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윤석열, 서울시장 오세훈, 행안부 장관 이상민은 바로 이런 조치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 진심으로 사과해야 한다. 또 정치적, 법적 책임도 져야 한다. 민방위복의 색깔을 바꾼 것 말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서 이들이 도대체 무엇을 한 것인지 밝혀야 한다.”
31일 ‘다른 세상을 위한 연대’ 활동가 전지윤 씨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태원 참사’에 사과하지 않는 윤석열 정권을 규탄했다.
전 씨는 “2014년 4월 16일의 기억과 트라우마가 아직 아물지도 않았는데 또 모든 것이 되살아나고 있다”라며 “내가 세월호에 타고 죽어가고 있는 것 같은 기분, 아무도 구하러 오지 않을 것 같은 기분은 이제 내가 저 이태원 골목에 같이 끼어 죽어가고 있는 것 같은 기분, 아무도 구해주지 않을 것 같은 기분으로 바뀌었을 뿐”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토요일 저녁에 너무 비현실적이어서 영화의 한 장면인 줄 알았던 속보부터 시작해 일요일 하루 종일 뉴스를 틀어놓고 이 사태를 조금이라도 받아들이고 이해해 보려고 했다”라고 적었다.
전 씨는 “총리 한덕수가, 대통령 윤석열이, 서울시장 오세훈이 등장할 때마다 그래도 ‘이런 비극이 벌어진 것에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잘못된 대응에 죄송하다’는 한마디는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간절한 마음으로 지켜봤다”라면서 “그러나 끝까지 그런 말은 없었다. 놀라울 정도로 그 말만은 피해 가면서 기자회견을 하고 담화를 발표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규모가 어느 선을 넘으면 지하철역의 무정차 통과와 차량 진입의 통제가 필요하다는 것은 촛불집회에 참가해 본 사람이라면 다 경험해 본 일”이라며 “주최 측이 따로 없는 행사를 통제하기 위해서 바로 국가와 지방정부와 경찰이 필요한 것이다. 그런 행사에는 구급차, 소방차, 공무원이 빨리 출동할 것이 아니라 옆에서 비상대기하고 있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전 씨는 “세월호 참사에서 전 대통령 박근혜의 가장 큰 문제는 단지 7시간의 문제가 아니었다. 이런 비극이 벌어졌는데도 책임을 지겠다는 자세도, 사람들의 슬픔과 분노를 이해하고 미안해하는 모습도 보이지 않은 것이 핵심적인 문제였다”라면서 “오히려 ‘어떻게 이 책임을 벗어나고 정치적 위기를 벗어날 것인가’만 계속 신경 쓰는 것으로 보였다”라며 박근혜와 윤 대통령의 태도가 다를 바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지금 비극만 돌아온 것이 아니라 그때의 그 정부의 대응 태도도 돌아왔다”라며 “‘비극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마라’고 말하고 있지만, 지금 가장 ‘정치적(정략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은 바로 윤석열 정부와 이들을 지지하거나 눈치 보는 주류언론들이다. 이 비극의 본질과 사람들의 슬픔과 분노를 이해하고 책임지겠다는 진정성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라고 일갈했다.
전 씨는 “(지난 10월 29일 이태원을 찾았던 사람들의) 그 설레고 즐거웠던 마음은 어느 순간 걱정과 공포로 변해갔을 것이고, 비명과 절규 속에서 결국 영원히 생명의 불씨가 꺼져버리고 말았다”라면서 “그 영혼들 앞에서 아무런 사과의 뜻도 보이지 않고 책임지려는 자세도 없는 자들을 보고 있으니 슬픔과 분노는 계속 커지기만 한다”라고 글을 끝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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