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이해하기 쉬운 말을 사용하자

김민준 기자 | 기사입력 2022/09/14 [08:39]

국민이 이해하기 쉬운 말을 사용하자

김민준 기자 | 입력 : 2022/09/14 [08:39]

국민주권연대가 13일 발표한 글의 전문을 게재합니다. 

 


 

 

국민이 이해하기 쉬운 말을 사용하자

 

1. 왜 쉬운 말을 써야 할까?

 

국민은 이 땅의 주인이며 진보운동의 주인입니다. 국민이 주인이 되기 위해서는 진실을 알아야 하며 진보운동의 올바른 방향을 알고 투쟁의 의지를 세워야 합니다. 진보운동가의 말과 글은 모두 이를 위한 것입니다. 따라서 진보운동가의 말과 글은 국민이 이해하기 쉬워야 합니다. 국민이 이해하기 어려운 말은 진보운동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2. 누가 왜 어려운 말을 쓸까?

 

① 국민들이 알아듣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

 

세종대왕이 한자를 어려워하는 백성들을 위해 훈민정음을 만들었다는 이야기는 유명합니다. 당시 글을 아는 것은 곧 권력에 가까워진다는 것을 의미했으며, 이는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말과 글은 지식을 전달하는 수단이고 지식은 곧 권력입니다.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려는 자들은 어려운 말과 글을 통해 지식을 독점하려 합니다.

 

② 꿍꿍이를 숨기기 위한 의도

 

지난 한미정상회담 결과 양국은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을 선언했습니다. ‘전쟁동맹’을 ‘전략동맹’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하고, 합리적으로 보이기 위해 ‘글로벌 포괄적’이라는 말을 갖다 붙였습니다. 한미동맹이 동북아 평화를 위협한다는 본질을 가리기 위한 의도입니다. 이 외에도 ‘확장억제’, ‘전략자산’, ‘핵우산’ 등 알쏭달쏭한 단어들로 자신들의 호전성을 포장했습니다.

 

비슷한 사례로 ‘양적 완화’가 있습니다. 경제가 어려워 돈을 푸는 것을 ‘양적 완화’라고 합니다. 돈 푸는 속도를 늦추는 것을 ‘테이퍼링’이라고 하며, 돈을 거둬들이는 것을 ‘양적 긴축’이라고 합니다. 미국 중심의 자본주의가 몰락한다는 사실을 숨기기 위해 뜻을 알 수 없는 단어들로 표현한 것입니다.

 

③ 사대주의

 

어떤 이들은 영어는 멋있고 우리 말은 촌스럽고 수준 낮다고 생각합니다.

 

얼마 전 윤석열은 “(용산 공원을)영어로 ‘내셔널 메모리얼 파크’라고 하면 멋있는데 ‘국립추모공원’이라고 하면 멋이 없다”라고 말해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습니다. 이는 뼛속까지 사대주의로 가득 차 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말입니다. ‘도어스테핑’도 마찬가집니다. 출근길에 하는 ‘약식 기자회견’을 ‘도어스테핑’이라고 부르면 있어 보인다고 생각하나 봅니다.

 

말은 민족의 정체성입니다. 우리 말과 글을 천하게 여기고 영어를 좇는 윤석열의 모습은 마치 일제 강점기 시절 일본말을 즐겨 사용하던 친일파를 떠올리게 합니다.

 

④ 국민을 가르치려 한다

 

자기를 전문가라고 칭하는 사람들 가운데 일부러 이해하기 어려운 전문용어를 남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 통해 국민들에게 자신의 지식을 뽐내고 국민을 가르치려 들기도 합니다.

 

“계획했던 것은 민주당의 ‘프로퍼갠더 머신’을 파괴하는 것… 산업화서사, 민주화서사가 무너졌으니, 그 다음 이야기를 써야한다… 이 시대에 적합한 진보의 상을 그리는 것”

 

위 글은 진보 논객을 자칭하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의 2020년 12월 10일 페이스북 글의 일부입니다. 그는 이 글에서 전문용어를 동원해 자신의 행적을 포장하며, ‘자신이 옳고 자신을 비판하는 국민들이 틀렸다’는 의도를 비치고 있습니다.

 

⑤ 본인도 이해하지 못하고 남의 말을 그대로 옮겨쓰는 경우

 

최근 ‘메타버스’라는 말이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소위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사용하기 시작해 얼마 뒤 언론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말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메타버스’가 무엇인지 묻는다면 쉽고 간단하게 답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그 뜻을 정확하게 알고 있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우리는 그 뜻과 의미를 잘 모를 때 종종 남의 말을 그대로 옮깁니다.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다면 어려운 말을 써가며 남의 말을 그대로 옮길 필요가 없습니다. 간단하고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제대로 이해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3. 어떻게 써야 할까?

 

다양한 국민들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써야합니다.

 

이해하기 어려운 단어는 쉽고 널리 쓰이는 단어로 바꿔야 합니다.

 

문장구조도 간단하고 명확하게 쓰는 것이 좋습니다.

 

① 난해한 외래어가 아닌 우리말을 쓰자

 

요즘 각종 매체에서 뜻을 알 수 없는 영어를 남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런 외래어는 그 뜻을 한눈에 알아보기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단어들을 쉽고 편한 우리말로 바꿔쓰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최근 주권연구소는 ‘아침햇살182’ 글에서 ‘인플레이션’이라는 단어를 ‘물가 오름’이라고 고쳐 썼습니다. 그 결과 글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조금 어색하더라도 이해하기 쉬운 우리말을 쓰도록 노력합시다.

 

② 쉬운 말을 쓰자

 

우리말이라고 해도 사람들이 잘 쓰지 않는 어려운 말들이 있습니다. 복잡한 한자어, 전문용어, 사전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말들은 되도록 쓰지 말고 사람들이 쉽게 알 수 있는 말로 대체해서 써야 합니다. ‘양태’는 ‘모양’으로, ‘공여’는 ‘제공’으로, ‘매각’은 ‘판매’로 쓰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③ 문장을 짧게, 주술 관계가 명확하게 쓰자

 

문장을 짧고 간결하게 써야 합니다. 문장이 길어지면 중언부언 되기 쉽습니다. 자칫 방향을 잃어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 도무지 알 수 없게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한 문장 안에는 하나의 내용만을 담는다는 생각으로 글을 써야 합니다.

 

특히 주술 관계가 명확해야 합니다. 주술 관계란 육하원칙 중에서 ‘누가’와 ‘어떻게’에 해당하며 이는 문장의 뼈대와 같습니다. 뼈대가 정확하지 않으면 구조가 이상해지고 이해하기 어려운 문장이 되기 쉽습니다.

 

* * *

 

모순적이게도 이해하기 쉬운 글을 쓰는 것은 어렵습니다. 하지만 쉬운 글을 쓰는 것은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을 위한 글을 쓰겠다는 자세의 문제이며 진보운동가에게 사활적인 일입니다. 완성된 글이라도 더 이해하기 쉽게 쓸 수 없는지 계속 확인해야 합니다.

 

국민을 위한 글로 국민에게 헌신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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