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북핵 갖고 ‘장님 코끼리 만지기’하는 전문가들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2/07/01 [19:59]

[논평] 북핵 갖고 ‘장님 코끼리 만지기’하는 전문가들

김영란 기자 | 입력 : 2022/07/01 [19:59]

최근 미국 등의 서방 국가들은 북한의 7차 핵시험이 임박했다고 계속 언급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미국에서 이른바 ‘전문가’라는 사람들 안에서 북한의 핵무력 완성이 가능하다느니 불가능하다느니 북한이 핵무기를 앞으로 몇 개 만들 수 있다느니 하며 서로 갑론을박하고 있다.

 

먼저 미국의 민간연구단체인 외교협회(CFR)는 지난 6월 28일(이하 현지 시각) ‘북한 군사력 분석 보고서’에서 북한이 핵무기 100기 이상을 만들 수 있는 핵물질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CFR은 보고서에서 “북한은 무기급 플루토늄과 우라늄으로 핵무기를 생산할 방법을 갖추고 있다”라며 북한의 핵물질 보유량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2017년 핵무기 60기 이상을 제조할 수 있는 핵물질을 보유했던 북한이 이후 5년간 매년 12기 제조 분량의 핵물질을 확보한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2006년 최초 핵시험 이후 꾸준히 핵위력을 증강해왔다며, 2006년 2kt였던 폭발력이 2009년에는 8kt, 2016년 17kt으로 늘어났고 2017년 마지막 6차 핵시험에서는 200kt의 폭발력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북한의 핵무력 완성은 사실상 시간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은 29일 미국의소리(VOA)에 CFR 보고서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이 수십 기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물질을 보유하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북한의 핵무력 완성은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을 지낸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도 북한이 현재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핵무기 개수는 최대 40~50기를 넘지 않을 것으로 평가했다.

 

하이노넨 특별연구원은 “현재 핵물질 보유량으로 100기 정도의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다는 추정치를 뒷받침하는 믿을 만한 정보나 자료는 없다”라고 말했다. 

 

이들의 주장을 보니 ‘장님 코끼리 만지기’라는 말이 떠오른다. 이 말은 일부분만 알면서 전체를 안다고 생각하는 어리석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이다.

 

먼저 핵무력 완성과 관련해 살펴보자.

 

북한은 이미 5년 전인 2017년 11월 29일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다. 핵무력을 완성했다는 의미는 핵무기(핵탄두)와 이를 운반할 수단 모두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핵무기란 핵분열 또는 핵융합으로부터 발생하는 에너지를 이용하여 살상 또는 파괴하는 폭발 장치를 말한다. ‘원자폭탄’, ‘수소폭탄’, ‘중성자탄’ 등이 해당한다. 그리고 이런 핵무기를 목표물에 가닿게 하는 운반수단을 핵투발 수단이라 한다. 핵투발 수단도 넓은 의미로 핵무기에 포함된다. 북한의 화성포 계열의 미사일, 북극성 미사일 등이 핵투발 수단에 해당한다. 

 

북한은 이미 6차례의 핵시험을 통해 핵무기를 만들 수 있음을 보여줬다. 특히 북한은 2017년 9월 3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장착할 수 있는 수소탄 시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2017년 11월 29일 미국을 사정권 안에 둔 ICBM 화성포-15형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여기에 북한은 올해 3월 24일 이른바 괴물 ICBM인 화성포-17형 시험발사에도 성공했다.

 

이런 사실을 보면 북한은 핵무력을 완성한 것이다. 

 

핵무력을 완성한 북한을 향해 ‘핵무력 완성은 시간 문제’라느니 ‘핵무력 완성은 불가능하다’라고 하는 것은 북한 군사력의 실체를 믿고 싶지 않은 데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 

 

두 번째로 앞으로 북한이 몇 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느냐에 관해서이다.

 

핵무기가 많아도 목표물까지 이를 운반할 핵투발 수단이 없으면 의미가 없다. 그런데 북한은 현재 미국을 사정권 안에 둔 핵투발 수단을 만들었다.

 

북한이 핵탄두를 얼마나 보유했는지 정확히 알기는 힘들다. 그래서 발표하는 단체마다 제각각인데 가장 최근인 올해 6월 13일 스톡홀롬 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발표한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20개의 핵무기를 가지고 있고 40~50개를 만들 수 있다.

 

만약 북한이 미국을 향해 핵무기를 발사한다면 미국의 미사일 방어망은 이를 막을 수 있을까. 

 

미국 물리학회는 올해 2월 9일 발표한 ‘탄도미사일 방어: 위협과 도전’이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미국의 미사일 방어망으로 북한의 ICBM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밝혔다.

 

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프레데릭 램 미국 일리노이대 교수는 자유아시아방송(RFA)에 1발의 ICBM을 방어하기 위해 최소 4번의 요격기를 발사해야 하는 수준의 체제로는 효율성이 낮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미국의 헤리티지 재단은 지난해 10월 발간한 ‘2022 미국 군사력 지수 보고서’에서 “북한의 ICBM은 미 본토를 보호하는 미사일 방어망을 압도할 위험이 있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가장 경계해야 할 북한의 군사력으로 ‘핵무기 운반체계’ 즉 핵투발 수단을 꼽았다. 

 

브래드 로버츠 전 미국 국방부 핵·미사일 정책 담당 부차관보도 지난해 10월 토론회에서 “북한의 빠른 미사일 개발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것이 미국이 현재 처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결국 지금 미국의 미사일 방어망으로는 북한의 핵공격을 방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현재 북한이 보유한 핵무기 숫자로도 미국을 충분히 무력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런 현실에서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추정치를 놓고 논쟁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어 보인다. 올브라이트 소장도 “북한이 보유한 정확한 우라늄 제조량을 알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면서 “북한의 핵무기 보유 가능 개수를 추산하기는 쉽지 않다”라고 토로하지 않았는가. 

 

그리고 북한이 지하 핵시설을 언제부터, 어디에서 운영했는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다. 

 

중요한 것은 20개든 100개든 북한의 핵무기를 막지 못하면 미국은 치명타를 입게 된다는 사실이다. 

 

이른바 북한 전문가라는 사람들은 지금 갑론을박할 때가 아니라 변화하는 북한의 모습을 정확히 연구하는 것이 미국의 올바른 대북정책 수립에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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