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이후 5년 만에 대규모로 부활한 한미연합훈련 ‘을지 프리덤 실드’ 본 훈련 첫날인 22일 각계가 서울 용산의 대통령집무실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아래 6.15남측위), 민족의 자주와 대단결을 위한 조국통일촉진대회 준비위원회(아래 촉진대회 준비위),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아래 평통사)은 한미연합훈련을 하는 한미 정부에 규탄의 목소리를 냈다.
6.15남측위는 오전 11시 ‘군사 대결 격화시키는 한미연합군사연습 지금 당장 중단하라’는 기자회견을 열고 “한미 정부는 한미연합군사연습이 연례적이고 방어적 훈련이라고 주장해왔지만, 훈련에 적용되는 작전계획 5015는 선제공격, 참수작전 등 공격적이고 도발적인 내용으로 구성돼 있고 특히 이번에 육해공 병력과 정부, 지자체 등을 동원하는 ‘국가총력전’으로 실시된다고 밝히는 등 그 공격성은 한층 강화된 것으로 알려졌다”라고 주장했다.
한충목 6.15남측위 상임대표는 “을지 프리덤 실드는 원점 타격 선제공격, 열 차례에 가까운 실기동 훈련을 한다. 그리고 원산을 목표로 한 상륙작전을 한다. 또한 윤석열 정부는 한·미·일 군사동맹을 실현하겠다고 호언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반평화, 대결 정책 안 된다. 대결은 적대를 낳고 적대는 결국 전쟁을 만들어 낼 뿐”이라며 “종교시민 단체들이 나섰다. 한미연합훈련이 시작되는 오늘부터 종교시민 단체는 전국 곳곳에서 평화를 위한 공동행동을 하겠다. 함께 해달라”라고 호소했다.
조성우 6.15남측위 상임대표도 “1910년 오늘(8월 22일)은 한일병합조약이 체결된 날이다. 8월 29일로 국치일이 돼 있지만 그건 조약이 발효돼서 식민지로 접어드는 날이다. 우리 민족사에 8월 22일은 참으로 수치스러운 날이다. 그런 오늘 한미연합훈련이 시작됐다. 후대들은 오늘을 우리 민족의 주권이 침탈된 날로 기억할 것이다. 참담한 심정으로 외친다. 한미연합훈련 중단하라”라고 목소리 높였다.
김정수 ‘평화를 만드는 여성회’ 상임대표는 “한미 당국은 을지 프리덤 실드를 방어 훈련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국방부에서는 북한의 국지 도발과 전면전에 대비해 국가총력전 수행 능력을 향상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총력전을 연습한다는 것이 이번 훈련의 특징이다. 국가총력전에서 방어 훈련과 공격 훈련을 나누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을지 프리덤 실드는 이미 전시체제를 가정한 전쟁 연습”이라며 “북한을 이른바 ‘자유화’시키기 위한 공격 훈련을 연습하겠다는 것이다. 북한을 초토화하기 위해 훈련하는 전쟁 연습을 반대한다”라고 강조했다.
정연진 AOK한국 상임대표는 “윤석열 정부와 바이든 행정부는 연례적으로 진행하던 한미 군사훈련의 ‘정상화’라고 주장을 하고 있다. 과연 누구를 위한 ‘정상화’이고 무엇을 위한 ‘정상화’인가”라면서 “우리는 한미연합훈련의 본질을 똑바로 봐야 한다. 남과 북이 서로 대결하고 적대하는 분단 구조를 강화할 뿐이다. 한반도의 전쟁 위기를 불러올 뿐”이라며 “전쟁 국가 미국에 예속이 되어 민족자존의 길을 열지 못하는 분단의 비극에서 벗어나자. 그 출발은 한미연합훈련 중단”이라고 호소했다.
6.15남측위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적대는 대결과 전쟁을 낳을 뿐이다. 이대로 남북관계 악화를 방치한다면 한반도는 신냉전 질서의 최전방이 될 수밖에 없다. 한반도에 전쟁 위기를 불러오는 한미연합군사연습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지금이라도 당장 대결을 멈추고 적대를 끝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촉진대회 준비위는 이날부터 을지 프리덤 실드가 끝나는 9월 1일까지 용산 대통령집무실 앞에서 ‘한미합동군사연습 중단 촉구 공동행동’을 진행한다.
촉진대회 준비위는 “이 땅에 전쟁을 불러오는 한미합동군사연습은 지금 당장 중단되어야 한다. 이 땅을 미 본토 안전과 미국 패권을 위한 전쟁터로 만드는 것을 절대 묵과해서는 안 된다”라면서 “미국의 침략 전쟁 장비들을 대대적으로 끌어들이며 우리 삶의 터전을 핵무기 전시장, 핵전쟁 화약고로 전락시키는 미국과 그 추종 세력들의 무모한 전쟁 대결 책동을 단호히 막아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촉진대회 준비위는 기자회견, 1인시위 등 다양한 행동전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평통사도 이날 오전 10시 30분 ‘한미연합전쟁연습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평통사는 기자회견에서 “고강도의 대북 선제공격과 주한미군과 한국군의 미 본토 방어와 대만 유사시 등 한반도 역외작전에 동원은 한반도를 핵전쟁으로 몰아넣을 수 있는 국가와 민족의 운명을 담보로 하는 도박과도 같은 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6.15남측위 청년학생본부(아래 6.15청학본부)도 이날 성명 「전쟁을 부르는 ‘을지 자유의 방패(UFS)’ 한미연합군사훈련을 당장 중단하라!」를 발표했다.
6.15청학본부는 성명에서 “국방부는 이번 훈련을 두고 ‘국가총력전·전시 체제’라는 표현까지 쓰고 있다. 국민 대부분이 전쟁에 동의하지 않음에도 제멋대로 전면전을 거론하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6.15청학본부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보여주듯이 전쟁은 언제고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더구나 한반도는 전쟁이 끝나지 않은 상황이며,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고 남북관계는 파탄을 넘어 충돌 직전의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진행되는 한미연합군사훈련이 한반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불을 보듯 뻔하다”라고 우려했다.
6.15청학본부는 “청년들을 전쟁터로 내몰고 국민을 죽음으로 내모는 ‘을지 자유의 방패’ 한미연합군사훈련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한편 각계는 한반도 정세가 심상치 않다고 보면서 을지 프리덤 실드 기간 내내 훈련 저지를 위한 다양한 투쟁을 벌일 계획이다.
아래는 6.15남측위 기자회견문과 6.15청학본부 성명 전문이다.
을지자유의방패(UFS) 한미연합군사연습 규탄 기자회견문
한미연합군사연습의 사전연습인 위기관리 연습이 지난 8월 16일부터 나흘간 진행된 데 이어, 오늘(8월 22일)부터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 프리덤 실드) 본 연습이 시작된다. 각계의 우려와 반대에도 불구하고 결국 훈련은 시작되었고, 악화 일로를 걷던 남북관계는 더욱 위험한 상태에 놓이게 되었다.
윤석열 정부는 이번 훈련이 한미연합군사연습의 ‘정상화’이며, ‘연례적인 방어적 성격의 연습’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5015 작전계획에 따른 선제타격 연습이라는 것은 이미 주지의 사실이다. 이번에 진행되는 연합과학화전투훈련, 연합공격헬기사격훈련, 연합해상초계작전훈련 등 11개 한미연합 야외 기동훈련 역시 공격적인 기동훈련이다.
더구나 이번 훈련은 ‘국가총력전’ 개념의 전구급 훈련으로 전시 국민총동원을 준비하는 훈련이라는 점에서도 심각하다. 관계개선은커녕 이미 상대를 적으로 규정해 놓고 전쟁 태세부터 갖추겠다는 것인데, 여기에 전 국민을 동원하겠다는 것이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윤 정부가 한미동맹의 지역 역할 강화와 한미일 군사협력, 대만 문제에 관한 미국과의 협력 등 미국 중심의 군사동맹 질서를 강화하고 일본의 군사 대국화를 용인하는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에 완전히 편승함으로써 역내 긴장까지 고스란히 한반도가 떠안게 된 형국이라는 점이다.
예견됐던 대로 이번 한미연합군사연습을 두고 북측은 강력한 반발과 함께 대응을 예고하는 거친 언사를 쏟아내고 있으며, 중국도 서해상 실사격훈련 등 잇따른 군사훈련으로 대응하고 있다.
한미연합군사연습의 ‘정상화’는 적대를 공식화, 전면화하겠다는 선언이며, 한반도와 주변국 사이에 ‘적대의 악순환’을 만드는 일이다. 여기에 이미 실패가 입증된 이명박 정부의 비핵, 개방, 3000을 그대로 본뜬 ‘담대한 구상’까지 보태진 격이다. 더구나 아무리 ‘담대한 구상’이라고 해도 ‘한미연합군사연습은 양보할 수 없다’는 것이 권영세 통일부 장관을 포함한 현 정부 당국자들의 인식이라는 점에서 문제는 더 심각하다. 남북관계는 시작도 해보지 못하고 퇴보하게 됐다.
적대는 대결과 전쟁을 낳을 뿐이다. 이대로 남북관계 악화를 방치한다면 한반도는 신냉전 질서의 최전방이 될 수밖에 없다. 한반도에 전쟁 위기를 불러올 한미연합군사연습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지금이라도 당장 대결을 멈추고 적대를 끝내야 한다.
2022년 8월 22일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성명] 전쟁을 부르는 ‘을지 자유의 방패(UFS)’ 한미연합군사훈련을 당장 중단하라!
한미 군 당국은 ‘을지 자유의 방패(UFS)’ 한미연합군사훈련 사전 연습을 마무리하고 오늘부터 본격 훈련을 시작했다. ‘을지 자유의 방패’ 본격 훈련은 8월 22일부터 26일까지는 격퇴, 방어를 내건 국가 총력전 1부 연습이 실시되며, 8월 29일부터 9월 1일까지 진행하는 2부 연습에서는 수도권 안전 확보를 명목으로 한 역공격 및 반격 훈련이 진행된다. 모두 북한과의 전면전을 가정한 훈련이다.
한미 정부는 이번 훈련을 “연례적으로 실시해 온 방어적 성격”이라고 하지만 유사시 선제공격과 북한 지도부 참수 작전 등을 포함한 공격적인 작전계획을 연습하는 훈련을 방어적이라고 볼 수 없다. 특히 ‘을지 자유의 방패’ 연습에는 2018년 이후 축소·중단되었던 공격헬기사격, 대량살상무기 제거 등 13개 종목의 한미 연합 야외 기동훈련이 실시될 예정이며 드론이나 사이버 등 우크라이나에서 나타난 새로운 전쟁 양상을 반영한 시나리오도 적용된다고 알려져 있다.
거기에 더해 한미 군 당국은 이번 연습을 계기로 “한반도 일대에서 연합군사연습 및 훈련의 범위와 규모를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미 지난 6월 미 해군이 주관하는 세계 최대 다국적 해상훈련인 환태평양훈련(RIMPAC)과 퍼시픽 드래곤 훈련이 진행된 바 있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한국 정부의 태도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8월 9일 국무회의에서 “한미연합훈련을 실질적이고 내실 있게 진행하라”라고 한 바 있으며, 지난 한미정상회담에서는 미국에 북한을 겨냥한 ‘핵공격 대비 연합훈련’, ‘전략무기 배치’, ‘확장 억제’를 요청하기까지 했다. 8.15 경축사에서는 ‘담대한 구상’을 이야기했지만 이미 실패한 이명박 정부의 비핵,개방, 3000과 다를 바 없는 선 비핵화 이야기였다. 국방부는 이번 훈련을 두고 ‘국가총력전·전시 체제’라는 표현까지 쓰고 있다. 국민 대부분이 전쟁에 동의하지 않음에도 제멋대로 전면전을 거론하고 있는 셈이다.
예상대로 북한에서는 자신을 적으로 규정하고 선제타격과 점령을 들먹이는 한미연합군사훈련에 대해 “북침 전쟁 연습”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보여주듯이 전쟁은 언제고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더구나 한반도는 전쟁이 끝나지 않은 상황이며,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고 남북관계는 파탄을 넘어 충돌 직전의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진행되는 한미연합군사훈련이 한반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불을 보듯 뻔하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담보로 벌이는 윤석열 정부의 ‘담대한 구상’은 국민을 전쟁의 참화로 밀어 넣는 위험천만한 발상일 뿐이다. 청년들을 전쟁터로 내몰고 국민을 죽음으로 내모는 ‘을지 자유의 방패’ 한미연합군사훈련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전쟁을 부르는 ‘을지 자유의 방패’ 한미연합군사훈련을 당장 중단하라!
2022년 8월 22일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청년학생본부 <저작권자 ⓒ 자주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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