSCG는 2016년 한미 양국이 합의한 한미 간 외교와 국방 분야 차관급 협의체로 이름 자체에서 알 수 있듯이 확장억제력을 논의하는 회의이다.

 

이 회의는 2018년까지 두 번 열린 뒤 가동되지 않았다.

 

한미는 2016년 열린 첫 회의에서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과 전략자산의 정례 배치 공약을 재확인했다. 

 

2018년 열린 두 번째 회의도 이와 비슷한 내용이었다. 

 

EDSCG 재가동이 위험한 것은 한미 양국이 한반도에 위기가 고조되었다고 판단하면 미국 전략자산 전개를 곧바로 논의해 행동에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의 핵항공모함, 미국 3대 장거리 폭격기인 B-52H, B-1B, B-2 등이 수시로 한반도에 출격할 수 있다. 

 

핵전략 자산들의 한반도 출격은 북한을 자극하게 된다. 그러면 실제 핵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미국은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2018년부터 전략폭격기를 한반도에 전개하지 않았고 연합훈련에도 투입하지 않았다.

 

두 번째, 한미연합군사훈련 정상화이다. 

 

그동안 여러 가지 요인으로 축소되어 운영되었던 한미연합군사훈련 정상화 내용이 담길 수 있다. 

 

윤 정부는 110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한미 군사동맹 강화를 꼽으며 “한미 전구급 연합연습의 명칭을 변경하고 22년 하반기부터 연합연습과 정부연습을 통합 시행하며, 연대급 이상 연합 야외기동훈련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폴 라캐머라 주한미군 사령관은 지난 3월 10일 미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해 “자신은 가능한 한 모든 부대가 많은 훈련을 하는 것을 선호한다”라며 한미연합훈련의 강화 의지를 내비쳤다.

 

한미연합군사훈련은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전면전쟁 계획인 작전계획-5015를 연습하는 훈련으로 상당히 도발적이다. 

 

이 훈련을 확대하고 ‘정상화’하게 되면 한반도의 긴장은 매우 높아질 것이다. 

 

세 번째로 한미일 군사동맹에 대한 내용이 담길 것이다. 

 

존 플럼 미 국방부 우주 정책 담당 차관보는 지난 17일 미 하원 군사위 전략군 소위원회의 예산안 심의 청문회에 제출한 서면보고에서 “일본, 한국과의 확장억지 관계는 북한발 위협을 포함한 동아시아에서의 위협을 억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여기서 말한 확장억지는 미국의 동맹국이 핵 공격을 받으면 미국 본토가 공격받았을 때와 같은 전력 수준으로 미국이 응징 타격한다는 개념이다. 미국은 확장억지에 대륙간탄도미사일, 잠수함탄도미사일, 전략폭격기 등 3대 타격을 이용한다. 여기에 미사일 방어가 더 해지면 확장억제력이다. 

 

미국은 북한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한미일 3국이 일치한 방향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본다. 

 

미국은 문재인 정부 시기에 한일관계가 녹록하지 않아 애를 먹었다. 그래서 문재인 정부에 한일관계 개선을 주문하기도 했다. 

 

그런데 윤 정부는 110대 국정과제 중 105번째에서 “다양한 한·일 및 한·미·일 소통을 강화하고 정책·전략적 수준의 협의를 활성화, 3국 간 안보협력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이 그처럼 원하는 한일관계가 개선될 조짐이 윤 정부에서 보이는 것이다.

 

미국은 이를 놓치지 않고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한미일 군사동맹, 한미일 협력을 높이기 위한 내용을 담아낼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국이 미국의 최첨단 무기를 대량으로 구매한다는 내용도 포함될 것이다. 

 

이처럼 확장억제력 강화를 위한 실행계획은 한반도의 전쟁위기를 상당히 고조하는 내용이다. 

 

그 외 주시해서 봐야 할 것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한미 양국은 북한에 대응하는 조치로 확장억제력 논의 이외에 대북적대정책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이다.

 

먼저 미국은 유엔과 국제사회에서 대북적대 발언을 하라고 한국을 부추길 것이다.

 

지난 11일 유엔안보리 회의에서 조현 유엔 주재 한국대사가 문재인 정부 때와 다르게 북한에 대해 강도 높은 발언을 한 바 있다. 앞으로도 미국은 한국을 대북적대적인 선동에 앞장을 세우려 할 것이다. 

 

그리고 미국은 이른바 북한 인권 문제를 더 공론화해야 한다며 한국의 적극적인 활동을 요구할 것이다.

 

윤 대통령의 당선 직후부터 미국에서는 한국의 대북전단금지법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대북전단금지법에 대해서 권영세 통일부 장관도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지난 4월 말 박상학은 대북전단을 살포했다고 주장했고 앞으로도 더 살포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은 박상학과 같은 자들이 더 자주, 더 쉽게 행동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라고 윤 정부에 권할 것이다. 

 

민주당이 국회에서 과반을 차지하니 대북전단금지법을 당장 개정하기 어려운 여건이다. 

 

그렇다면 경찰이나 검찰이 박상학이 대북전단을 살포해도 방치하는 형태 등 윤 정부의 힘을 이용해 박상학의 활동에 편의를 보장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또한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한국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국제사회에서 자유와 인권을 지키고 확대하는데 한국의 주도적인 역할을 강조했으며 정상회담 의제 중에 ‘글로벌 이슈 협력’ 문제도 있다. 

 

한국이 대놓고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지 못한다면 미국을 통해 무기를 지원하는 방법도 고려될 수 있다. 이미 미국은 한국이 러시아와 관계를 고려해 우크라이나에 직접 무기를 보내는 게 곤란하다면 미국이 중간에 나서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면 러시아는 경제적으로 한국에 보복 조치를 할 것이다. 지금도 경제가 어려운데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으로 경제 상황은 더 심각한 상태에 이르게 될 것이다. 

 

이처럼 한미정상회담 의제는 우리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내용으로, 한미정상회담 자체가 한반도 정세를 여러모로 격화할 가능성이 크다. 

 

출범부터 불안한 윤 정부는 이번 한미정상회담 이후 국민의 더 큰 저항을 맞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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