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0월 4일은 10.4 남북공동선언(아래 10.4선언)발표 15주년이었다.
노무현 대통령은 2007년 10월 2일 남북 군사분계선을 넘으며 2박 3일 항공로가 아닌 승용차를 이용하여 육로로 방북했다.
2000년 6월 김대중 대통령이 닦아놓은 길이어서 한결 쉽게 평양에 갈 수 있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10.4선언 15주년인 4일에 이와 관련한 뉴스는 없고, 북한이 오전 7시 23분경 자강도 무평리 일대에서 발사되어 일본 열도를 통과한 중거리 탄도미사일 속보와 윤석열 정부의 강경 대응 소식만 요란하다.
다행히 4일 저녁 청계광장에서 <‘대북 대결 정책, 한·미·일 군사협력 중단하라!’ 10.4선언 15주년 평화촛불>이 개최돼, 아쉽지만 나름 남북공동선언을 기념하고 공동선언 이행을 결의하였다.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는 이미 예고된 바 있다.
지난 9월 26일 (미국 현지 시각) 김성 유엔 주재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조선)대사’는 77차 유엔총회 일반토의 연설에서 “지금 미국은 이 시각에도 조선반도 주변에서 매우 심각한 우려를 자아내는 합동군사연습을 벌려놓으려 하고 있으며, 이는 명백히 조선반도 정세를 전쟁 접경에로 몰아가는 도화선에 불을 붙이는 매우 위험천만한 행위”라고 규탄했다.
또한 김성 대사는 “얼마 전에 진행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7차 회의에서는 전체 조선 인민의 총의를 반영하여 국가 핵무력 정책과 관련한 법령이 만장일치로 채택되었다”라면서 “우리에 대한 미국의 적대시 정책과 군사적 공갈이 가중될수록 그를 억제하기 위한 우리의 힘도 정비례하여 계속 강화되게 되어 있다”라고 경고했다.
이뿐만 아니라 지난 8월 18일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은 ‘담화’를 통해 지난 8월 15일 윤석열 대통령의 ‘담대한 구상’ 제안을 거절했다.
당시 김여정 부부장은 “윤석열의 《담대한 구상》이라는 것은 검푸른 대양을 말리워 뽕밭을 만들어보겠다는 것만큼이나 실현과 동떨어진 어리석음의 극치”이고 “《담대한 구상》은 새로운 것이 아니라 10여 년 전 리명박 역도가 내들었다가 세인의 주목은커녕 동족 대결의 산물로 버림받은 《비핵, 개방, 3000》의 복사판에 불과하다”라고 평가절하했다.
특히 김여정 부부장은 “오늘은 《담대한 구상》을 운운하고 래일은 북침전쟁연습을 강행하는 파렴치한이가 다름 아닌 윤석열 그 《위인》”이라며 “제발 좀 서로 의식하지 말며 살았으면 하는 것이 간절한 소원”이라고 하기도 했다.
도화선에 불을 붙이는 한·미·일 전쟁연습
지난 9월 23일 미국의 핵 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CVN-76) 항모강습단이 한미연합전쟁연습을 위해 2017년 3월 이후 5년여 만에 부산에 입항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완전히 파괴해 버리겠다”라고 망언하고, 2017년 11월 동해에서 핵항공모함을 동원한 한미연합전쟁연습을 벌인 것이 마지막이었는데 올해 윤석열 정권이 들어서자 다시 등장한 것이다.
9월 26일부터 29일까지 동해에서 진행된 한미연합전쟁연습은 한미 양국에서 20여 척의 해군 함정과 90여 대의 항공기가 동원됐다.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의 작전반경은 1,000킬로미터가 넘어 한반도 전역이 사정권이다. 한미는 대수상전, 대잠수함전, 대방공전 등 해상 훈련과 대특수전 부대작전훈련을 실시했다.
또한 9월 30일 독도와 불과 150킬로미터 떨어진 동해에서 한·미·일 대잠수함훈련도 진행됐다. 특히 이 훈련은 일본 자위대가 한반도 진출 교두보로 삼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치욕의 일제 강점과 2차 세계대전 패전국의 전쟁 범죄를 묵인하는 파렴치한 역사 범죄행위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미국의 핵 추진 잠수함 아나폴리스(SSN-760)도 이 훈련에 동참했다.
일련의 한미연합전쟁연습은 지난 7월 말 한미 국방부 장관 회담에서 미 전략자산 전개 강화에 따른 확장억제전략협의체 일환이다. 그리고 첫 전략자산 전개인 만큼 향후 유사한 전쟁연습이 예고되어 있고, 앞으로 한반도의 전쟁 위기는 고조 될 것이다.
북한은 빈말을 하지 않는다
북한은 과거 이명박 정부 때 “우리 혁명무력은 (중략) 우리 조국의 령해를 0.001mm라도 침범한다면 주저하지 않고 무자비한 군사적 대응 타격을 계속 가하게 될 것”이라며 “빈말을 하지 않는다는 우리 혁명무력의 엄숙한 경고를 똑똑히 새겨들어야 한다”라고 경고한 적이 있다.
북한은 지난 9월 23일 미국의 핵 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가 부산에 입항한 뒤 25일부터 10월 1일 사이 4차례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에 대한 불만과 지난달 동해에서 있었던 한미연합전쟁연습과 한·미·일 대잠수함훈련에 대한 경고를 한 것이다.
특히 4일 ‘화성포-12형’으로 추정되는 중거리 탄도미사일은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달리 일본은 물론 미국 괌까지 타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전과는 다른 의도를 띤다.
평양에서 괌까지 거리가 약 3,400킬로미터인데 이번 중거리 미사일 비행거리는 4,500킬로미터로 괌 타격도 가능하다. 괌에는 한반도 유사시에 출동하는 미국 전략폭격기 기지가 있다.
보도에 따르면 북한이 올해 1월 30일 각도를 높여 고각 발사한 화성포-12형의 비행거리는 약 800킬로미터, (실제 비행거리는 4,000킬로미터 안팎) 정점 고도는 약 2,000킬로미터라 한다. 올해 1월 발사한 중거리 탄도미사일은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대륙간탄도미사일급 ‘화성-15형’ 시험 발사와 함께 ‘국가핵무력 완성’선언을 한 2017년 11월 29일 이후 4년 2개월(1,525일)만 이었다.
자주, 민주, 평화 운동단체가 할 일은 명약관화하다.
남북관계가 멈춰 선 지 3년여가 넘었다.
남북관계와 민족의 미래와 번영을 비추던 남북공동선언들이 절체절명, 위기로 몰리고 있다.
2018년 남북은 판문점선언에 이은 9월평양공동선언과 남북 군사분야 합의를 통해 이전과는 질적으로 다른, 남북관계의 새 지평을 열었다. 정치, 경제, 사회문화 모든 분야에서 협력하며 나아가 적대의 최전선인 군사 분야에 이르기까지 일체 적대행위를 금지하고 긴장을 해소하며 신뢰를 구축해 나가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15년 전 10.4선언이 그랬던 것처럼 판문점선언과 9월 평양의 약속은 이행되지 못하고 있다.
민족자주와 민족자결의 원칙에 따라 민족의 단합된 힘으로 평화와 번영, 통일의 미래를 우리 스스로 열어가야 한다.
남북공동선언들의 이행은 전쟁 위기를 해소하고 남북관계 개선의 유일한 길이다.
다행히 ‘10.4선언 15주년 평화촛불’에 올해 한미연합전쟁연습 반대 투쟁에 선봉에 선 대학생들의 참여가 두드러져 고무적이다. 민주주의자주통일대학생협의회, 진보대학생넷, 한국대학생진보연합의 힘차게 휘날리는 깃발은 우리의 희망이다.
대미 굴종 외교와 대일 굴욕 외교로 나라 망신 다 시켜놓은 ‘전쟁 동맹’ 윤석열 정부에 우리 민족의 운명을 맡길 수 없다.
위기를 위기로 인식하지 못하면 민족은 공멸한다.
민족의 운명은 이제 다시 타오르는 촛불의 힘으로 지켜야 한다!
촛불이 원하는 것은 반미·반전·반윤석열 투쟁이다!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한다! <저작권자 ⓒ 자주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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